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걀없이 제조하는 인플루엔자 백신 FDA 승인
곤충 바이러스 이용 새로운 개념의 백신 ‘플루블록’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3-01-17 10:41   

달걀 대신에 ‘배큘로바이러스’라 불리는 곤충 바이러스 발현계(Baculovirus expression system)와 재조합 DNA 기술을 사용해 제조한 최초의 3價  인플루엔자 백신이 FDA의 허가를 취득했다.

FDA는 미국 코네티컷州 메리던에 소재한 단백질공학기업 프로틴 사이언시스 코퍼레이션社의 인플루엔자 백신 ‘플루블록’(Flublok)의 발매를 승인했다고 16일 공표했다.

이에 따라 ‘플루블록’은 18~49세 사이의 성인들에게서 계절성 인플루엔자를 예방하는 용도의 백신으로 발매가 가능케 됐다.

‘플루블록’은 제조과정에서 달걀을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배양체로 사용하는 기존의 인플루엔자 백신들과 달리 배큘로바이러스로부터 채취한 세포를 이용해 ‘혈구응집소’(hemagglutinin)라 불리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단백질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기술이 접목된 새로운 개념의 백신제품이다.

달걀을 사용하는 기존의 백신 제조법은 지난 50년 가까이 통용되어 왔던 기술이다.

‘혈구응집소’는 기존의 모든 비 활성형 인플루엔자 백신에 사용되고 있는데,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체내에서 세포 내부로 진입하는 데 필수적인 물질이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하는 대부분의 항체들은 이 혈구응집소를 타깃으로 작용한다.

사실 혈구응집소를 사용하는 기술은 인플루엔자 이외의 각종 감염성 질환을 예방하는 용도의 다양한 백신제품들에 사용되어 발매를 허가받은 상태이다.

FDA 생물학적제제평가연구소(CBER)의 카렌 미드턴 소장은 “FDA의 이번 결정이 인플루엔자 백신 제조에 주목할 만한 기술적 진보가 실현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특히 새로운 기술은 달걀 공급동향이나 확보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효용성 여부 등에 구애받지 않기 때문에 판데믹 상황이 도래했을 때 보다 신속한 백신 제조공정 돌입을 가능케 해 줄 것이라고 미드턴 소장은 강조했다.

이와 관련, 현재 인플루엔자 백신은 매년 임박한 인플루엔자 시즌에 창궐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유형의 바이러스 균주들을 선정하는 절차를 거쳐 제조되고 있다. 따라서 해당 인플루엔자 시즌에 실제로 창궐한 바이러스 균주들의 유형과 백신제조에 사용된 균주들의 매칭이 가깝게 이루어졌을수록 백신이 우수한 효과를 나타나게 된다.

‘플루블록’은 3종의 재조합 혈구응집소 단백질을 함유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A형 균주 2종(H1N1, H3N2)과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B형 균주 1종을 타깃으로 작용해 인플루엔자 감염을 예방하는 백신이다.

한편 이 새로운 백신의 효능은 미국 내 각 지역에서 총 4,600여명의 피험자들을 대상으로 ‘플루블록’ 또는 플라시보를 투여하면서 진행된 시험을 통해 입증됐다. 이를 통해 ‘플루블록’은 비단 백신에 함유된 균주들과 매치된 균주들 뿐 아니라 전체 인플루엔자 균주 가운데 44.6% 정도에 효과적으로 작용했음이 눈에 띄었다.

안전성의 경우 2,500여명의 ‘플루블록’ 접종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시험에서 주사부위 통증, 두통, 피로감, 근육통 등 달걀을 사용해 제조된 기존의 비 활성형 인플루엔자 백신 제품들을 접종받은 이들 가운데 일부에서 수반되는 부작용과 대동소이한 양상을 보였다.

‘플루블록’의 유통기간은 제조일로부터 16주까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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