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X-2 억제제 이점 ‘뚜렷’…진통제 패러다임 바뀔까
임상 통해 심혈관계 안전성 입증 및 수술 후 통증 관리에도 유용
전세미 기자 jeonsm@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8-06-27 06:00   수정 2018.06.27 06:00
선택적 NSAIDs 계열인 COX-2 억제제가 그동안 논란이 되었던 심혈관계 안전성을 입증하며 통증 관리의 패러다임을 바꿔나갈 지 주목되고 있다.

사실 그동안 비마약성 진통제 시장에서 COX-2 억제제는 출시된 지 오래된 만큼 타 약제에 비해 비교적 덜 주목받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동안 쌓아왔던 대규모 연구 데이터로 COX-2 억제제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이끌어내 보겠다는 것이다.

26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COX-2 억제제와 통증 관리의 패러다임 전환’을 주제로 열린 화이자의 기자간담회에서도 이 같은 시각은 잘 드러났다.

홍승재 교수(경희의대 류마티스내과)는 “COX-2 선택적 억제제는 기전적으로 비선택적인 NSAIDs 계열의 한 종류로, 1970년 콕스(COX)라는 효소의 발견에서 시작된다. 이를 차단함으로써 항염 및 해열 효과가 있다는 것이 밝혀져 치료제로의 개발 가능성이 높이 평가됐다”고 설명했다.

이후 1981년에 들어서 COX는 COX-1과 COX-2라는 두 가지 유형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밝혀진 후 치료제 개발에서 획기적인 역할을 담당하게 된 것.

홍 교수에 따르면 신약 개발에서 위장관 점막 보호와 관련된 COX-1을 거의 억제하지 않고, 통증과 염증을 유발하는 COX-2를 선택적으로 억제함으로써 얻어지는 장점이 뚜렷했다. 이는 다른 비선택적 NSAIDs에서 흔히 발생하는 위장관계 이상 반응은 낮추고, 염증은 완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후 1995년 세레브렉스(성분명: 세레콕시브)를 시작으로 많은 COX-2 억제제가 등장했다.

그러나 미국 머크가 개발한 COX-2 억제제인 바이옥스(Vioxx)가 수많은 사람들을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에 이르게 한 후 시장에서 퇴출당했다. 이후 COX-2 억제제 계열의 개발 속도는 현저히 느려졌고, 개발 과정에서는 심혈관계 안전성 입증이 추가로 요구됐다.

바이옥스가 퇴출되고 난 후 현재 COX-2 억제제 시장은 사실상 세레브렉스가 장악하고 있다. 세레브렉스 역시 심혈관계 안전성을 입증해야 했고, 10년에 걸쳐 진행한 ‘PRECISION’ 임상을 통해 이를 입증했다.


PRECISION 임상에서는 심혈관계 고위험 환자 대상으로 이부프로펜, 나프록센 대비 세레브렉스의 심혈관계 안전성이 비열등하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심혈관계 사망률과 심근경색, 뇌졸중 최초 발생 환자 비율을 봤을 때 세레브렉스는 2.3%인 반면 나프록센은 2.5%, 아부프로펜은 2.7%로 나타났다.

이어진 GI-REASONS 임상에서는 세레브렉스군이 NSAIDs군에 비해 상․하부 위장관계 사건이 낮게 나타났다(1.3% vs 2.4%). 특히 GI-REASONS 임상은 실제 임상 진료의 관리 방법을 적용해 진행해 임상 진료 상황이 더 잘 반영됐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두 임상 덕분에 세레브렉스는 최근 BMC Medicine에 발표된 NSAIDs 사용 가이드라인에서는 대부분의 범주에서 권고되는 쾌거를 안았다. 심혈관질환(CV)과 위장관질환(GI) 위험이 모두 낮음(LOW)으로 평가되는 범주를 제외하고는 모두 세레브렉스가 권고된 것이다.

외과에서도 COX-2 억제제의 이점은 잘 나타났다. 김진구 교수(건국의대 정형외과)는 “인공관절치환술(TKR) 등 정형외과의 수술 후 통증을 달랠 수 있는 약은 모르핀(morphine)과 같은 마약성 계열의 오피오이드(opioid) 약제뿐이었지만, 이제는 마약성 진통제의 자리를 COX-2 억제제가 채울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정형외과 수술에서 COX-2 억제제가 각광받고 있는 또 다른 이유는 항응고제와의 상호작용이 덜하다는 것이다.

와파린(Wafarin), 아스피린(Aspirin), 클로피도그렐(clopidogrel) 등과 같은 항응고제는 항상 진통제와의 상호작용을 걱정해야 했는데, 마약성 진통제를 썼을 때의 비해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이 절반정도라는 것.

김 교수는 “수술 후 통증은 5번째 바이탈 사인(Vital sign)인 만큼 매우 중요하다. 최근에는 통증이 있을 때 진통제를 투여하는 것이 아닌 어떤 기전에 의해 미리 통증을 차단하는 방법으로 진통제를 쓰는 패러다임이 변화했다. 여기서 COX-2 억제제는 상당한 이점을 가지고 있는 약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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