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몬 대체요법제 효용성 도마 위에
美 NIH 토론회 뜨거운 설전 '시선집중'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2-10-25 06:44   
어느덧 시장에 출현한지 60여년이 지난 스테디-셀러 호르몬 대체요법제가 시장에서 사라질 것인가?

호르몬 대체요법제는 최근 진행되었던 대규모 시험에서 당초 발병을 예방해 주리라 기대했던 질병들의 유발을 오히려 촉진할 수 있다는 결론이 도출됨에 따라 불투명한 미래에 직면해 있는 형편이다.

이에 따라 많은 의사들은 최근들어 여성들에게 골다공증이나 심장마비 등을 예방하기 위한 용도로 호르몬 대체요법제를 처방하는 일을 삼가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관련, 美 국립보건연구원(NIH)가 23·24일 양일간 토론회를 개최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번 토론회에는 1,000명에 가까운 의사들과 연구자, 제약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해 호르몬 대체요법제 복용의 권장 여부를 도마 위에 올려놓은 채 뜨거운 설전을 펼친 것으로 전해졌다.

NIH는 1만6,000여명의 여성들을 대상으로 진행해 왔던 시험에서 호르몬 대체요법제가 오히려 심장마비, 뇌졸중, 유방암 등의 발생률을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지난 7월 연구중단을 결정한 직후부터 이번 토론회 개최를 준비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대표적인 호르몬 대체요법제 메이커로 꼽히는 와이어스社의 경우 NIH의 연구중단 결정이 알려진 이후로 간판품목인 '프레마린'과 '프렘프로'의 매출이 40% 가까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프레마린'과 '프렘프로'는 지난해 800만명의 미국여성들이 복용한 가운데 22억달러의 매출실적을 올렸던 거대품목들이다.

물론 당시 시험에서 호르몬 대체요법제를 복용한 여성들에게서 유방암이 발생할 확률은 10,000명당 10건 이하로 그리 높은 편은 못되는 것으로 드러났었다. 그러나 이는 호르몬 대체요법제를 복용하지 않았던 그룹에 비해서는 발생률이 25% 가까이 높은 수준의 수치였다.

이번 토론회에서 캘리포니아大 샌프란시스코분교(UCSF)의 데보라 그레이디 박사는 "비록 평균적으로 51세 무렵에 전체 여성들의 75%에서 갖가지 폐경기 증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지만, 증상이 그리 심각한 수준이 아니라면 호르몬 대체요법제 복용을 권고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사료된다"고 말했다.

참석한 패널리스트들은 "NIH의 연구결과가 지금까지 최선의 요법(gold-standard)으로 인식되어 왔던 호르몬 대체요법의 효용성을 뿌리 채 흔드는 메가톤급 파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패널로 참여했던 스탠퍼드大의 마샤 스테파닉 박사는 "고령층 여성들에게 호르몬 대체요법을 권하는 것은 삼가야 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다만 NIH의 연구결과는 이제 막 폐경기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여성들의 경우 필요하다면 호르몬 대체요법제를 처방할 수 있을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와이어스社의 진저 콘스탄틴 여성건강사업부 담당부회장은 "우리가 발매해 온 '프레마린'과 '프렘프로'는 폐경기 증상을 치료하는 약물이자 골다공증 예방제로 효용성이 높은 약물들"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호르몬 대체요법제의 복용 여부에 대한 결정은 각 개인에 맡겨야 한다는 것.

콘스탄틴 부회장은 또 "우리 회사가 2,600명의 여성들을 대상으로 시험을 진행한 결과 적은 용량을 복용토록 했을 경우 각종 폐경기 증상을 예방하는데 괄목할만한 성과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 시험은 스몰 사이즈로 진행되었던 것이므로 소량의 호르몬 대체요법제 복용시 수반될 수 있는 위험성에 대해 충분한 결론을 도출하지는 못했다는 한계가 있었음을 인정하기도 했다.

미시간州 디트로이트 소재 웨인주립大 의대에서 산부인과 교수로 재직 중인 수잔 L. 헨드릭스 박사는 "모든 여성들이 유념해야 할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결코 노화과정을 되돌릴 수는 없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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