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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산업 정책 현장에서 30년 간 활동해 온 장우순 전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상무이사가 최근 법무법인 세종에 합류했다. 세종은 제약바이오산업 규제 및 정책 대응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장 전 상무이사를 고문으로 영입했다.
장 고문은 2000년대 중반 이후 선별등재제도 도입(약제비 적정화 정책), 실거래가상환제도 개편 및 시장형실거래가제 폐지, 2012년 일괄 약가인하, 급여 적정성 재평가 등 보험약제 관리체계 변화 과정에서 실무를 총괄했다. 국내 개발 신약 약가우대제도 마련과 외국약가 비교 재평가 대응 등 최근 제도 정비 과정에도 참여했다.
최근 제약바이오산업은 약가제도 개편, 실거래가상환제도 정비, CSO 규제 강화, 유통 투명성 제고 등 정책 변화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정책 형성과 집행 구조를 이해하는 전문가에 대한 수요도 확대되는 분위기다.
장우순 고문은 세종에서 보험약가제도 대응,규제리스크 분석,공정경쟁 및 컴플라이언스 자문 등을 수행한다. 지난 2월 27일 퇴임식을 끝으로 30년 간의 회무를 마무리하고 세종에 둥지를 튼 장우순 고문을 만나 약가제도 개편, 급변하는 제약바이오 시장에서 생존 필수 도구로 자리 잡은 윤리 준법 경영 등 제약바이오업계가 처한 현안 전반에 대해 들었다.
장우순 고문은 “약값 깎이는 시대, ‘혁신’과 ‘준법’은 이제 생존을 위한 필수 실탄"이라고 강하게 말했다.현장 30년이 담긴 말이다.
△산업계가 급변하는 '제약바이오 3.0' 시대를 맞이했는데, 경영진들이 가장 먼저 체감해야 할 변화는 무엇입니까?
-제네릭의 가치가 확대됐고 연계와 통합이 중요해졌습니다. 이것이 CEO가 체감해야 할 두 가지 큰 변화라고 봅니다. 이제 제네릭 가치는 단순한 가격이 아니라 기업의 브랜드와 경영철학, 연구개발 역량, 그리고 백신·혈액제제·안과용제·정신신경용제 등 특정 분야에서 전문화 수준에 의해 결정됩니다.
약가, 인증, 준법(CP, 컴플라이언스)은 개별 규제가 아니라 서로 연계된 하나의 경영 시스템으로 작동해야 합니다. 적정한 약가는 수익성과 재투자의 기반이 되고, 인증은 시장과 정부의 신뢰를 확보하는 장치이며, 컴플라이언스는 이러한 구조를 지속 가능하게 만듭니다. 이 세 축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갈 때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경쟁력이 확보됩니다.
△정부가 기업 가치를 중심에 둔 '10년간의 제네릭 약가 인하 로드맵'을 발표했습니다. 정책 현장 경험자로서, 이러한 체계가 기업 수익 구조에 어떤 본질적인 변화를 요구한다고 보십니까?
-현장에서는 이제 '제네릭 위주로 버티는 것은 한계가 왔다'는 절박함이 팽배합니다. 정부는 혁신성, 필수성, 안정 공급을 잣대로 약가 인하의 칼날을 세우고 있는데 이는 기업에 포트폴리오의 근본적 체질 개선을 강요하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무엇보다 약가 제도는 단순한 가격 결정 시스템을 넘어 '시장의 룰'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규칙에 얼마나 빨리 적응하고 체질을 바꾸느냐가 경영의 성패를 가르는 관건이 됐습니다.
△약가 인하 리스크를 상쇄하기 위한 '연결성' 있는 전략은 무엇입니까?
-약가 정책은 결코 단독으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신약이 임상 설계 단계부터 향후 급여 등재와 사후관리 리스크를 미리 계산에 넣는 것처럼 제네릭 역시 '통합적 시각'이 경영 전략의 핵심이 돼야 합니다. 개발, 마케팅, 약가 및 유통 부서가 모여 ‘우리 의약품이 왜 이 가격을 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논리적 근거를 개발 초기부터 축적해 나가는 전사적 협업 체계를 갖춰야 합니다.
△당장 가시화된 약가 인하 위기에 대해 경영진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신제품 개발과 신규 등재, 가산 제도 기회를 포착하는 유연한 전략이 당연히 필요합니다.
다만, 그 전략은 중간기술(Middle-tech)을 중심으로 저기술(Low-tech)'과 고기술(High-tech)를 동시에 동원하는 형태여야 합니다. 예를 들어 피부 질환 분야에 강점이 있는 회사라면, 피부미용제나 기능성 화장품 시장은 물론 피부질환 분야 전문 치료제와 신약 개발 비전을 동시에 전개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기업 정체성이 확립되고 제약기업으로서 독보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단순한 '훈장'에서 '실익'으로
△ 그동안 훈장에 불과할 뿐 매력이 없다던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이 이제는 완전히 확 바뀌었습니다. 경영진이 이 인증을 다시 봐야 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이제 혁신형 인증은 '혁신'과 '준법'을 동시에 공인받는 제도로 변모했습니다. 이는 전통적인 약가 및 세제 혜택을 넘어 수출, 글로벌 파트너링, 투자 유치, 국내외 입찰과 상거래를 망라하는 모든 경영 활동 전반에 막강한 영향을 미칩니다. 국가가 보증하는 '혁신 역량'과 '윤리성'이라는 징표는 협상 테이블의 분위기를 바꾸는 실질적인 무기가 됐습니다.
갈수록 까다로워지는 인증 요건을 유지하는 것 자체가 우리 기업의 건강 상태를 체크하는 리트머스 시험지 역할을 할 것입니다.
△신규 인증 및 유지를 위한 R&D 투자가 중견·중소 제약사에게는 큰 부담입니다.
-우리는 자랑할 만한 중견·중소기업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 스스로 이들을 너무 과소평가해 왔고, 그로 인해 기업들이 위축된 면도 큽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역사와 전통은 물론, 특정 분야에서 독보적인 강점과 특화 가능성을 가진 기업들이 정말 많습니다.
R&D 투자를 비용이 아닌 '특화된 강점을 지키는 보험'으로 본다면, 인증은 오히려 스스로의 길을 찾는 가이드라인이 될 것입니다.
△미래 가치 측면에서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이 향후 자본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십니까?
-중장기적으로 R&D 투자금 확보를 위해 상장(IPO)하는 기업이 늘어날 것입니다. 특히 제약바이오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드물었던 M&A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입니다. 투자자나 인수기업 입장에서는 '검증 기간'을 단축하고 싶어 하는데, 인증 기업은 이미 정부로부터 R&D 역량과 준법 시스템을 필터링 받은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인증 자체가 기업 가치 산정(Valuation)의 프리미엄 요소로 작동하게 될 것입니다.
컴플라이언스: 리스크 관리 넘어 ESG 경영 척도…"깨끗하지 않은 실적 인정 않는다" 자세 필요
△최근 CSO 관리 강화 등 컴플라이언스 이슈가 업계를 강타하고 있습니다. 법무 현장에서 보시기에 과거 리베이트 이슈와 지금 준법 경영 리스크는 어떤 점이 다릅니까?
-그동안은 걸리면 과징금을 물고 약가가 인하되는 비용과 영업이익의 문제였다면, 이제는 배용과 영업이익은 물론 인증과 명성까지 앗아가는 ‘생존’ 문제가 됐습니다
특히 CSO를 통한 우회적인 관행조차 원청 제조사의 책임으로 귀결되는 구조로 바뀔 것이 확실시 되고 있어 이제는 '몰랐다'는 변명이 통하지 않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단 한 번의 사고로도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이 취소되고 약가 혜택이 박탈될 수 있다는 점에서 준법은 선택이 아닌 필수 전제조건입니다.
△영업 현장의 반발이나 매출 감소 우려 때문에 컴플라이언스 강화를 주저하는 경영진에게 어떤 조언을 주시겠습니까?
-단기적인 매출 하락은 뼈아프겠지만, 투명하지 않은 매출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같습니다. 이미 N사나 Y사 같은 컴플라이언스 선도 기업들은 ‘우리가 훌륭한 치료제를 제공하는데, 그 외에 무엇을 더 줘야 한단 말인가’라는 본질적인 논리를 바탕으로 컴플라이언스 고도화 단계에 진입했습니다. CEO가 직접 ‘깨끗하지 않은 실적은 인정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던져야 문화가 바뀝니다.
△컴플라이언스가 어떻게 기업의 미래 가치를 높이는 전략이 될 수 있습니까?
-단순히 사고를 안 치는 수준을 넘어, 이제 컴플라이언스는 '돈을 끌어오는 능력'과 직결됩니다. 자본시장 큰손들은 리스크가 불투명한 기업에는 아예 지갑을 열지 않습니다. 촘촘한 준법 시스템은 그 자체로 기업의 밸류에이션을 높이는 '무형의 자산'이며, 파트너사가 먼저 믿고 찾아오게 만드는 가장 강력한 마케팅 수단입니다. 결국 준법 윤리경영을 하는 기업이 시장의 신뢰를 얻고 최종 승자가 된다는 진리는 제약바이오 3.0 시대에 더욱 선명해질 것입니다.
△법무법인 세종이 제약바이오 3.0 이행을 위해 산업계를 어떻게 지원하고 있는지, 특히 고문님이 합류하시면서 강화된 전문성은 무엇입니까?
- 세종은 단순히 법리를 해석하는 것을 넘어 산업 현장을 이해하는 자문을 지향합니다. 제가 협회에서 쌓은 정책적 감각과 실무 경험을 세종의 강력한 맨파워와 결합해 기업들이 제도 변화 파고를 미리 예측하고 대비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단순히 문제가 터졌을 때 수습하는 것이 아니라 약가 설계부터 인증 유지, 준법 감시 체계 구축까지 기업 경영 전반을 아우르는 파트너로 자리매김해 가고 있습니다.
제가 세종에 합류해서 가장 놀랐던 점은, 단순히 법률가들이 모여 있는 곳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약가와 허가는 물론 CP, IP 등 산업의 각 분야에 날카로운 전문성을 가진 유능한 분들이 포진해 있었습니다. 이 전문가들이 원팀으로 움직이며 규제 당국의 방향을 선제적으로 읽어내 고객 기업이 불필요한 리스크에 소모되지 않고 본업에 집중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저는 이 속에서 기업이 마주하는 현실의 문제를 함께 풀어내고 실행 가능한 해답을 제시하는 역할에 집중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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