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많은 기업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중국 특의식품 시장이 떠오르고 있다. ‘특의식품’은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한 용어지만, 중국의 환자식으로 일컬어지는 특수의료용 식품으로 당뇨 환자나 암 환자를 위해 만들어지는 영양제조식품을 뜻한다. 식사 제한, 소화흡수장애, 대사 교란, 특정 질환의 경우 영양소 또는 식단에 대한 특별한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가공해 만들어진 조제식품이며, 의사나 임상영양사 지도 아래 단독으로 먹거나 다른 식품과 배합해 먹는 게 일반적이다.
이같은 중국 특의식품 시장은 그 동안 빗장을 단단히 걸어잠궜던 정부가 법규를 제정, 해외기업의 진출 문턱을 낮추면서 최근 활발하게 꿈틀거리고 있다. 매리스그룹도 그 중심에서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한국 기업들을 돕고 있다.
매리스그룹은 CRAO, CRO(임상시험 수탁), SMO(임상시험지원) 서비스를 전문적으로 원스톱 제공하는 컨설팅 업체로, 2008년 중국식품의약국(NMPA) 및 시장감독관리국 총국이 위치한 법규 중심지 중국 베이징에 설립돼 올해 14주년을 맞이했다. 14년간 NMPA 인증에 집중해 온 만큼 인증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용준 매리스그룹 한국지사장은 “특의식품은 보편적으로 널리 사용되지는 않지만 이미 많이 성숙된 시장”이라며 “수술한 환자들이 나오자마자 바로 일반식 식사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캔으로 나온 음료같이 생긴 영양식으로 생산된다”고 설명했다.
이 지사장은 “매리스그룹은 중국법인과 한국지사가 한솥밥을 먹는 100% 외국투자법인으로, 최근 중국에서 이 시장을 중시하면서 기존 의료기기, 화장품 시장에서 특의식품으로까지 사업을 확대했다”며 “올해 코로나19 3년차를 맞아 중국 정부가 법규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그에 따라 인허가 절차도 변경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15억 인구를 가진 블루오션 시장 중국에 한국 기업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매리스그룹에 따르면 최근 중국에는 심혈관계 질환, 암, 당뇨 및 기타 만성질환의 발병률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약 3억명의 만성질환 인구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국민건강위원회는 만성질환이 전체 질병 부담의 70%를 차지하며, 사망률은 질병사망의 86.6%를 차지한다고 전했다. 이러한 만성질병은 젊은 층에서 증가하고 있는데다 어린이 및 청소년이 만성질환에 걸리는 추세가 증가하면서 특의식품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이 지사장은 “암 환자의 경우 아파서 사망하는 경우보다 식이를 못해 영양분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사망하는 경우가 더 많다”며 “암환자나 당뇨환자는 그에 맞는 식품이 따로 있고, 그들에게 식사대용으로 섭취할 수 있도록 만든 게 환자식인 특의식품”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중국 진출을 준비하는 한국 기업 수가 최근 늘고 있다는 것. 그는 “한국 시장의 특의식품, 즉 환자식은 일반인은 잘 모르지만 환자들은 이미 자신도 모르게 이용해오고 있다”며 “그 제품들은 이미 10년, 20년 전부터 국내에서 이용됐기 때문에 안정적인데다 기술력도 확보가 된 상태다. 반면 중국에서는 그동안 장내영양제제라는 개념으로 약제로 분류됐다가 최근 식품으로 분류됐다. 기술적인 면에서는 한국보다 당연히 발전이 더딜 수밖에 없다. 성숙한 기술력과 제품력으로 중국시장에 진출하려는 한국 기업이 많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중국 국무원 사무국이 발간한 국민영양계획(2017~2030년)에 따르면 “특수 의학용도 조제식품과 치료식사의 규범화 응용을 추진한다”고 돼 있다. 이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특의식품의 표준을 보완하고 제품 분류를 세분화해 특수 의학용도 조제식품의 연구 개발과 생산 추진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것. 특의식품이 환자의 임상 영양문제를 해결하는 주요 수단으로서 국민 영양 수준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을 주는 만큼, 해당 업계 발전은 매우 중요하다고 명시됐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특의식품 영역 발전에 정책적 지원과 실제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으면서 중앙정부 지침 아래 햇볕정책을 내놓고 있다.
이같은 중국 정부의 분위기 전환에 매리스그룹은 법인 산하 ‘대도리위연구소’를 설립해 특의식품 인증 전문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연구소 총괄원장으로는 중국에서 유명한 특의식품 전문가인 나운파 교수가 맡았다.
이용준 지사장은 “중국에서 특의식품 인허가를 위해서는 허가, 임상, 법률자문, 품질관리시스템 등 총체적인 과정에서의 정보와 기술이 필요하다. 연구소는 중국에 진출하고 싶은 기업에게 원스톱으로 모든 서비스를 전문적으로 제공한다. 제품개발과 허가, 임상에 이르기까지 뿔뿔이 흩어진 전문가들을 모아 전문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곳이 대도리위 연구소”라며 “최근 연구소는 베이징 식품협회에 협회위원으로 등록돼 사업의 전문성을 한층 인정받았다”고 말했다.
연구소를 총괄하는 원장인 나운파 교수는 전세계 201명 중 1명인 국제식품과학원 원사로 선출돼 국무원 정부 특수수당, 국가 청년기금, 전국 우수 과학기술인, 전국 우수박사 논문 지도 교사 등 영예도 얻었다. 지난달에는 중국의 한 의료분야 언론사와 함께 특의식품 교육을 온라인으로 개최해 약 500명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했다. 이는 그만큼 중국 내에서도 특의식품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이 지사장은 “그동안 중국 관련 사업들은 인허가 문제 등으로 인해 불신으로 얼룩진 게 사실이다. 한국 분들도 그동안 중국 인증에 대해 위험하다고 생각해 ‘넘을 수 없는 산’이라는 인식이 팽배했다. 그걸 저희가 2012년부터 차츰 깨닫기 시작했고, 인증업계에 몸담으면서 고정관념을 바꾸기 위해 정말 많이 노력해왔다. 중국 인증도 인허가나 기술 등 제대로 된 업체와 함께 준비하면 원만히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싶었다. 대신 안 되는 일은 안 된다고 확실하게 전달한다”며 한국을 무대로 중국 컨설팅 업체로서 롱런할 수 있었던 비결을 언급했다.
그는 “아프면 의료기기 등 의료분야 수출은 증가한다. 이처럼 코로나19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특의식품 수요는 늘었고, 중국 정부도 그 가능성을 본 것 같다”며 “물론 중국의 인허가가 쉽지는 않다. 중국 시장경제와 자본주의 시장경제도 엄연히 다르다. 중국은 사회주의 특성 아래 정부의 관리 감독을 받으며 발전하는 시장이다. 하지만 최근 특의식품은 법규가 제정되면서 중국 정부도 여러가지 좋은 정책을 마련하려고 하고 있다. 과거에 중국 시장에 대한 높은 장벽이 있었다면 이제는 그 장벽이 무너지고 있다. 허가를 받는다면 지원도 가능하고 병원 납품도 가능하다. 이를 정부가 나서서 지휘하고 있다. 시장이 얼마만큼 커질지 쉽게 가늠되지 않는 만큼 무궁무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중국 특의식품은 블루오션 시장으로, 수요는 점점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노인인구 비율이 늘면서 관련 식품 수요가 늘어나는 것처럼 중국도 마찬가지다. 중국은 ‘건강’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2030년까지의 정책목표를 설계했다. 그 안에는 당연히 특의식품이 있다. 매리스그룹은 한국의 식품업체들이 불확실하고 어려운 시장경제 상황에서도 중국에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도록 촉매제 역할을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