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겸상(鎌狀) 적혈구병 치료제 17개 개발 한창
노바티스 크리잔리주맙‧화이자 ‘PF-04447943’ 등 기대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9-04-04 06:20   수정 2019.04.04 07:11

겸상(鎌狀) 적혈구병은 미국 내 환자 수가 10만명에 육박함에 따라 현재 이 나라에서 가장 빈도높게 나타나고 있는 유전성 혈액장애로 손꼽히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적혈구가 비정상적으로 형성되어 낫(鎌狀)의 모양을 띈다고 해서 유래된 질병명칭이 겸상 적혈구병이다.

겸상 적혈구병 환자들은 혈관 내부의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하고, 따라서 혈관이 폐쇄되거나 혈액순환이 둔화될 수 있는 데다 체내로 산소가 공급되는 데도 제한이 따르게 된다.

더욱이 겸상 적혈구병은 혈관폐쇄로 인해 뇌졸중, 호흡곤란, 폐동맥 고혈압 및 장기(臟器) 손상 등 각종 합병증이 수반될 가능성이 높은 까닭에 치명적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현재 미국 내 제약기업들이 총 20개에 가까운 겸상 적혈구병 치료제들의 개발을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나 안도감이 앞서게 하고 있다.

미국 제약협회(PhRMA)는 2일 공개한 ‘2019년 겸상 적혈구병 치료제 개발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

여기서 “개발이 진행 중”이라는 언급은 임상시험 단계에 진입해 있거나, FDA의 허가심사 절차를 밟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에 앞서 지난 2017년 7월 캘리포니아州 남부도시 토런스에 소재한 전문 제약기업 엠마우스 메디컬社(Emmaus Medical)의 ‘엔다리’(Endari: L-글루타민 경구용 분말)가 거의 20년만에 처음으로 새로운 겸상 적혈구병 치료제로 FDA의 허가를 취득한 바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겸상 적혈구병은 미국 내 환자 수가 20만명을 밑도는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희귀질환의 일종으로 분류되고 있다.

하지만 겸상 적혈구병은 인종적으로 유병률이 불균형되게 나타난다는 특징이 눈에 띄고 있다. 한 예로 흑인들의 경우 365명당 1명에 가까운 비율로 한결 빈도높게 발생하고 있는 데다 겸상 적혈구 체질로 출생하는 이들은 13명당 1명 꼴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미국 의료계에서는 매년 10억 달러에 육박하는 비용이 직접적으로 겸상 적혈구병을 치료하기 위한 의료비로 지출되고 있는 가운데 관련 합병증으로 인한 합병증을 치료하는 데 연간 4억8,800만 달러 정도의 비용이 소요되고 있을 것이라 추정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제약기업들은 이 같은 비용부담 수준을 완화시키기 위해 17개의 약물들에 대한 개발을 활발하게 진행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이들 가운데는 RNA 간섭(RNAi), 유전자 편집 줄기세포 치료제 및 유전자 치료제 등 첨단기술이 적용된 미래의 기대주들이 다수 눈에 띈다는 평가이다.

구체적인 예를 들면 첫째로, 겸상 적혈구병의 유전적 기저원인에 대응하기 위해 개발 중인 일회성(one-time) 유전자 치료제가 눈길을 끈다.

환자의 줄기세포를 사용하는 이 치료제는 각종 만성질환 및 치명적인 질환을 유발하는 레트로바이러스의 일종에 속하는 렌티바이러스(lentivirus)를 이용해 교정한 유전자를 환자에게 다시 삽입하는 내용으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둘째로, 징크 핑거 핵산분해효소(zinc finger nucleases)를 이용하는 일회성 겸상 적혈구병 치료제로 개발이 진행 중인 유전자 편집 세포 치료제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징크 핑거 핵산분해효소는 DNA 절단효소를 내포한 단백질로 구성되어 환자의 조혈 줄기세포를 수정하고, 태아 혈색소를 사용해 정상적인 형태의 적혈구가 생성되도록 할 것이라는 게 보고서의 설명이다.

셋째로, 유전자 가위(CRISPR)로 불리는 신기술을 적용한 체외 유전자 편집 세포 치료제를 꼽아볼 수 있다.

이 치료제는 유전적 변형을 가해 적혈구에서 다량 생성되도록 한 태아 혈색소를 줄기세포와 함께 손상된 혈색소와 대체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넷째로, 겸상 적혈구병 환자들에게서 혈관폐쇄 위기(VOCs)를 예방하는 항 P-셀렉틴(selectin) 모노클로날 항체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이 약물은 혈관 내부의 혈소판과 내피세포 표면에서 혈관폐쇄 위기를 재촉하는 P-셀렉틴 단백질과 결합해 작용하는 기전을 나타낸다. 그러면 내피세포들과 혈소판 적혈구, 겸상 적혈구 및 백혈구드의 상호작용이 차단되면서 세포들이 P-셀렉틴과 결합되지 못하게 된다.

보고서는 17개의 겸상 적혈구병 치료제들의 개발이 진행 중인 것이야말로 유전성 질환들의 기저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돌 높여 비단 겸상 적혈구병 뿐 아니라 기타 각종 유전성 질환들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환자들에게 희망을 안겨주는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한편 개발이 진행 중인 17개 겸상 적혈구병 치료제들 가운데는 ▲아스트라제네카社의 ‘브릴린타’(티카그렐러): 소아 겸상 적혈구병 환자들의 혈관폐쇄 위기 예방 적응증‧임상 3상 ▲노바티스社의 카나키뉴맙: 겸상 적혈구 빈혈‧임상 2상 ▲노바티스社의 크리잔리주맙: 겸상 적혈구병에서 혈관폐쇄 위기 예방‧임상 3상 ▲노보노디스크社의 ‘EPI01’: 겸상 적혈구병‧임상 1상 ▲화이자社의 ‘PF-04447943’: 겸상 적혈구병‧임상 1상 ▲크리스퍼 테라퓨틱스社의 ‘CTX001’: 겸상 적혈구병‧임상 1상 및 2상 등의 기대주들이 포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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