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뇨제, 급성 신부전에는 사용 삼가야
사망률·신장기능 회복 실패율 증가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2-11-30 07:20   
"중증의 급성 신부전 환자들에게 이뇨제를 사용할 경우 입원 중 사망하거나 신장기능이 회복되지 못할 가능성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美 캘리포니아大 샌프란시스코분교(UCSF) 라빈드라 L. 메타 박사팀과 급성 신장병 치료개선 프로젝트(PICARD) 공동연구팀은 27일자 '美 의사회誌'(JAMA) 최신호에 발표한 논문에서 이 같이 지적했다.

여기서 '중증'이란 표현은 환자가 감뇨기(感尿基) 상태에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공동연구팀은 중환자실에 입원한 552명의 급성 신부전 환자들이 퇴원하거나 사망에 이를 때까지 추적조사하는 작업을 진행했었다.

그 결과 전체의 53%에 달하는 294명이 원내에서 사망했던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이들 중 56명은 사망 전에 신장기능이 회복되는데 까지는 증상이 호전되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생존한 환자들 가운데 17명(7%)은 퇴원 후 신장투석에 의존하는 생활을 해야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입원기간 중 이뇨제가 투여되었던 환자들의 경우 사망하거나 영구적으로 신장기능을 상실한 비율을 뜻하는 비교위험도 추정치(odds ratio)가 3.12에 달해 이뇨제를 투여하지 않았던 그룹에 비해 높은 수치를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 메타 박사는 "이뇨제가 환자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난 것에 우리도 놀라움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비록 이번 연구 자체가 어떤 인과관계를 도출하려는 목적은 사전에 배제된 가운데 진행된 것이었지만, 이뇨제가 아무런 실질적인 효능을 발휘하지 못했던 것으로 사료된다"고 피력했다.

이뇨제를 사용한 환자들의 사망률이 상승한 것에 대해 메타 박사는 "신장투석이 지연되었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즉, 중환자실 담당의사들이 환자들에게 이뇨제를 투여한 뒤 시간을 두고 경과를 주시하는 과정에서 환자의 증상이 호전될 것이라는 생각에 신장병 전문의를 부르지 않는 잘못을 범하기 십상이라는 것.

실제로 사망했거나 신장기능이 회복되지 못한 사례는 상대적으로 이뇨제에 저항성을 보인 환자들에게서 많았던 것으로 나타나 그 같은 추정을 뒷받침했다고 메타 박사는 덧붙였다.

가령 이뇨제의 일종인 후로세미드(furosemide) 20㎎을 투여한 후 尿 배출량이 1,000㎖에 달했던 환자가 있었는가 하면 같은 약물 240㎎을 1일 2회 투여했음에도 불구, 尿 배출량이 114㎖에 불과한 환자도 있었다는 설명이다.

메타 박사는 "따라서 이뇨제를 고용량 투여했는 데도 尿 배출량이 감소하는 데도 투석을 뒤늦게 행하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못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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