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천연물 제제 섭취 환자와 의사소통 부재
美 CRN, 유명 의학저널 지적에 반박문 공개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6-03-11 16:26   

“각종 천연물 보충제(herbal supplements)를 섭취하고 있는 환자들과 의사들 사이에서 의사소통의 부재가 눈에 띈다.”

미국 워싱턴 D.C.에 소재한 기능식품업계의 이익대변단체 CRN(Council for Responsible Nutrition)이 각종 천연물 제제와 관련, 8일 발간된 ‘미국 의사회誌’(JAMA: Journal of the American Medical Association) 3월호에 게재된 ‘환자 페이지’(Patient Page)의 내용에 대한 반박문을 같은 날 득달같이 내놓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스티브 미스터 회장 명의로 공개된 반박문에서 CRN은 우선 미국성인들 가운데 5명당 1명 이상이 해마다 녹차, 크랜베리, 마늘, 인삼, 에치나시아(echinacea) 및 은행잎 등으로 제조된 다양한 천연물 보충제를 섭취하고 있는 현실을 상기시켰다.

반박문은 환자들이 의사를 포함한 의료전문인들에게 자신이 섭취하고 있는 천연물 보충제의 종류와 섭취량에 대해 정확하게 고지해야 한다는 데 전적인 동의를 표시했다. 이것은 환자들이 자신이 복용 중인 처방용 의약품이나 OTC(over-the-counter) 의약품 또는 식생활 변경내용과 관련해서 고지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는 점과 마찬가지 이치라는 것.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JAMA의 ‘환자 페이지’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소비자들의 통합‧전통의학에 대한 관심도를 좌시해 천연물 보충제를 섭취하고 있는 이들이 굳이 의사에게 그 같은 내용을 고지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끔 했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반박문은 천연물 보충제를 섭취하는 소비자들이 다양한 건강친화적 행동을 실천하고 있는 데다 천연물 보충제 섭취를 멀리하는 이들에 비해 교육수준이 높게 나타난 조사결과를 언급했다.

다시 말해 천연물 보충제를 섭취하는 소비자들은 건강한 삶을 유지하고 장수를 누리기 위해 활동적인 역할을 할 수 있기를 원하는 이들이고, 이를 위해 의사와 긴밀히 의사소통할 수 있기를 바라며, 의약품에 지나치게 의존하기보다 헬스케어 패러다임에 열린 마인드를 갖고 정보를 공유하고자 힘쓰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 JAMA의 ‘환자 페이지’는 단 하나의 천연물만이 과학적으로 입증되었다며 완전히 잘못된 주장을 내놓아 온라인상에서 의‧약학 정보제공 사이트 ‘PubMed’를 몇차례 클릭하기만 해도 수많은 천연물 보충제들의 효용성에 대해 파악할 수 있는 현실을 간과했다고 지적했다.

물론 그 같은 자료들이 오로지 의약품 관련연구와 달리 피험자 무작위 분류 방식의 엄밀한 임상시험(RCTs) 결과에 기반한 내용이 아니라는 점을 반박문을 인정했다. 하지만 피험자 무작위 분류 임상시험은 의약품이 질병을 치료하면서 동시에 위중한 부작용을 수반할 수 있기 때문에 필요한 방식이라는 점을 짚고 넘어갔다.

반면 천연물은 지구촌 곳곳의 다양한 문화권에서 수 천년 동안 안전하게 사용되어 왔고, 오늘날 각종 보충제들이 건강을 유지하고 갖가지 경질환에 대응하는 대증요법제로 사용되고 있으므로 경우가 다르다고 언급했다.

게다가 대부분의 환자들은 임상시험 피험자 참여를 기다리면서 아무것도 복용하지 않기보다는 무언가 효용성을 안겨줄 제품을 복용할 수 있기를 선호하고 있으며, 그 같은 맥락에서라도 환자들이 자신의 선택에 대해 의사들과 열린 마인드로 의사소통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박문은 또 의사들이 처방용 의약품을 복용하는 단계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에 초점을 맞출 수 있기를 원하는 환자들을 포용하지 못한 채 불필요한 불안감을 유도하고 불완전 증거의 오류(cherry-picking)를 범하면서까지 잘못된 정보를 확산시키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 때문에 많은 의사들이 환자로부터 자신이 복용 중이거나 섭취하고 있는 제품내역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정보를 습득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를 잃어버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뒤이어 반박문은 ‘환자 페이지’의 저자들이 각종 천연물 보충제가 FDA의 규제와 관리‧감독을 받지 않고 있다며 잘못된 주장을 펼쳤다며 공격의 화살을 돌렸다. 천연물 보충제도 제조에서부터 제품라벨 부착에 이르기까지 준수해야 할 기준이 많고, FDA가 준수‧이행도를 철저하게 감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물며 고도의 관리‧감독을 받고 있는 의약품조차 시판 이후 안전성 이슈로 리콜 조치되는 사례들이 부지기수인 현실에 대해 반박문은 주의를 환기시켰다.

이밖에도 반박문을 일부 천연물 보충제들이 처방용 의약품의 약효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을 인정했지만, 처방약 역시 영양결핍을 유도할 수 있으므로 피장파장이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결론적으로 반박문은 ‘환자 페이지’가 환자교육을 위해 몇가지 중요한 내용을 제공하고 있지만, 편협안 논리로 일관한 나머지 허심탄회한 의사소통과 환자들에게 신뢰감을 조성해 주기 위한 기회를 스스로 놓쳐버렸다며 마침표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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