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국민이 사용하는 일반의약품의 사용설명서 가독성이 아직 부족해 포장된 설명서 위치를 쉽게 하고 글자 크기를 크게하는 등 개선점이 남아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국대 약대 연구팀(약학과 양진욱·김지애, 약학연수원 김대진, 교신저자 권경희 교수)은 '국내 일반의약품 사용설명서의 가독성 평가(해열진통소염제를 중심으로)'를 주제로 한 포스터를 공개했다.
연구팀은 "일반약 제품내 동봉된 사용설명서는 소비자가 의약품을 사용할 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중요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전달수단이지만, 인허가 사항을 그대로 사용설명서에 기재하는 현재 표시방식으로 인해 소비자 가독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제작되고 있다"고 연구 배경을 설명했다.
연구에서 사용한 의약품은 증상이 있을 때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 해열진통소염제 중 공급량이 많은 2개 제품(의약품 A, B)을 대상으로 사용설명서의 가독성을 시험했다.
안전성 이슈(부작용, 상호작용 등), 사용방법, 효능·효과 등 의약품을 사용할 때 필요한 정보를 찾고 이해하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질문 15문항을 제작해 평가했다.
이를 위해 제품당 12명씩 총 24명의 피험자(남녀 20~60대로 성별과 연령을 고르게 분포)를 대상으로 1:1 인터뷰(약 30~45분 진행)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사용설명서를 제작할 때 사용자 시험을 의무적으로 수행하도록 요구하는 유럽의 관련 가이드라인을 참고해 두 가지 제품(의약품 A, B) 사용설명서에 표시된 정보의 추적도와 이해도를 평가할 수 있는 문항 15개를 제작하고 총 24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1:1 인터뷰를 진행해 가독성 기준 충족 여부를 평가했다.
구체적으로는 각 문항별로 물어보는 정보의 위치를 정확히 찾고(추적도), 그 내용을 정확히 이해한(이해도) 사람의 수를 표기했다.
유럽의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인터뷰 참가자의 90%가 사용설명서에서 정보를 정확히 찾고, 그중 90%가 찾은 내용을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연구에서는 각 문항별로 10명 중 9명이 정보를 정확히 찾고, 8명이 그 내용을 이해해야 가독성이 확보된 것이다.
그런데 연구 결과에서는 의약품 A, B 모두 유럽 사용자 시험 가이드라인에 따른 가독성 기준을 만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약품 A, B 모두 정보 추적도가 낮으며, 정보 이해도는 추적도에 비해서는 높은 편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의약품 B의 경우 엄격한 추적도로 평가했을 때 정답 인원이 매우 낮으며, 이는 글씨 크기가 작거나 정보기재 형식(제품 포장 내벽에 기재)에 문제가 있음을 의미한다는 분석이다.
연구팀은 "현재 사용설명서에서 원하는 정보를 찾지 못하지만 그 위치를 찾는다면 어느 정도 내용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며 "따라서 원하는 정보를 잘 찾을 수 있도록 사용설명서의 구조적인 면을 개선하는 것이 시급하고, 이해도 역시 지금보다 개선되도록 어려운 용어 등 문제를 조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글자 크기와 글자 너비 확대, 제목이나 소제목, 행동 지시사항 등 정보를 찾을 때 도움을 줄 수 있는 항목을 분명히 강조하고 사용설명서 형식을 쉽게 알아보도록 레이아웃을 조정하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문장을 쉽게 바꾸는 등 추적도와 이해도 향상을 위한 설명서 개선 작업이 필요하며, 개선사항의 근거는 반드시 제품의 사용설명서를 주로 사용할 수 있는 소비자 대상 사용자 시험을 통해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