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뇨장애 치료제 시장… "복합제·신기전 약물이 처방 주도"
전립선비대증·과민성 방광 환자 급증… 한미·동아·종근당 등 상용화 품목 '성장세 뚜렷'
베타-3 작용제, 구강붕해정 등 맞춤형 제형 혁신으로 시장 장악력 확대
상용화 문턱 높은 비뇨기 시장… 임상 마쳐도 '시장성' 없으면 시판 포기 '명암'
김홍식 기자 │ kimhs423@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6-10-07 06:00   수정 2026.10.07 06:02
그래픽. ©약업신문=김홍식 기자

우리나라가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노년층의 삶의 질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하부요로증상(LUTS) 치료제 시장이 제약업계의 핵심 캐시카우로 급부상하고 있다. 

하부요로증상으로 묶이는 전립선비대증, 과민성 방광, 야간뇨 등은 과거 노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치부되며 방치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 적극적인 약물 치료를 통해 배뇨 불편감을 해소하고 일상생활의 활력을 되찾으려는 고령 환자들의 병원 방문이 급증하면서 관련 의약품 처방 실적은 연일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제약업계 및 의약품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국내 전립선비대증 치료제 시장 규모는 이미 2000억원을 훌쩍 넘어 3000억원대로 빠르게 팽창 중이며, 과민성 방광 치료제 시장 역시 매년 가파른 동반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과거 아스텔라스, GSK 등 다국적 글로벌 제약사들이 신약을 앞세워 독점하다시피 했던 이 비뇨의학과 처방 시장의 주도권은 최근 뚜렷한 변화를 맞이했다. 자체적인 제제 기술력과 철저한 시장 분석을 바탕으로 상용화 관문을 넘어 현재 시장에 '시판 중인' 국내 제약사들의 복합제와 개량신약들이 처방의 중심축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전립선비대증 처방 현장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핵심 무기는 단연 시판 중인 복합제 라인업이다.

배뇨장애를 앓는 고령 환자 대다수가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을 동반하여 하루에도 수많은 알약을 복용하는 '다제약물 복용' 문제에 노출되어 있다.

이러한 고령 환자의 복약 순응도를 극대화하고 치료 효율을 높이기 위해, 국내 제약사들은 각기 다른 기전의 두 가지 성분을 하나로 합친 개량신약을 잇달아 상용화하며 처방액을 폭발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이 복합제 상용화 및 시판의 최선두에 서서 시장을 이끄는 곳은 한미약품이다. 

한미약품은 전립선비대증 증상 개선 성분인 '탐스로신(알파1 차단제)'과 발기부전 및 전립선 혈류 개선 성분인 '타다라필'을 결합한 개량신약 복합제 ‘구구탐스’를 세계 최초로 발매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두 질환이 동반되는 비율이 높다는 임상적 타깃을 정확히 공략한 결과다. 

여기에 단일제 용량을 늘린 고함량 제제 ‘한미탐스’ 등 빈틈없는 상용화 라인업을 촘촘하게 구축하며, 오랫동안 처방 1위를 지키던 다국적사의 아성을 맹렬히 위협하고 있다.

후발주자들의 시판 품목 역시 다크호스로 부상하며 시장을 빠르게 잠식 중이다. 

동아에스티는 전립선 크기 자체를 근본적으로 줄여주는 5-알파 환원효소 억제제인 '두타스테리드'와 발기부전 치료 성분인 '타다라필'을 복합한 ‘듀타나정’을 전격 시판하며 비뇨기 풀 라인업을 완성했다. 

동국제약 역시 동일 성분을 배합한 복합제인 ‘유레스코정’을 성공적으로 론칭해 영업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들 시판 품목의 활약으로 인해 과거 단일제 병용 투여 위주였던 처방 시장의 패러다임은 급격히 복합제 중심으로 재편되는 양상이다.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소변이 마렵고 참기 힘든 과민성 방광(OAB) 치료제 시장은 현재 시판 중인 신기전 약물인 '베타-3 교감신경 수용체 작용제'가 시장을 완전히 장악하는 세대교체를 이뤄냈다. 

기존에 광범위하게 쓰이던 항콜린제의 경우 입마름, 심한 변비, 그리고 고령 환자에게 치명적인 인지기능 저하 등의 전신 부작용을 유발해 장기 처방에 큰 제약이 따랐기 때문이다. 

이러한 미충족 수요를 뚫고 들어온 베타-3 작용제 분야에서는, 오리지널 약물인 아스텔라스 '베타미가(성분명 미라베그론)'의 특허 만료 이후 퍼스트 제네릭 시판에 성공한 종근당의 '셀레베타'와 한미약품의 '미라벡'이 처방 시장 점유율을 대거 흡수하며 전사적인 매출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새로운 오리지널 신약을 해외에서 직접 도입해 시판 중인 사례도 처방 현장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제일약품은 기존 약물과는 또 다른 신기전의 차세대 베타-3 작용제인 신약 ‘베오바정(성분명 비베그론)’을 일본 교린제약으로부터 독점 도입해 비뇨기 틈새시장을 매섭게 파고들고 있다. 베오바정은 경쟁 약물 대비 심혈관계 부작용 우려가 확연히 적고 식사 유무와 관계없이 복용할 수 있다는 강력한 장점을 앞세워 현재 임상 현장에서 전문의들의 호평 속에 처방되고 있다. 

특히 지난 9월 1일부로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받으며 가격 경쟁력까지 갖추게 되었고, 쌍둥이약인 ‘제일비베그론정’을 추가로 허가받는 등 처방권과 시장 지배력을 폭발적으로 확대할 채비를 마쳤다.

전문의약품(ETC)의 치열한 처방 경쟁과 더불어, 현재 약국에서 시판 중인 일반의약품(OTC)의 환자 친화적 틈새 공략도 거세다. 

동국제약은 서양에서 오래전부터 전립선 건강에 사용되어 온 생약 성분(쿠쿠르비트종자유엑스)의 배뇨장애 증상 개선제 ‘카리토포텐’을 약국 시판용으로 론칭했다. 

대중 매체를 통한 선제적 질환 홍보 캠페인을 전개해, 병원 방문을 주저하고 불편감을 참기만 하던 초기 증상 환자들을 성공적으로 일반의약품 시장에 유입시켰다는 높은 평가를 받는다. 

또한, 연하곤란(삼킴 장애)이 잦은 고령층을 위해 물 없이도 입안에서 타액만으로 쉽게 녹여 먹을 수 있는 구강붕해정(ODT)이나, 약물이 체내에서 서서히 방출되어 하루 한 번 복용만으로도 온종일 약효가 유지되는 서방형(SR) 제제 등 환자 맞춤형으로 시판되는 혁신 제품들이 월등한 복약 순응도를 무기로 처방 현장의 지속적인 선택을 이끌어내고 있다.

이처럼 철저한 준비를 거쳐 현재 시판 중인 품목들이 화려한 성과를 내며 각 제약사의 실적을 견인하고 있지만, 배뇨장애 치료제 상용화의 문턱이 모든 기업에게 관대하고 낮기만 한 것은 결코 아니다. 

막대한 자본과 시간을 투입해 약물 개발과 임상시험에 성공하고도, 쏟아지는 저가 제네릭과의 치열한 약가 경쟁, 보건 당국의 깐깐한 보험 급여 산정 기준 등 시장 환경 변화를 넘지 못해 최종적인 상업화인 '시판'을 눈앞에서 포기한 파이프라인도 수두룩한 실정이다. 

아무리 임상적 유효성을 입증했더라도 시장에 내놓았을 때 투입 원가 대비 경제성이나 수익성을 확보할 수 없다는 기업의 냉정한 판단이 작용한 결과다.

실제로 위의 상용화 현황 표에 뚜렷하게 나타난 것처럼, 일동제약은 ‘과민성 방광(솔리페나신)+전립선비대증(탐스로신)’ 복합제와 발기부전 동반 복합제 'DoubleT'의 임상 3상을 모두 성공적으로 마쳤음에도 불구하고 사업성 저하를 공식적인 이유로 들어 품목 허가 신청 및 시판을 과감히 포기했다. 

동일 성분 복합제를 선도적으로 개발하며 기대를 모았던 제일약품 역시 베오바정의 성공적인 시판과는 대조적으로, 자체 개발하던 해당 복합제의 경우 장기간 상용화를 미루며 사실상 시판을 완전히 접은 것으로 업계는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유유제약(YY-201)과 영진약품(YBH-1603) 역시 임상 단계에서 현행 치료 트렌드와의 괴리 및 상업성의 한계를 뼈저리게 절감하고 일찌감치 파이프라인 개발을 중단하는 고배를 마셨다.

약업신문 공식 SNS 채널 구독
블로그 유튜브 텔레그램 링크드인 페이스북 카카오톡
전체댓글 0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