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약제학회(회장 조혜영)는 27일 서울 광진구 세종대학교 컨벤션센터에서 전문지 기자간담회를 열고, 2025 국제학술대회를 계기로 신약개발 과정의 ‘데스밸리(Death Valley)’ 구간을 잇는 제형·약동학·CMC·AI 플랫폼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조혜영 회장은 “좋은 물질을 발굴해도 제형 설계와 체내 약동학, 품질·공정 설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개발이 중간에서 멈춘다”며 “약제학은 포뮬레이션과 약물전달, DMPK 평가를 통해 데스밸리를 건너게 하는 핵심 분야”라고 강조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기초 이론보다 실제 신약개발에 쓰일 수 있는 기술과 데이터를 어떻게 만들고 검증할지에 초점을 맞춰 구성했다는 설명이다.
학술위원장인 김종오 교수는 “해외연자 16명, 국내연자 16명에 교육세션 연자까지 총 34명을 초청했고, 나노·약물전달(DDS), 바이오제제, Biopharmaceutics, Pharmacokinetics & Metabolism(BPPM) 등 데스밸리와 직접 맞닿아 있는 주제를 골고루 배치했다”며 “전 세션을 영어로 진행하는 등 국내 학회 가운데서도 국제 학술 교류를 전면에 내세웠다”고 소개했다.
조 회장은 “식약처가 AI 관련 심사 가이드라인을 학회에서 처음으로 소개하는 자리”라며 “학계·산업계·규제기관이 같은 문제의식을 갖고 논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경택 사무총장은 “회장단이 1년 동안 30여 개 제약사를 직접 찾아가 ‘회사에 실제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을 만들겠다’고 약속했고, 그 의견을 반영해 세션을 짰다”며 “단순 친분이 아닌, 기업과 연구자가 ‘꼭 듣고 싶어 하는 연자’만 초청하는 원칙을 유지하면서 학회 위상이 많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실제로 올해 학술대회 등록 인원은 600명을 넘어섰고, 각 세션장 400석이 거의 가득 찰 정도로 산업계 참여가 크게 늘었다는 설명이다.
조 회장은 AI 활용과 관련해 “현재 AI는 신약 후보 스크리닝 단계에 주로 쓰이고 있지만, 실제로는 동물실험·임상 데이터와의 비교·검증이 필수”라며 “CMC, 제조공정, 품질평가 영역에서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를 축적하는 일이 AI 시대 약제학의 중요한 과제”라고 짚었다.
이어 “약제학회가 포뮬레이션·DMPK·CMC·규제과학을 아우르는 허브로서 산업계와 규제기관이 데스밸리를 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플랫폼이 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