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프라놀올,코카인 금단증상 완화
항고혈압제로 오랫동안 사용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1-04-11 06:36   
기존의 치료법으로는 치유가 어려웠던 코카인 중독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의 메시지가 던져졌다.

오랫동안 항고혈압제로 사용되어 온 베타차단제 프로프라놀올(propranolol)이 코카인 중독을 치료하는 초기단계에서 나타나는 중증의 금단증상을 완화하는 데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는 연구결과가 공개되었기 때문.

美 펜실베이니아大 의대·향군병원 공동연구팀은 '약물·알코올 의존성'誌 4월호에 게재한 논문에서 "프로프라놀올이 코카인 중독환자들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처음 몇 주 동안 수반되는 고통을 완화시키고, 꾸준한 약물치료를 가능케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펜실베이니아大의 카일 캠프만 박사는 "지금까지 코카인 중독치료법은 중간에 실패하는 확률이 매우 높았으나, 중증의 금단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에게 프로프라놀올을 투여한 결과 약물투약이 꾸준히 지속된 것은 물론이고 코카인 복용량도 감소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프로프라놀올은 아드레날린에 의해 유발되는 우울증상을 억제하는 기전으로 작용한다. 심한 금단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은 아드레날린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스트레스를 받거나 약효가 떨어지면 우울증상이 보다 심하게 나타나게 된다.

연구팀은 코카인에 의존성을 보이는 108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8주간에 걸쳐 프로프라놀올이나 플라시보를 투여하고, 매주 2차례 상담을 진행하는 이중맹검법 방식으로 연구를 수행했다. 그 결과 심한 코카인 금단증상을 보인 환자들일수록 프로프라놀올에 대해 효과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밝혀졌다.

캠프만 박사는 "이는 중증의 금단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의 경우 더 많은 코카인을 복용하는 사례가 대부분인 데다 약물투약이 중도에 실패로 돌아가는 등 치료하기에도 훨씬 더 어려움이 따랐던 형편임을 감안할 때 주목되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美 국립약물남용연구소(NIDA)의 연구비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캠프만 박사가 파킨슨씨병 치료제 아만타딘(amantadine)을 대상으로 이전에 진행했던 연구결과와도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역시 NIDA의 지원으로 진행되었던 당시 연구에서는 아만타딘이 중증의 금단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에게서 뇌내 도파민値를 높여 코카인에 대한 욕구를 감소시키는 효과를 보임이 입증됐었다. 이 같은 내용은 지난해 12월 발간된 '美 정신의학誌'에 게재된 바 있다.

캠프만 박사는 "프로프라놀올을 아만타딘이나 다른 약물들과 병용투여하는 방식의 연구도 현재 진행중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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