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시보 효과 실제로 있다"
뇌내에서 진통제와 동일한 작용기전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2-02-11 06:19   
플라시보 효과는 허구라는 일부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플라시보(inactive) 약물이 진통제가 작용하는 뇌내 부위에 동일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이 확인되었다는 것.

스웨덴 스톡홀름 소재 인지신경생리학 연구소의 마르틴 잉그바르 박사팀은 7일 '사이언스'誌에 공개한 논문에서 "플라시보 약물이 통증을 조절하는 것으로 알려진 뇌내경로를 활성화시켜 진통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사료된다"고 밝혔다.

'플라시보 효과'란 약효가 없는 약물을 투여받았거나 치료법을 시술받았음에도 불구, 증상이 개선되는 결과가 귀결되었을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이다. 학자들은 신약이 개발되었을 때 그 효과를 비교평가하기 위해 흔히 플라시보 약물을 사용하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해 덴마크의 한 연구팀은 플라시보 효과가 대부분 허구(myth)에 불과하다는 내용을 담은 연구논문을 발표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잉그바르 박사는 "결코 플라시보 효과가 환자의 상상에 의한 가공의 결과물에 불과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의 연구팀은 시험대상자들에게 매우 고통스러운 수준의 뜨거운 느낌에서부터 전혀 통증을 수반하지 않는 온기(溫氣)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수준의 자극을 가한 후 나타나는 반응을 양전자 방사 단층촬영법(PET)을 활용해 측정했다.

시험을 진행하는 동안 참여자들에게는 마약성 진통제 또는 플라시보를 복용토록 했으며, 일부에는 아무런 약물도 제공되지 않았다.

그 결과 진통제나 플라시보를 복용한 그룹 모두에서 통증완화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두 그룹 모두에서 문측(吻側) 前 대상피질(ACC)이라는 뇌내 부위의 활동이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ACC는 통증을 조절하는 과정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잉그바르 박사는 "오히려 플라시보에 뚜렷한 반응을 보인 환자들에게서 ACC의 활동이 가장 크게 증가했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통증이란 매우 주관적인 경험이며, 따라서 플라시보 효과도 환자의 기대수준이나 통증완화 욕구 등 몇가지 요인들에 의해 영향을 받는 것으로 사료된다"고 피력했다.

그러나 이번에 도출된 결론에도 불구, 잉그바르 박사는 "플라시보 투여만으로 치료효과를 기대해도 된다는 의도는 결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다만, 플라시보 효과가 전체 치료과정에서 적어도 한 부분을 차지할 수는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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