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구토제 ‘조프란’으로 마약 금단증상 예방
모르핀과 병용투여 예비임상서 효과 눈에 띄어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9-02-19 15:12   수정 2009.02.19 17:34

항구토제 ‘조프란’(온단세트론)이 아편양 진통제를 사용할 때 수반되는 의존성 등의 금단증상들을 예방하는 데도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을 전망이다.

미국 스탠퍼드대학 의대의 래리 F. 추 교수‧J. 데이비드 클라크 교수 연구팀(마취과)은 ‘약물유전학 및 유전자학誌’(Journal of Pharmacogenetics and Genomics) 17일자 온-라인版에 게재한 논문에서 그 같은 가능성을 시사했다.

‘조프란’은 글락소스미스클라인社에 의해 발매되고 있는 항구토제의 일종이다.

이와 관련, 미국에서 정부기관인 약물남용정신보건국(SAMHSA)에 의해 지난 2007년 진행되었던 의약품 사용실태 조사결과에 따르면 줄잡아 1,250만명에 달하는 12세 이상의 청소년 및 성인들이 의료적인 목적과 무관하게 마약성 진통제들을 복용한 것으로 추정된 바 있다.

한편 추 교수팀은 8명의 건강한 피험자들에게 다량의 모르핀을 1회 주사한 후 최소한 일주일이 경과한 시점에서 모르핀과 ‘조프란’을 함께 투여하는 방식의 시험을 진행했었다.

이 연구는 실험용 쥐들에게 ‘조프란’을 투여했을 때 뇌내 신경전달물질의 일종인 세로토닌에 반응하는 5-HT3 수용체의 활성을 저해해 이상행동과 통증반응이 눈에 띄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이를 임상시험을 통해 재확인하기에 앞서 예비시험의 성격으로 진행되었던 것이다.

그 결과 모르핀을 투여하기 전 또는 모르핀 투여와 동시에 ‘조프란’을 복용토록 했던 피험자들의 경우 모르핀을 단독투여한 그룹에 비해 금단증상의 제 징후가 수반된 비율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연구팀은 “현재 마약성 진통제들을 사용했을 때 수반되는 금단증상들을 치료하는 약물들은 효과가 제한적인 수준에 불과한 데다 의존성이 뒤따르거나 가정에서는 투여가 불가한 점 등 제한요인들이 많은 형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현재 마약성 진통제 사용에 따른 금단증상들을 치료하는데 사용되고 있는 클로니딘(clonidine)과 메사돈(methadone), 부르페노르핀(buprenorphine) 등의 약물들은 그 효과가 제한적인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이에 따라 보다 다수의 피험자들을 대상으로 한 후속연구와 함께 다른 항구토제들도 ‘조프란’과 동등한 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지 여부 등을 파악하기 위한 임상시험에도 착수할 예정이다.

그러나 연구팀은 “이번 시험이 ‘조프란’이 마약성 진통제들의 의존성 문제를 해소해 줄 하나의 묘약(a magic bullet)이 될 수 있을 것임을 제시한 것이라고 받아들인다면 너무 단순한(naive) 생각일 것”이라며 유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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