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역귀 후코이단, 암세포 사멸효과 주목
암세포 자살유도, 암 전이 억제 등 항암효과 강해
김정일 기자 jikim@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6-11-30 14:00   수정 2016.12.01 10:06

 

최근 갈조류에 함유된 항암물질, 후코이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암세포를 자살로 유도하는 독특한 항암활성이 밝혀진 것은 물론, 암의 성장과 전이를 억제하고 면역력을 증강시키는 등 종합적인 항암효과도 나타내기 때문.

이미 후코이단을 연구한 국제 학술지 등재논문이 1,400편을 넘어섰고 지금도 매년 100편 이상의 논문이 발표될 정도로 학술 연구도 활발하다. 차세대 항암물질로 각광받는 후코이단의 항암활성과 미래가치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자.


 

갈조류의 활성물질

후코이단은 해조류 중에서도 미역과 다시마 같은 갈조류에만 함유된 물질이다. 해조의 다당성분에 황산기가 결합된 독특한 분자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황산기는 후코이단의 특성을 결정하는 주요 인자로 꼽힌다.

후코이단은 해조에서 끊임없이 분비되는 점질물 속에 주로 분포한다. 해조는 후코이단을 활용해 파도나 조류, 해양생물에 의해 손상 받은 해조의 신체를 복구하고, 자외선으로부터 표피를 보호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해조류가 가진 천연 붕대인 셈이다.

암세포 자살유도

후코이단이 본격적인 관심을 받게 된 계기는 독특한 항암활성이 밝혀지면서 부터다. 수많은 학술연구를 통해 암세포의 아포토시스, 즉 세포의 자살을 유도하는 후코이단의 항암 활성이 규명된 것.

실제 인간의 암세포를 대상으로 한 연구들을 보면 후코이단이 암세포의 증식을 효과적으로 억제하고 사멸을 유도한다는 것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학자들은 후코이단의 이러한 독특한 항암활성을 세포주기 억제와 자가소화 촉진이라는 두 가지 기전으로 설명한다.

 

암세포의 성숙 억제

 

첫 번째로 세포주기에 관여하는 역할은 다음과 같다. 인간의 세포는 처음 싹이 되는 아(芽)세포로 시작해 단계를 거쳐 가며 성장하고 분열하는 세포주기를 따른다. 암세포 역시 마찬가지다.

이때 성숙의 다음 단계로 진행되기 위해서는 특정 성분이 필요한데, 사이클린(cyclin)단백질, CDK효소, PTK효소 등이 그것이다. 후코이단은 암세포가 세포주기의 다음 단계로 진행하기 위해 유도되는 이러한 물질들을 억제하여 암세포의 성숙과 확산을 막게 된다.

암세포의 자가소화 촉진

두 번째는 암세포의 자가소화를 촉진하는 역할이다. 후코이단을 암세포에 투여할 경우 암 세포 내에서 아미노산 생성을 담당하는 소포체가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상이 관찰된다.

이렇게 되면 소포체가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되고, 암세포 내에 심각한 아미노산 부족 현상이 초래된다. 결국 암세포는 스스로를 소화시키며 일정기간 연명하다가 사멸되는 것이다.

후코이단의 이러한 암세포 자살유도 기능은 매우 다양한 방식으로 관찰되고 있으며, 상당히 일관된 형태로 나타난다. 이 때문에 많은 논문들에서 후코이단을 잠재적 항암치료의 수단으로 결론 내리고 있다.

종양의 성장 억제

후코이단의 항암활성은 암세포 자살유도에 그치지 않는다. 종양의 성장과 전이억제에 있어서도 후코이단의 역할은 주목할 만하다. 암세포가 모여 종양이 형성되면 그때부터 급속도로 환자의 상태가 나빠지게 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암이 자신의 주변에 혈관을 생성시킨 후, 우리 본연의 혈관과 연결해 영양분을 빼앗아가기 때문이다.

그런데 후코이단을 투여할 경우 암세포가 유도하는 혈관내피세포생장인자(VEGF)가 저해되면서 암세포의 혈관신생이 억제 된다. 혈관을 만들지 못한 암세포는 더 이상 자라지 못해 정체될 수밖에 없다.

 

암의 전이 억제

 

암의 전이를 막는 역할도 탁월하다. 암이 다른 부위로 전이되기 위해서는 혈관을 통해 이동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때 암세포는 차를 타고 이동하듯 혈소판에 달라붙어 온 몸을 돌아다니게 된다.

다수의 연구논문을 보면 후코이단을 투여할 경우 암세포가 혈소판에 달라붙는 것이 어려워지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후코이단을 비롯한 황산화 다당류가 가진 일반적인 특성으로, 암의 전이를 막을 수 있는 잠재적인 수단으로 꼽힌다.

암 환자의 면역력 증강

면역력을 높이는 특성 역시 후코이단의 항암작용에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후코이단과 같은 고분자 물질을 먹게 될 경우 면역시스템의 사령부 역할을 하는 소장의 파이엘판이 자극되면서 면역시스템이 활성화 되는 결과가 나타난다.

몇몇 세포시험을 살펴보면 후코이단을 통해 실제 사이토카인 분비가 촉진되었고, 동물시험에서는 NK세포가 활성화되는 것도 관찰할 수 있다. 특히 항암제 부작용으로 면역력이 심각하게 저해된 암환자들의 경우는 후코이단 섭취를 통해 면역력이 거의 정상범위까지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존재한다.

항암치료 부작용 완화

항암치료에 따른 부작용을 완화하는 것도 의미있는 기능으로 꼽힌다. 항암제로 인해 급격히 저하된 면역력을 수복시키거나 방사능 치료에 따른 신체적 훼손을 상당부분 완화시킨다는 결과의 논문이 상당수 있다. 또 말기암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악액질, 즉 전신 쇠약 증상이 현저하게 감소된다는 내용의 연구논문도 발표되고 있다.

이런 연구들을 봤을 때 병원치료 과정에서 후코이단을 병행하는 것이 암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고 암의 치유효과를 높이는 데 일정부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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