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위한 약국 평생 간다"
통증질환자 대상 대체요법 활용, 고객맞춤 셀프코너 마련
양금덕 기자 kumduk@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8-09-04 09:51   수정 2008.09.05 07:06

신사동 사거리에 18년 동안 변함없이 늘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약국이 있다.
오래된 세월만큼 그 지역 고객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중앙약국 이준 약사는 늘 단골고객을 위한 약국 문을 연다.

특히 중앙약국은 통증 치료효과가 높은 키네시오 테이핑 요법에 능통한 약사로 소문나 있다. 지난달 새롭게 변한 그의 약국을 찾았다. 규모는 18년 전과 같지만 곳곳에 고객을 위한 따뜻한 배려가 숨겨있었다.

1분으로 단골 고객 만들기

중앙약국을 찾는 환자가 단골이 되는 데는 이준 약사의 ꡐ1분ꡑ이 큰 몫을 한다. 고객이 찾는 약을 건네주면서 어디가 안좋은지 물어보는 복약지도 시간이다.

특히 이준 약사는 통증으로 파스를 찾는 고객에게는 키네시오 테이핑(KINESIO TAPING))이라는 대체요법을 권하고 있다.

이준 약사는 90년대부터 당시 생소했던 대체요법인 키네시오 테이핑에 대해 관심을 갖고 공부를 했고 약국을 찾는 고객에게 1분을 소요해 테이핑 요법을 시도해왔다.

이준 약사는 "어느 날 허리에 통증을 호소하며 10개의 파스를 사가려는 할머니에게 테이핑요법을 시도했는데 남편 분이 낫게 해줘서 고맙다고 밥을 사주신 적이 있다"며 그때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 당시에 키네시오 테이핑에 관한 입소문을 타고 2시간여를 기다려 테이프를 붙이려는 고객들로 약국이 꽉 차기도 했단다.

이준 약사는 "근육의 신축성과 유사한 신축성을 가진 키네시오 테이프를 통증이 있는 곳에 붙이게 되면 피부와 근육의 공간을 늘려줘 혈액순환을 증가, 통증을 완화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그래서 이 요법은 밤늦게까지 일하는 고객, 잦은 술자리와 높은 구두로 통증을 호소하는 고객들에게 더없이 좋은 대체요법"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간단하면서도 부작용이 적고, 사용하는데 1분도 채 안걸리기 때문에 단골고객을 만들어주는 효자품목이 됐다고 한다.

"처방환자는 제 환자가 아니잖아요"

대형극장과 병원이 생겼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한 20여 년의 세월동안 중앙약국이 터줏대감 역할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처방환자는 보너스다'는 이준 약사의 마음가짐 덕이다.

"의약분업 이후에는 주변 병원의 상황에 따라 약국매출이 좌지우지 되더라구요. 새 병원이 생기면 처방환자가 몰리고 어느 날 갑자기 병원이 문 닫으면 그야말로 약국에 위기가 오는 거죠."
이준 약사가 '처방환자는 내 환자가 아니다'라고 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병원을 통해 찾는 환자가 많으면 좋지만, 이 환자들은 병원이 없으면 오지 않는다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이준 약사는 '자기 환자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잊지 않는다. 처방전보다 매약에 집중하는 이유도 이중 하나다.

이 약사는 "약국을 찾는 고객들의 특성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약국이 돼야 한다"고 말한다.

중앙약국은 최근 리모델링으로 통증치료제와 가정상비약의 셀프코너를 확대하고 고객공간을 넓혔다. 전체 약국매출에서 밴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각종 수술 후 사용하는 밴드, 방수밴드 등 다양한 종류를 확보했다.

물론 약국 규모도 고려해야 한다. 이 약사는 "약국이 크지 않기 때문에 모든 품목을 다양하게 구비할 수 는 없다"며 "주변에 미용실이 많아 염모제 취급을 줄이고 대신 편의점이 없기 때문에 생리대 품목을 늘렸다"고 설명했다.

또 다양한 매체를 통해 많은 정보를 가지고 약국을 방문하는 고객에 맞춰 약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함과 동시에 약사도 최신 유행을 알고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모 배우가 선전한 약을 달라'고 하면 그게 뭔지 알아야 한다는 것.

Since 1991. 약국은 매일 변해야 한다

중앙약국은 1991년 2월 개업이후 18년 만에 첫 리모델링을 했다. 새롭게 변한 모습에 '주인이 바뀌었나' 기웃거리는 고객, 더 넓어진 대기공간에서 찬찬히 약을 구경하는 고객. 덕분에 보름만에 일반약 매출이 부쩍 올랐다.

새로 바뀐 중앙약국 곳곳에서 고객을 배려한 흔적이 엿보였다. 약국 앞에서면 약국임을 알리는 아트네온과 갈바를 이용한 건기식 진열대, 약국 안이 환희 보인다.

이준 약사는 "강남구 지역 옥외물관리법에 따라 약국 유리문에 '약'자를 새겨놓을 수 없었는데 이것 때문에 약국인지 잘 모르는 고객이 많았다"며 "고민 끝에 아트네온을 했는데 약국도 알리고 디자인도 예뻐서 잘 한 거 같다"고 말했다.

이 약국은 기존의 약국규모는 그대로지만 고객을 위한 셀프코너를 확대하고 약 먹는 공간을 별도로 마련했다.
중앙약국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키네시오테이핑 요법을 담은 인체모형도 마련했다.

이 약사는 "올해 1월부터 리모델링을 준비했으니 꼬박 8개월이 걸렸다. 평소에 주변 약국과 가게를 다니면서 좋은 점을 벤치마킹 했는데 아직도 정리할게 많다"고 말했다.

이준 약사는 고객의 편의를 위해 POP를 준비하고 있으며 셀프코너에 디지털 액자로 약 정보까지 제공할 계획이다.

그는 한때 대형 문전약국으로 옮길까 했지만 항상 믿고 방문해주는 고객들 때문에 생각을 접고 오늘도 그 고객들을 위한 약국이 되기 위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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