희귀질환 환자 수 전 세계 인구 4% 3억명 추정
149개 질환 총 발병건수 80%..72% 유전성‧70% 소아기 발병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9-10-29 05:30   수정 2019.10.29 05:41

전 세계 인구의 3.5~5.9%, 줄잡아 4%에 해당하는 3억명 안팎이 각종 희귀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일 것으로 추정됐다.

이와 함께 지난 1997년 프랑스 국립보건연구원(Inserm)이 오픈한 희귀질환 포털 사이트 오파넷(Orphanet) 자료에 수록된 6,172종의 각종 희귀질환 가운데 71.9%가 유전성 질환들로, 69.9%가 소아기에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질환들로 파악됐다.

특히 149개 희귀질환들이 세계 각국에서 확인된 희귀질환 전체 발병건수의 80%를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프랑스 국립보건연구원의 아나 라스‧스테파니 응웬구안 연구원팀은 학술저널 ‘유럽 인류유전학誌’(European Journal of Human Genetics) 9월호에 게재한 ‘희귀질환 누적 유병률 추정: 오파넷 데이터베이스 분석’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다발성 경화증, 진성 적혈구 증가증 및 마르팡 증후군 등의 각종 희귀질환들은 아직까지 일반대중에 상당부분 알려져 있지 못한 데다 임상적 발현 양상에도 커다란 차이를 나타내고 있는 형편이다.

바꿔 말하면 매우 드물게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제외하면 공통점을 찾기 어렵다는 의미이다.

현재 유럽 각국에서는 인구 10,000명당 5명 이하의 비율로 나타나는 증상들의 경우 희귀질환으로 분류하고 있다.

희귀질환은 아직까지 학계에서 충분한 연구가 이루어지지 못한 관계로 관련 의료인들의 수가 부족한 데다 적절한 치료제 또한 부재한 것이 현실이다.

이로 인해 희귀질환은 세계 각국에서 다수의 환자 뿐 아니라 환자가족들에게도 엄청난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공개된 역학연구 자료가 드물 뿐 아니라 환자 등록자료 또한 제대로 사용되지 못하고 있는 정확한 유병률을 산출하는 데도 어려움이 따르고 있는 상황이다.

보고서는 그럼에도 불구, 보건정책을 위한 최우선의 현안들을 확인하거나, 이들 희귀질환들로 인한 사회적인 부담을 규명하고, 환자들을 관리하고, 나아가 각종 희귀질환을 위한 공중보건정책을 수립해 실행해 나가기 위해서는 통계가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아나 라스 연구원은 “희귀질환에 대해 알려진 것이 별로 없다는 이유로 환자 수가 적다고 치부하기 쉽지만, 뭉뚱그려 생각하면 상당수의 사람들이 희귀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피력했다.

이에 따라 제 1저자인 스테파니 응웬구안 연구원이 총괄한 연구팀은 ‘오파넷’의 데이터베이스 자료를 활용해 희귀질환을 조명했다.

오파넷은 유럽 각국을 중심으로 40개국이 참여해 작업을 진행한 끝에 개설된 데이터베이스 자료이다.

이 자료를 활용해 연구팀은 감염증이나 중독으로 인해 발생하는 각종 희귀암 및 희귀질환을 제외하고 총 3,585종에 달하는 희귀질환들의 유병률을 분석했다.

전 세계 인구의 4% 가량이 각종 희귀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통계수치는 이렇게 해서 산출된 것이다.

연구팀은 “각종 희귀질환이 총체적으로 보면 그리 드물지 않게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따라서 글로벌 및 국가별 차원에서 이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공중보건정책이 절실히 요망된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면 프랑스에서 지난해 도입된 ‘제 3차 국가 희귀질환 플랜’과 같은 대응방안이 적극 강구되어야 할 것이라는 의미이다.

라스 연구원은 “우리가 제시한 자료는 최소한의 추정자료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부분의 희귀질환들이 보건의료제도의 틀 안에서 추적되지 못하고 있고,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국가적인 차원의 등록자료조차 부재한 형편”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현실에서 개별국가들의 보건의료제도에서 정확한 진단률을 조사하기 위한 시스템이 구축되어 희귀질환 환자들에 대한 추적조사가 이루어질 때 환자지원과 급여정책의 마련 등 미래를 위해 근본적인 대안들이 강구될 수 있을 것이라고 라스 연구원은 강조했다.

연구팀은 “희귀질환들에 대한 이해의 폭이 확대될 때 보다 나은 치료제를 환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고, 미래에는 단 1명의 환자들도 방치되지 않도록 하는 디딤돌을 놓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전체댓글 0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