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소비자단체, 경구용 ‘니조랄’ 퇴출 청원서
“제한적 효용성보다 위험성 훨씬 큰 데도 방치” 주장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5-02-25 14:19   

미국 워싱턴 D.C.에 소재한 강성(强性) 소비자단체 ‘퍼블릭 시티즌’(Public Citizen)이 이번에는 항진균제 ‘니조랄’(케토코나졸)을 정면으로 겨냥하고 나섰다.

기대되는 효능보다 중증 간 손상을 비롯한 각종 부작용을 수반할 위험성이 훨씬 큰 만큼 시장에서 즉각 퇴출하는 조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 달라며 24일 FDA에 청원서(petition)를 제출한 것.

다만 퍼블릭 시티즌은 ‘니조랄’의 경구용 제형으로 청원대상을 한정했다.

이와 관련, 퍼블릭 시티즌에 따르면 ‘니조랄’은 지난 1981년 진균감염증 치료제로 허가를 취득했지만, 지난 30여년 동안 안전성 문제가 거듭 제기되어 왔던 항진균제이다. 치명적인 간 손상이 수반될 수 있으므로 각별한 유의를 필요로 한다는 내용의 돌출주의문(black box warning)이 지난 1983년 제품라벨에 추가된 것은 한 예라는 것.

그 후 지난 2013년 7월에는 드물게 발생하는 중증 진균감염증들에 한해 ‘니조랄’을 제한적으로 사용토록 하면서 개별 처방전이 발급될 때 간 손상, 부신기능장애 및 위험한 약물상호작용 등의 위험성이 나타날 수 있음을 환자들에게 고지토록 의무화하는 내용의 안전성 고지(Safety Communication)를 내놓기도 했다는 것이 퍼블릭 시티즌의 설명이다.

퍼블릭 시티즌은 또 FDA가 ‘니조랄’이 시장에서 계속 발매될 수 있다고 공표한 같은 날 유럽 의약품감독국(EMA) 자문위원회는 ‘니조랄’의 전체 제형을 대상으로 유럽시장에서 퇴출을 권고하는 의견을 내놓은 바 있음을 상기시켰다. 각종 진균감염증에 대해 나타내는 제한적인 효용성에 비해 위험성이 훨씬 크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 이유였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밖에도 퍼블릭 시티즌은 내부채널을 통해 FDA가 지난 2013년 7월 ‘니조랄’ 경구용 정제의 사용을 제한하는 조치를 발표한 날로부터 6개월 전에 이미 FDA 약물감독‧역학국(OSE)이 EMA와 동일한 결론을 도출했음을 인지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당시 EMA가 도출한 결론은 ‘니조랄’이 퇴출되어야 한다는 내용의 것이었다고 퍼블릭 시티즌은 전했다.

또 한가지 중요한 것은 OSE측이 현재 FDA의 허가를 취득해 사용되고 있는 ‘니조랄’ 전체 제형의 적응증들과 관련해 훨씬 안전하면서도 효능은 동등한 다수의 항진균제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퍼블릭 시티즌은 주장했다.

퍼블릭 시티즌은 “FDA가 치명적이지 않은 피부감염증 및 진균감염증들에 대해 ‘니조랄’을 사용하지 않도록 하는 조치를 내놓은 후 이듬해인 2014년 한해 동안에만 총 46만2,000여건의 ‘니조랄’ 처방이 환자들에게 건네져 2012년의 60만9,000여건에 비해 불과 24% 감소하는 데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고 언급했다.

더욱이 보수적으로 추정하더라도 2014년에 미국에서 환자들에게 건네진 46만2,000여건의 ‘니조랄’ 처방으로 인해 입원을 필요로 하거나 간 전문의에게 환자가 보내져야 할 정도의 중증 간 손상 발생사례가 600여건에 달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하기도 했다.

퍼블릭 시티즌의 새미 앨머샤트 연구관은 “FDA의 내부 전문가들조차 ‘니조랄’이 여전히 발매되고 있는 것은 너무 위험스런 일이라고 결론을 내렸음에도 불구, 아직도 FDA가 매년 여러 건의 관련 처방전이 발급되고 이에 따라 환자들에게 약물이 제공되도록 묵인하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 때문에 충분히 예방 가능했을 중증 간 손상이 매년 수 백건씩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앨머샤트 연구관은 “FDA가 전문가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퇴출을 결정한 EMA의 전례를 뒤따라 줄 것을 요망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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