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말의 소화를 억제하는 약물이 2형 진성 당뇨병을 예방하거나, 발병시기를 지연시킬 수 있는 것으로 사료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당뇨병은 오늘날 산업화가 진전되어 있는 선진국에서 사망원인 4위에 올라 있는 질환.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전 세계적으로 2억명 이상이 당뇨병 전기환자(pre-diabetic)이며, 이 중 절반 정도가 10년 이내에 당뇨병으로 진전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오는 2025년에 이르면 당뇨병이 최대의 다빈도 질병으로 자리매김되리라는 예상이 전문가들 사이에 제기되고 있는 형편이다.
캐나다 퀘벡州 소재 몬트리올大 부속병원의 장-루이 세숑 박사팀은 15일자 '란세트'誌 최신호에 게재한 논문에서 "녹말 소화효소 저해제를 복용한 당뇨병 전기환자들의 경우 당뇨병으로 진전될 확률이 25%까지 감소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알파-글루코시다제 억제제 아카보스(acarbose)가 당분의 대사를 막아 혈류 속으로 유입되지 못한 채 소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체외로 배출되도록 촉진했다는 것.
사실 아카보스는 바이엘社가 이미 지난 10년 가까이 미국시장에 '프리코스'(Precose), 유럽시장에 '글루코바이'(Glucobay) 제품명으로 발매해 온 당뇨병 치료제. 그러나 설사와 고창(鼓脹) 등의 부작용을 동반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아직까지 그리 널리 사용되지는 못하고 있는 상태이다.
세숑 박사팀은 9개국에서 1,368명의 당뇨병 전기환자들을 충원해 임상을 진행했다. 이들은 내당력이 손상된 상태의 환자들이었다. 연구팀은 이들 가운데 절반에는 아카보스 100㎎을 1일 3회, 나머지 절반에는 플라시보를 각각 투여했다.
그 결과 3년이 경과했을 때 아카보스 투여群의 32%에서 당뇨병 전기 상태의 증상이 당뇨병으로 진전된 반면 플라시보 투여群에서는 42%가 당뇨병이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아카보스를 투여받았던 그룹의 경우 당뇨병으로 진전된 비율이 25% 낮았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아카보스 투여群은 또 내당력이 정상적인 수준으로 회복된 비율이 플라시보를 투여한 그룹에 비해 유의할만하게 높은 수준을 보였던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