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엔 열대야로 수면 장애를 겪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서울수면센터 한진규 원장은 28일 열대야 때문에 덥다고 냉방 온도를 너무 내리면 오히려 숙면이 어려워질 수 있기에 주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열대야는 전날 저녁 6시부터 다음날 오전9시까지 최저기온이 섭씨 25도 이상 유지되는 현상을 말하는데, 적절한 수면 온도는 18~20도인 것을 감안하면 열대야에 해당되는 25도 이상은 높은 기온이다. 한밤 중 열대야가 오면, 체온과 수면각성을 조절하는 시상하부에 문제가 생기며 잠을 자기 어려워진다.
한 원장은 “숙면을 취하려면 뇌가 밤이 왔다는 신호를 인식하고 수면호르몬인 멜라토닌을 분비해야 한다”며 “그러나 열대야 현상은 한밤중에도 한낮과 비슷한 섭씨 27~28도를 오르내리면서 뇌의 시상하부가 낮인지 밤인지 구분을 하지 못해 불면증이 생기게 된다”고 설명했다.
여름철 수면장애가 발생하면 수면 리듬이 깨지고 오전 두통, 주간 졸음, 주간 피로 증상이 심해지고, 이로 인해 작업 능률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불면에 대한 지나친 걱정으로 다음 날 밤에도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하는 악순환을 반복한다. 3주 이상 방치하면 만성 불면증으로 악화할 위험이 크다.
이런 만성적인 수면장애는 우울증, 불안증과 같은 정신적 질환은 물론이고 신체적인 면역 기능과 자율신경계에 이상을 초래해 소화기계 질환, 심혈관계 질환, 내분비계 질환 등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는 게 한 원장의 설명이다.
이어 한 원장은 열대야 불면증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잠들기 전 어두운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조명의 조도를 낮추고, 색온도가 낮은 오렌지색 조명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 또 스마트폰, 노트북 등 전자기기에서 나오는 블루라이트는 멜라토닌 호르몬 분비를 방해하기 때문에 사용을 최소화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 원장은 열대야 때문에 덥다고 냉방 온도를 너무 내리면 안된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차가운 공기와 건조함이 몸의 생체 균형을 깨뜨려 두통, 피로감, 어지럼증, 설사 등의 증상을 일으킬 수 있으며 이로 인한 또다른 형태의 불면증을 유발한다”며 “여름철 침실의 습도는 50%, 실내 온도는 25∼26도가 적당하다” 고 강조했다.
열대야 불면증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아침에 햇볕을 보고, 활동량을 적절하게 유지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비타민이 풍부한 야채와 과일을 가까이 하는 등 수면을 도울 수 있는 음식을 섭취하거나 생활습관을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 편안한 숙면에 들기 위해서는 체온과 비슷한 온도의 미지근한 물로 샤워를 하면 몸의 온도가 떨어져 숙면에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