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에 이르는 우리나라 약학사를 제대로 정립하는 계기가 마련됐다.
서울대약학대학과 대한약학회 약학사 분과학회는 12일 서울대약학대학에서 '근대약학교육기관 설립 100주년 기념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근대약학교육기관인 '조선약학강습소'가 문을 연 1915년 6월 12일을 기념해 진행된 심포지엄에서는 지금까지 연구가 진행된 근대 약학교육의 역사를 소개하고, 100년전 초기 약학교육의 역사를 정립하는데 초점을 맞춰 진행됐다.
심창구 서울대 약학대학 명예교수 심포지엄에서 우리나라의 초기 약학교육사를 살펴봤다.
심 교수는 "우리나라의 근대약학교육의 시작은 1915년 6월 12일 설립된 조선약학강습소"라고 소개하고 "1885년 설립된 제중원에서 설립한 의학교를 통해 근대약학교육이 시작됐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지만 한약만 고수하던 한국인들은 근대약학교육에서 뒤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조선약학강습소의 뿌리가 1914년 개최된 약품취급강습회에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강습회는 최초의 근대 과학적 의약품 강습회로 3개월 간 약 40여 명의 수강생이 참석하며 성황을 이뤘다. 특히 강습회의 성공적 개최가 국내 최초의 1년제 근대약학교육기관인 조선약학강습소 설립의 계기가 됐다고 심 교수는 말했다.
조선약학강습소는 한국인과 일본인 100명을 대상으로 물리학, 화학, 약용식물학, 생약학 등의 과목을 공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1918년 6월 21일 약제사를 양성하기 위한 최초의 2년제 약학교육기관 조선약학교가 문을 열었다.
1920년 5월 배출된 조선약학교 최초의 졸업생 26명 가운데 한국인은 이호벽, 신경휴 등 10명. 같은 해 11월 최초의 토종 약제사가 됐고, 이호벽은 대한민국 약사면허 제1호를 취득하기도 했다.
그러다 1930년 조선약학교로부터 3년제인 경성약학 전문학교로 승격했고, 제1회 졸업생에 대해 최초로 약학사라고 불렸다.
그러다 1946년에는 미군정이 전문학교를 대학으로 승격시키려 하면서 교명을 서울약학대학으로 변경했다. 1948년에는 서울약학대학에 학부제(4년제)가 병설돼 희망자는 4년을 수료한 후 졸업을 했다.
1950년에는 서울약학대학이 국립 서울대학교에 편입돼 9월 30일부터 서울대학교 약학대학으로 탄생하게 됐다.
심포지엄에서 심창구 교수는 "초창기 근대 약학교육이 일본의 영향을 받았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며 "우리나라 사람이 주체가 됐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또, "근대 약학교육 도입시점을 언제로 볼 것인가에 대한 이론이 여전히 존재하는 만큼 약학계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심 교수는 "1915년 조선약학강습소 설립 시점이 근대 약학교육의 도입시기로 보는 견해가 많지만 제중원 설립 시점, 대한의원의 약제사 양성, 대한의원 부속의학교 약학과 개설 시점 등도 나름 이유가 있기 때문에 앞으로 연구를 더 진행해야 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