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류에서 천연 항생물질 분리
비만세포로부터 분리한 피서딘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1-11-20 06:48   
미국의 과학자들이 어류로부터 예기치 못했던 새로운 계열의 항생물질을 발견했다.

노스 캐롤라이나주립大 에드워드 J. 노가·우마포른 실파두앙 박사 공동연구팀은 15일 발간된 '네이쳐'誌 최근호에 게재한 논문에서 "이 항생물질이 어류의 면역계에 존재하는 세포나 다른 척추동물들에게서도 발견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항균활성을 지닌 펩타이드는 척추동물들의 상피세포와 혈구에서만 분리되어 왔을 뿐, 비만세포들(mast cells)로부터는 분리된 전례가 없는 것이 현실이었다.

노가 박사는 "미국 내 양어장에서 광범위하게 양식되고 있는 잡종 줄무늬 배스(농어의 일종)의 조직으로부터 '피서딘'(piscidins)이라는 물질을 추출해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피서딘'은 히스티딘(histidine)과 페닐라라닌(phenylalanine)이 풍부히 함유되어 있는 22-아미노산 펩타이드. 바로 이 물질이 실험실내 연구결과 황색포도상구균, 대장균, 녹농균 등에 대해 광범위한 항균활성을 나타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번 연구는 면역조직화학적 측면에서 아가미, 피부, 창자, 내장혈관 등에 존재하는 비만세포들(mast cells)로부터 분리한 피서딘만을 대상으로 수행됐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비만세포들은 어류와 다른 포유류들의 면역계에 존재하고 있다. 그 동안 이 세포들은 천식이나 알러지 반응유발 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을 뿐, 질병을 유발하는 세균을 직접적으로 괴사시키는 능력을 지녔는지에 대해서는 규명된 바가 없는 형편이었다.

노가 박사는 "지금까지 어떤 동물들의 비만세포로부터도 펩타이드 항생물질이 분리된 전례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피서딘은 사람의 적혈구에 대해서도 용혈성을 나타내지 않았다"며 "이는 다제내성을 보이는 병원체들에 대해서도 이 물질이 항균효과를 나타낼 수 있을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어류나 포유류의 비만세포들로부터 분리한 물질로 개발된 항생제가 발매되어 나올 수 있을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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