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에 기부금 강요한 대형종합병원 '딱 걸렸어'
공정위, 기부금 강요행위 적발… "제약사 진술·증거자료 확보"
이호영 기자 lhy37@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0-03-18 12:00   수정 2010.03.18 11:55

연세의료원 등 4개 대형종합병원이 제약회사에 기부금 제공을 강요한 행위가 적발돼 파장이 예상된다.

이번 조치는 의약품 거래관계를 무기로 기부금을 수령한 대형종합병원에 대한 실질적인 최초의 제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정호열)는 18일 오전 브리핑을 통해 "4개 대형종합병원이 거래상 우월한 지위를 남용해 건물신축, 부지매입 등의 명목으로 제약회사에 기부금 제공을 강요한 행위가 적발됐다"고 밝혔다.

발표 자료에 따르면 적발된 곳은 가톨릭중앙의료원(가톨릭학원), 연세의료원(연세대), 서울대병원, 아주대의료원(대우학원) 등 수도권 소재 대형 종합병원 내지 이들을 산하에 두고 있는 학교법인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병원은 2005년 3월부터 2008년 5월까지의 기간 중 건물건립, 부지매입 등의 명목으로 거래관계에 있는 80여 제약회사로부터 약 241억원의 기부금을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톨릭중앙의료원은 성의회관 건립에 170억원, 연세의료원은 병원 건립에 61억원, 서울대병원은 병원연수원 부지매입에 4억7,000만원, 아주대의료원은 의과대 교육동 건립에 4억5,300만원의 기부금을 수령해왔다.

공정위는 이들 병원들로부터 기부금을 강요받았다는 사실을 13~4개 제약사로부터 진술과 증거자료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들 제약사 중에서는 최대 26억원의 기부금을 제공한 제약사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기부금 액수에 따라 가톨릭중앙의료원과 연세대학교는 시정명령과 함께 각각 과징금 3억원, 2억5,00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됐고 서울대병원과 아주대의료원은 시정명령만 내려졌다.

공정위는 "대형종합병원의 제약회사에 대한 거래상 지위가 인정되며 대형종합병원의 기부금 제공 요구는 '이익제공강요'에 해당된다"며 "기부금 모금 방식에 있어 기부금액 및 납부시기 등을 기부자인 제약회사가 아닌 대형종합병원이 결정하는 등 주객이 전도된 양상의 기부금 모금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정위는 "기부금을 제공한 제약사도 한결같이 건물신축 등을 위한 기부금 요구에 대해 포괄적 거래관계 유지 등을 위한 무언의 압력 내지 사실상의 강요로 인식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조치는 내달 1일부터 시행되는 제약협회의 공정경쟁규약과 함께 보건의료시장의 공정거래질서 확립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된다.

제약협회의 공정경쟁규약이 제약회사가 병원의 건물 증개축 목적

으로 기부금을 제공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기부금은 제약사에서 협회로 전달해 협회가 공모 절차를 통해 제공하는 방식으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와 공정경쟁규약의 시행으로 대형종합병원의 건전하지 못한 이익추구행위는 상당부분 정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신고가 들어온다면 강제성에 입증해서 조사를 실시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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