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실명질환, '안저검사'·생활습관 개선이 최선의 치료"
김태완 원장, "40세 이상 성인이라면 매년 안저검사 통해 관리하세요"
최윤수 기자 jjysc0229@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3-01-25 06:00   수정 2023.01.25 06:01

△김태완 SNU청안과 원장

“실명질환에 있어 최선의 치료는 질환이 생기지 않도록 생활 습관을 관리하고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예방하는 하는 것이다.”
 
김태완 SNU청안과 원장은 시각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와 같이 말했다.
 
디지털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예전에는 단순히 전화 목적이었던 핸드폰은 이제 멀티 미디어로써 다양한 것들을 가능하게 해 주는, 일상생활 속에서 빠뜨릴 수 없는 존재가 됐다. 주위를 둘러만 봐도 스마트폰 화면을 보면서 걷는 사람들을 아주 쉽게 찾을 수 있다.
 
이렇듯 인간을 즐겁게 하는 것들은 시각, 청각, 미각을 위주로 발달해 왔는데, 그 중 시각이 차지하는 비중은 높다. 그 만큼 우리는 시각에 많이 의지하면 살아간다. 이러한 시각은 나이가 들면서 함께 저하되는데, ‘나는 아니겠지’라는 안일함으로 최악의 경우 ‘실명’에까지 이를 수 있다.
 
국내 3대 실명질환에는 연령관련 황반변성, 당뇨망막병증, 녹내장 등이 있는데, 이 질병들의 유병률은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각별한 관심과 관리가 필요하다.
 
국민건강영양 조사(2017~2018년)에 따르면, 연령관련 황반변성의 유병률은 13.4%, 당뇨망막병증은 19.6%, 녹내장은 3.4%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약업신문은 한국망막학회 보험이사이자 SNU청안과 원장을 맡고 있는 김태완 원장을 직접 만나 국내 3대 실명질환에 대해 알아보고, 이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과 ‘안저검사’의 필요성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Q. 국내 3 실명 질환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질환들의 원인은 무엇이며, 최근 환자가 많아지는 이유는 무엇인 ?
국내 3대 실명 질환의 주된 원인은 고령화로 인한 평균 수명 증가이다.
 
특히, 연령관련 황반변성은 노화에 영향을 가장 많이 받으며 이 외에 근시나 안구 내 염증으로 인해 발병한다.
 
당뇨망막병증 역시 고령화로 인해 당뇨 환자 수가 증가하면서 그에 따른 합병증의 하나로 유병률이 증가하는 추세다. 녹내장도 고령화, 노화가 가장 큰 위험인자이다.
 
이와 함께 황반변성과 당뇨망막병증은 서구화된 식습관과 같은 환경 요인에 의해 발병하기도 한다.
 
Q. 현재 국내에서 가장 유병률이 높은 질환은 당뇨망막병증이다. 향후 황반변성이 가장 흔한 실명 질환이 것이라는 예측되고 있는데, 이유는 무엇인 ?
두 질환의 유병률을 정확하게 추산하고 예측하는 것은 어렵다. 다만 두 질환 모두 유병률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현재 국내에서 가장 흔한 실명 원인 질환은 당뇨망막병증으로 알려져 있는데, 2000년대 초반 이후 황반변성의 유병률이 급속도로 증가하면서 이런 예측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당뇨망막병증의 경우에는 과거와 비교해 당뇨 환자들의 합병증 및 그에 따른 위험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며 상당 부분 예방과 관리가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실명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이전에는 당뇨로 인한 망막병증이 상당히 진행되고 나서야 이상 증세를 느껴 병원에 오는 환자들이 많았다. 당뇨라는 것조차 늦게 인지한 경우도 많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미 치료가 어려운 상태의 환자들이 많았는데 최근에는 그런 경우가 많이 감소했다.
 
Q. 실명 질환이 발병하면 주로 어떤 증상이 나타나는 ? 발병 시력 손상이나 상실 위험은 얼마나 높은 ?
질환마다 차이가 있다. 녹내장은 초기에 환자 본인이 증상을 인지하기 매우 어렵다. 말기까지 진행되어야 시야가 좁아지는 것을 느끼기 때문이다. 황반변성이 발병하면 물체가 찌그러져 보이거나 선이 휘어져 보이고, 시야에 검은 암점이 생기는 등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당뇨망막병증도 황반변성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비문증을 호소하는 환자분들도 계신다.
 
세 가지 질환들은 모두 완치라는 개념이 없는 진행성 질환이고 특히, 습성 연령관련 황반변성은 진행 속도가 굉장히 빨라 발병 후 3년 이내에 환자의 4명 중 3명 정도가 시력이 0.1 미만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Q. 실명 질환 위험이 높은 고위험군이 따로 있는 ?
연령관련 황반변성의 주된 원인은 노화다. 그리고 눈의 노화를 유발하는 가장 큰 주범은 자외선이다. 그 외에 환경적 요인으로 흡연, 고혈압, 심혈관계 질환 등이 위험 요소이며, 가족력이 있는 분들도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
 
당뇨망막병증은 당뇨 합병증이기 때문에 당연히 당뇨가 원인이며, 유병기간이 길수록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조절되지 않는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신장 질환, 임신 등이 당뇨망막병증 유발에 영향을 미친다.
 
녹내장은 안압 상승으로 인해 시신경이 손상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안압이 가장 큰 위험인자이며 가족력, 근시, 당뇨도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 동양인, 특히 한국인은 안압이 높지 않아도 녹내장이 생기는 정상안압 녹내장이 많은데, 이 때문에 시신경 혈류 장애도 발생원인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이런 위험 요소가 있는 사람들이라면 주의할 필요가 있다.
 
Q. 실명 질환으로 진단 받으면 어떤 치료들을 받게 되는 ?
황반변성은 건성과 습성으로 구분되는데, 전체 황반변성 환자 중 건성인 환자가 80-90%이고 말기까지 진행되지 않는 이상 시력이 떨어지지 않는다. 따라서 루테인이나 지아잔틴과 같은 항산화제로 치료를 하며, 영양제 섭취 시 25~30% 정도 질병 진행을 늦추는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습성 황반변성은 안구 내 주사 투여(항 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 anti-VEGF)로 치료한다.
 
당뇨망막병증은 질병의 정도에 따라 다양한 치료법으로 치료하는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혈당 관리다. 고지혈증, 고혈압, 비만 등 당뇨의 위험인자를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더불어 질병 정도에 따라 레이저 치료, 부종이 생길 경우 안구 내 주사 투여로 치료하며 망막이 박리되거나 안구 출혈이 동반되는 환자에서는 수술 치료를 진행하기도 한다.
 
녹내장은 대표적으로 안압을 낮추는 점안제로 치료하고, 효과가 없는 환자에서는 수술 치료를 고려하기도 한다.
 
Q. 실명 질환들을 초기에 발견할 있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는 ?
황반변성과 당뇨망막병증은 초기에 선이 휘어져 보이거나 암점이 보이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암슬러 격자를 활용해 자가 진단할 수 있다. 격자 무늬의 암슬러 격자를 한쪽 눈씩 가린 후 중심을 주시하면서 선이 굽어져 보이거나 지워져 보이는 부분은 없는지 등을 체크하면 된다.
 
암슬러 격자가 없더라도 창틀이나 문 등 직선이 있는 물체를 보며 같은 방법으로 진단이 가능한데, 양쪽 눈으로 볼 경우 이상을 못 느끼기 때문에 꼭 한쪽 눈씩 가리고 자가 진단을 해야 한다.
 
녹내장은 주변 시야부터 서서히 떨어지기 때문에 자가 진단으로 초기에 발견하기 어렵다. 따라서 가족력 및 기타 녹내장 위험인자가 있거나 의심되는 사람들이라면, 발병률이 높아지는 40세 이상 성인이라면 꼭 병원에 내원해서 안저검사 받아 보시는 것을 권장한다.
 
Q. ‘안저검사 무엇인지 설명 부탁 드린다.
안구의 뒷부분에 망막, 시신경, 황반이 있는데 이 부분들을 전반적으로 관찰하는 것이 안저검사이다.
 
산동제를 투여한 뒤 10~20분 정도가 지나면 동공이 확장되는데, 확장된 동공을 검안경으로 직접 관찰하거나 안저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전반적인 검사를 일컫는다. 최근에는 안저 카메라 광학기술이 발달하여 산동제 없이도 검사가 가능하기도 하다.
 
Q. 안저검사는 어디서, 어떻게 받아야 하나?
안저검사는 거의 모든 안과에서 가능하며 도상검안경이나 세극등현미경을 통해 검사한다. 산동하지 않은 경우에는 망막 중심부를 관찰할 수 있으며, 산동제를 이용할 경우에는 망막주변부까지 확인이 가능하다.
 
Q. 한국망막학회는 안저검사를 생애주기검사에 포함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학회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으며 안저검사가 생애주기검사에 포함돼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 ?
황반변성, 당뇨망막병증, 녹내장 등의 질환은 대표적인 실명 질환으로 조기 검진 및 초기에 효과적인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실명에 이를 수 있다. 따라서 만 40세 이상 성인이거나 위험 요인을 갖고 있는 고위험군의 경우에는 정기적인 검사로 예방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 이상 증세가 없다고 검사의 필요성을 모르시는 분들이 많다. 여느 질환과 마찬가지로 안과 질환들 역시 조기에 발견해서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시력을 지킬 수 있다. 한번 손상된 망막이나 시신경은 이전으로 돌아가기 어렵다. 눈은 특히 사람이 움직이고 일하고 소통하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심각한 손상을 받기 전에 조기 검진을 통해 예방, 관리해야 한다.
 
한국망막학회는 이러한 실명질환 예방을 위한 조기 발견, 적절한 치료의 중요성에 대해 알리는 대국민 홍보 활동을 매년, 활발히 진행 중이고 생애주기검사에 포함하기 위해 관련 정부 부처와도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Q. 안저검사 비용효과성은 어떠한 ?
안저검사 비용은 만원 미만이고 카메라 촬영까지 하더라도 만원 중반 대의 가격으로 충분히 받을 수 있다. 이처럼 적은 비용으로도 혈관, 황반, 시신경의 모양을 전체적으로 관찰하여 대부분의 실명 질환을 발견할 수 있다.
 
따라서 만 40세 이상 성인이라면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으로 안저검사를 받도록 권유하고 있는데 이는 권장 사항일 뿐 의무 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많은 환자들이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는 안저검사를 조기에 받지 않을 수 있다. 생애주기검사에 포함해 의무적으로 검사를 받을 수 있게 된다면 국내의 전반적인 실명 질환 발병률을 감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Q. 실명 질환 예방을 위해 조언해 주실 말씀이 있다면 부탁 드린다. 또한 이미 실명 질환으로 진단받은 환자들이 치료나 질환 관리에서 유념해야 것들이 있다면 무엇인가?
질환이 생기지 않도록 생활 습관을 통해 관리하고 정기적으로 안저검사를 받아 예방하는 것이 최선의 치료라고 생각한다.
 
노화가 가장 주된 원인인 황반변성 예방을 위해서는 정기적인 안저검사와 함께 눈 노화를 촉진하는 자외선, 고혈압, 심장 질환 등의 관리를 병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당뇨망막병증은 당뇨가 원인이기 때문에 당뇨가 생기지 않도록 노력하거나 당뇨 환자에서는 혈당 관리를 하는 것이 우선순위다. 녹내장은 자가 진단을 통한 조기 발견이 매우 어렵기 때문에 증상이 없더라도 만 40세 이상 성인은 안저검사를 꼭 받아야 한다. 노화가 진행될수록 발병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최소 1년에 1회 정도 정기적으로 안저검사 받으시기를 권장한다.
 
이미 해당 질환들이 발병해 진단받은 환자분들도 너무 걱정하실 필요는 없다. 최근에는 다양한 치료법이 개발되었기 때문에 시력을 유지하거나 발병 속도를 줄일 수 있는 치료를 충분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진단받은 환자분들이라면 발견 이후 적절한 치료를 꾸준히 받는다면 생활에 불편하지 않은 정도의 시력을 유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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