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그라, 폐고혈압증에 효과 재 입증
저산소 호흡 테스트서 정상혈압 유지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1-07-25 06:51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실데나필)가 심장과 폐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하는 폐고혈압증에 효과적임이 재 입증됐다.

영국 해머스미스병원 마틴 윌킨수 교수팀은 키르키스탄 비슈케크에 소재한 국립 심장병학센터팀과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결과를 美 심장협회가 발간하는 저널 '서큐레이션'誌에 발표했다.

이에 앞서 영국 셰필드大 의대 연구팀은 지난 5월 美 흉부의학 학술회의에서 '비아그라'가 폐고혈압증에 효능을 보였음을 입증한 연구결과를 공개했었다. <본지 인터넷신문 5월 25일자 참조>

폐고혈압증은 판막질환을 비롯한 심장질환이나 기종(氣腫)·기관지염 등의 만성적 폐 질환, 폐동맥 내부의 혈전 등에 의해 유발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울러 고지대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서도 흔히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인식되어 왔다.

그럼에도 불구, 기존 약물들은 투약이 어렵거나 부작용을 동반하는 등 문제를 안고 있어 뚜렷한 치료제를 손꼽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비아그라'가 효과적인 대체약물로 자리매김될 수 있을 것임을 시사하는 내용이 공개된 것.

연구팀은 건강한 남성 시험자원자들을 대상으로 30분 동안 산소가 적은 상태에서 호흡을 하도록 하는 방식의 시험을 진행했다. 이 상태는 폐고혈압증의 발생을 유도하기 위한 것으로 실제로도 폐동맥의 혈압을 56%까지 상승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비아그라'를 복용토록 한 후 저산소 상태에서의 호흡 테스트를 반복해 본 결과 폐동맥의 혈압이 거의 정상적인 상태를 유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연구팀은 임상에 앞서 정상적인 마우스들과 폐고혈압증이 유발되도록 유전적 조작을 가한 상태에서 태어난 마우스들을 대상으로 저산소 상태에서 사육하면서 식수를 통해 실데나필을 공급한 결과 괄목할만한 성과를 도출했었다.

'비아그라'는 혈관의 이완을 돕고, 산소가 부족한 상황을 동반하는 혈관의 수축을 억제하는 기전으로 작용하는 약물.

영국 심장재단의 메디컬 디렉터 찰스 조지 교수는 "만성적인 폐 질환과 일부 심장병 환자들에게서 상대적으로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 폐고혈압증과 관련해 이번 연구결과가 장차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법을 제시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영국 흉부외과학회의 존 하비 박사도 "이번 연구가 폐고혈압증 치료제 개발을 위한 연구를 활성화시키는 촉매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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