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구피임제 사용에서 약사의 약물상호작용 점검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부각됐다.
약물상호작용에 따른 혈중농도 변화로 피임실패 위험이 높아질 수있는데, 이를 약사가 점검해 예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 28일 서울약사신협에서 열린 '약준모 약물상호작용점검(DDI) 수가지원 세미나'에서는 약사들이 실제 약국에서 적용해본 여러 약물상호작용 사례가 소개됐다.
특히 이날 세미나에서 참여 약사 다수가 경구피임제의 상호작용 사례에 대해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약사의미래를준비하는모임 임진형 회장은 경구피임제를 복용중인 A씨의 우울증 보조제 복용에 대한 약물상호작용 상담 사례를 설명했다.
A씨는 피임목적으로 꾸준히 마이보라(게스토덴 0.075mg, 에티닐에스트라디올 0.03mg)를 복용하고 있었는데, 최근 우울증 증상을 보여 지인이 권해준 우울증 보조제(st.John`s wort, 세인트 존스워트)를 복용해도 되는지를 상담했다.
보조식품-약물 간 상호작용은 정확한 근거가 있을 때에만 설명이 가능하지만, 이 경우 기존 약물에서 세인트존스워트가 함유된 의약품(훼라민Q 등)이 있어 약물상호작용 설명이 가능했다.
세이트존스워트의 해독효소 중 하나인 자표성분 hypericum이 간대사효소를 더 많이 유도해 마이보라 성분 중 에티닐에스트라디올의 혈중레벨을 감소해 이로 인해 불규칙한 월경/돌발출혈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
임 회장은 "세인트존스워트 하루 900mg를 복용한 여성이 에티닐에스트라디올의 AUC(혈중농도)가 13~15% 감소했는데, 이는 별로 감소한 것은 아니나 임상증상으로 돌발출혈(배란)이 나타나면 얘기가 달라진다"며 "세인트존스워트 600mg 복용시 13명, 900mg 복용 시 15명이 돌발출혈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임약은 AUC는 많이 떨어지지 않아도 상호작용이 많이 일어나 돌발출혈 등 임상적으로 증상이 많아 약사가 주의깊게 관찰해야할 상호작용"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리팜핀(리팜피신 600mg)을 복용하면서 마이보라를 함께 복약해도 되는지 물은 B씨의 사례도 소개했다.
리팜피신은 대표적인 CYP3A4 유도제로, 에티닐에스타디올의 간대사율을 4배 이상 끌어올리기 때문에 피임약 효과를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임 회장은 B씨에게 이러한 약물 상호작용을 설명하면서 콘돔 등 이중피임을 안내했다고 소개했다.
이영준 약사는 오르필서방정(발프로산나트륨)과 케프라정(레비티라세탐)을 교차복용하고 있는 C씨의 마이보라 복용에 대한 상담사례를 소개했다.
C씨는 신경계 문제(유전적)로 오르필 서방정 300mg와 케프라 500mg를 교차복용 중으로 마이보라를 구매하러 약국에 찾아왔다.
이에 이 약사는 약물상호작용 검색을 통해 마이보라와 해당 약물들의 상호작용을 확인했는데, 에티닐에스타디올이 발프로산나트륨의 효과를 감소시키기 때문에 병용시 주의하고, 약물농도 및 환자를 임상적으로 모니티터링 하도록 권고되고 있다.
이 약사는 해당 결과를 근거로 처방병원에 연락해 오르필 외 약물(케프라, 토파맥스 등)을 추천했다.
이명선 약사는 라믹탈정100mg(라모트리진)을 복용하고 있는 D씨가 경구피임약을 복용하는데 생리를 미루기 위해 경구피임약을 복용하기 위해 약국을 찾아왔다.
이 약사가 라믹탈정과 피임약들의 성분을 확인한 결과 모두 중증도 약물반응이 나타났다.
라믹탈과 에티닐에스트라디올은 서로의 약효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데소게스트트렐은 라믹탈의 독성 증가 △게스토덴이 라믹탈 독성 증가 △레보노르게스트렐의 라믹탈 독성 증가 반응이 있었다.
이에 따라 이 약사는 D씨에게 생리연장을 위한 의약품 복용을 하지 않는 쪽으로 복약상담을 진행했다.
한편, 이번 세미나에서는 경구피임제의 사용사례 외에도 고지혈증치료제-제산제, 항히스타민제-과일주스, 알러지약-항진균제 등 다양한 상호작용 사례들이 소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