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로바바이러스 백신을 개발하기 위한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로타바이러스는 소아들에게 나타나는 급성 설사증에 가장 중요한 병인. 급성 설사증은 매년 전 세계적으로 약 60만명의 어린이들을 사망에 이르게 하고 있는 형편이다.
미국에서도 매년 300만명에 달하는 유아들과 취학전 아동들이 로타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로 인해 해마다 40명 정도가 사망하고, 6만5,000여명이 입원하고 있어 연간 10억달러대의 의료비 지출을 유발할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 최초의 로타바이러스 백신으로 개발된 아메리칸 홈 프로덕트社(現 와이어스)의 '로타쉴드'(RotaShield)의 경우 발매 1년여만이었던 1999년 미국시장에서 회수조치됐었다. 20명의 어린이들에게서 심각한 수준의 장 폐색 부작용 발생사례가 확인되었기 때문.
따라서 안전하고 효과적이며 새로운 제형의 출현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는 것이 최근의 분위기이다.
이와관련, 머크社와 글락소스미스클라인社이 전 세계 12개국에서 로바타이러스 백신의 임상을 진행 중이어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여기에 美 질병관리센터(CDC)도 인도 과학자들과 함께 현지에서 새로운 백신 개발에 나서고 있다.
CDC에 재직 중인 로저 글래스 박사는 "개발도상국들의 경우 250명당 1명 꼴로 로타바이러스로 인해 사망할 정도로 특히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원숭이 균주로 제조되었던 '로타쉴드'와는 달리 암소와 사람의 균주로 제조하는 백신을 개발 중인 머크社는 현재 핀란드, 벨기에, 독일, 푸에르토리코, 자메이카 등지에서 6,000여명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임상 3상에 착수한 상태이다.
그러나 임상을 주도하고 있는 이스턴 버지니아의대 데이비드 매트슨 박사는 "과거 '로타쉴드'의 전례가 있어 새 로타바이러스 백신의 임상에 참여할 어린이들을 선정하기에 어려움이 없지 않다"고 토로했다.
글락소社의 제형은 미국의 유아들에게서 분리한 사람 균주로만 제조된 것으로 현재 싱가포르, 멕시코, 브라질, 베네수엘라 등에서 임상 2상이 진행 중이다. 백신이 발매될 경우 개도국에서 먼저 발매될 것임을 감안해 최종 3상은 중남미에서 수행될 예정이다.
CDC의 경우 인도 어린이들에게서 분리한 균주로 백신을 개발하는 연구를 현지 생명공학기업과 제휴로 진행 중이다.
글래스 박사는 "경쟁을 통해 백신의 발매시기를 앞당길 수 있을 것임은 물론 가격다운도 가능할 전망이어서 개도국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