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소득국가의 의약품 안정적 공급을 돕는 국제기구가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의 전세계 보건의료 분야에서 위상을 높일 수 있도록 돕겠다고 나섰다.
국제의약품구매기구(유니타이드) 카르멘 페레즈 PPPR 매니저는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호텔에서 21일 열린 ‘세계바이오서밋’ 프레스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유니타이드는 2006년 중저소득국가의 보건의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설립된 국제기구다. 3대 질환(HIV‧AIDS, 결핵, 말라리아) 의약품 시장 개입을 통해 약가인하, 품질향상, 기술혁신, 적시의 안정적 공급을 유도한다. 코로나19 팬데믹 때는 의료용 산소와 한국의 진단기기 제품 등 다양한 보건의료 제품을 아프리카 국가에 전달했다.
페리즈 매니저는 “유니타이드는 다양한 국가의 지원을 받고 있는데, 그 중 한국도 포함된다”며 “혁신적이면서 저렴하고, 접근이 쉽고 공평하게 분배될 수 있는 보건의료 제품을 중저소득 국가에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중저소득 국가에선 빠른 진단이 매우 중요했다"면서 “한국 덕분에 대응 역량이 부족한 아프리카 국가들이 빠르게 진단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유니타이드는 한국 정부의 도움으로 SD바이오센서와 협력해 약 50만개의 진단기기를 일부 아프리카 국가에 전달했다. 또 바이오젠은 현지에서 직접 진단기기를 만들 수 있도록 기술이전 프로그램을 진행해 진단기기 제조기술을 아프리카 세네갈에 이전했다. 페리즈 매니저는 “지난해에는 단일항체 앱을 생산하는 기업과 협력을 추진했다”고 덧붙였다.
넥스트 팬데믹을 대비하기 위해선 백신뿐만 아니라 다양한 의료제품의 필요성을 느꼈다는 그는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과의 협력을 계속 기대하며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한국 바이오텍 기업들이 유니타이드에게 필요한 혁신 역량을 가진 기업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유니타이드의 역할은 중저소득 국가들이 고소득 국가의 지식과 제품을 이용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보건의료 제품의 정보와 기술이 보건의료 시스템이 취약한 국가에 잘 전달하는 것뿐만 아니라, 제품 생산까지 가능하도록 정책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는 의미다.
또한 그는 유니타이드가 R&D뿐만 아니라 보건의료제품의 생산 가능 역량을 파악하기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건의료제품이 연구에 성공하더라도 실제 생산까지 이어지지 않으면 소용이 없으므로 대량 생산이 가능한지 역량을 파악하고, 생산이 가능하도록 다양한 국가와 돕고 있다는 것이다.
유니타이드 HIV나 결핵, 말라리아 등에 대해서도 한국 기업과의 협력을 계속 모색하고 있다. 페리즈 매니저는 “특히 가장 크게 부족하다 느끼는 결핵 진단기기 분야에서 한국 바이오기업과 지속적으로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면서 "그만큼 한국 기업들이 많은 역량과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보기 때문 ”이라고 밝혔다. 아프리카 국가들은 단일 항체나 치료제에도 전혀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 전세계 시장 대비 1%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는 실정이다.
그는 “아프리카뿐만 아니라 다른 저소득국가에 단일 항체나 치료제를 지원하기 위해서도 한국 기업과 논의하고 싶다”면서 “보건복지부, 외교부와 협력해 한국 기업들이 전세계 보건의료 분야에서 위상을 높일 수있도록 협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저소득국가에 대한 한국 기업의 보건의료 지원은 점점 그 보폭을 넓혀가고 있는 중이다. 셰이머스 오브라이언 항생제 연구개발 파트너십(GARDP) 연구개발 총괄책임자는 세션2에서 ‘치료제 개발, 생산, 공급 경행 및 글로벌 치료제 연구 협력 다변화 전략’에 대해 발표하면서 제일약품과의 파트너십 사례를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오브라이언 총괄에 따르면, GARDP와 제일약품은 신생아 패혈증 항생제 내성 완화를 위한 항생제 병용요법을 개발하기 위해 손을 잡았다.
신생아 패혈증은 매년 전세계 300만명 이상의 신생아에게 영향을 미치는 질병으로, 중저소득국가 어린이 사망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특히 최근에는 약물 내성으로 인해 치료가 갈수록 복잡하고 어려워져 안전한 항생제 치료법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지정한 신생아 패혈증의 1차 치료제는 ‘암피실린(Ampicillin)+젠타마이신(Gentamycin)’ 병용요법이 있으나, 항생제 내성을 갖고 있는 박테리아 출현으로 신생아 패혈증 사망률이 증가했다. 2017년 GARDP는 품질과 가격이 합리적인 치료법을 개발하기 위해 제일약품과 2차 치료제 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국제보건기술연구기금(라이트재단)은 이 프로젝트의 2차 임상을 위해 GARDP 30억원, 제일약품 10억원 등 총 40억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오브라이언 총괄은 “GARDP와 제일약품은 유효성과 안전성 측면에서 임상적으로 진단된 신생아 패혈증 치료를 위해 새로운 약물조합과 현재 사용하는 요법을 평가했다”며 “중저소득국가의 신생아 패혈증에 대한 후루마린주 기반의 경험적 치료법이 용이해졌고, 가격 접근성과 품질, 지속가능성도 보장됐다”고 전했다.
‘세계 바이오 서밋’은 보건복지부가 세계공동기구(WHO)와 ‘팬데믹 대응 역량 강화: 인력‧기업‧시민사회의 준비’를 주제로 지난 20~21일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개최했다.
특히 올해 바이오 서밋은 백신‧바이오 분야에서 코로나19 팬데믹 대응에 주도적 역할을 한 국제기구가 질병관리청 분과 파트너로 참여했다. △패트릭 오세웨(Patrick Osewe) 아시아개발은행(ADB) 보건국장이 ‘중저소득국의 팬데믹 대비 및 대응 역량 강화를 위한 규제 시스템 및 백신, 의약품, 진단기기 생산 지원 방안’을 △제인 홀튼(Jane Halton) 감염병혁신연합(CEPI) 이사회 의장이 ‘CEPI 100일 미션’을 △제롬 킴(Jerom H. Kim) 국제백신연구소(IVI) 사무총장이 ‘IVI와 CEPI간 협력 활동’을 △윌로 브락(Willo Brock) 혁신적진단기기재단(FIND) 부총재가 ‘미래 글로벌 보건 및 감염병 대응체계에서 진단기기의 중요성’을 발표했다.
규제 분과(세션1)에서는 ‘팬데믹 대응역량 강화를 위한 규제 고찰’을 주제로 팬데믹 대응 역량 강화를 위한 백신, 의약품, 진단기기 생산 및 규제 감시 강화를 논의했고, 치료제 분과(세션 2)에서는 ‘미래 팬데믹 대응을 위한 감염병 치료제 개발과 생산 촉진’을 주제로, 질병청이 파트너 기관이 되어 글로벌 치료제 개발 전략을 공유했다.
진단기기 분과(세션3)에서는 ‘진단기기 분야 개발·생산 촉진’이라는 주제로, 혁신적진단기기재단(FIND)이 파트너 기관이 되어 미래 진단 시장 동향, 미래의 진단 역량 강화, 개발도상국 진단 접근성 강화를 위한 한국의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백신 분과(세션 4)에서는 ‘감염병혁신연합(CEPI) 100일 미션을 통한 글로벌 대비 강화’ 라는 주제로 CEPI 100일 미션, 국제백신연구소(IVI)와 감염병혁신연합 간 협력, 학계의 기여 및 산학·기업의 협력 사례, 질병청 공공백신개발지원센터의 성과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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