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해 150만명 약화사고 노출"
35억弗 의료비 지출 유발, 전자 처방전이 해답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6-07-21 11:56   수정 2006.07.21 12:03
▲ 판독의 어려움을 짐작케 하는 수기 처방전의 사례들.
"미국에서만 매년 150만명 이상이 약화사고(medication errors)로 인해 피해를 입고 있으며, 여기에 지출되는 의료비가 최소한 35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 국립과학아카데미 산하의 비영리 기구로 정부에 보건현안과 관련한 자문활동을 수행하고 있는 의학연구소(IoM)가 20일 공개한 보고서에서 밝힌 충격적인 내용의 골자이다. 보고서 작성에 관여했던 존스 홉킨스大의 앨버트 우 박사조차 "놀랍고 쇼크를 받았다"는 표현을 감추지 않았을 정도.

특히 보고서는 "약화사고로 인해 매년 최소한 7,000여명이 사망에 이를 정도여서 전체 의료사고(medical errors) 가운데서도 가장 빈번히 발생하는 유형의 하나로 손꼽히고 있는 형편"이라면서도 "수기(手記) 처방전을 퇴출시키고, 전자 처방전을 도입하는 등의 노력이 수반될 경우 사고 발생건수를 크게 감소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또 "약화사고로 인한 의료비 지출 추산액 35억 달러(1인당 5,800달러 이상)는 입원 및 외래진료에 소요되는 비용만을 감안한 것이어서 환자 당사자들의 임금손실액과 생산성 저하에 따른 사회적 부담까지 합산할 경우 실제로 치러야 할 비용규모는 훨씬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약화사고는 의료전문인 한 두 사람의 잘못이나, 특정한 한가지 요인으로부터 기인하는 것이라고 치부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보고서는 "한 추정자료에 따르면 매주마다 미국 성인 5명당 4명 꼴로 처방약, OTC 의약품 또는 기능식품을 복용하고 있고, 3명당 1명에 육박하는 비율의 성인들이 5종 이상의 약물을 복용하고 있을 것으로 추측됐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보고서 작성을 위해 구성되었던 위원회에 참여했던 학자들은 "평균적으로 볼 때 입원환자 1명은 매일 최소한 1종 이상의 약화사고에 노출되고 있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의사의 처방전 작성과정, 약사의 조제과정, 환자의 복용과정에서 언제든 착오가 발생할 수 있는 데다 약물상호작용이 나타날 가능성도 상존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오늘날 미국에서 10,000종 이상의 처방약과 30만종 이상의 OTC 의약품들이 유통되고 있음을 상기할 때 약화사고 발생의 휘발성을 짐작케 하는 대목인 셈이다.

미국 펜실베니아州에 소재한 비영리단체인 투약안전연구소(ISMP)의 소장이자 이번에 보고서 작성 위원회에도 참여했던 마이클 코헨 박사는 "그럼에도 불구, 현재 미국의 전자 처방전 도입률은 20%를 밑돌고 있는 형편"이라고 지적했다.

위원회를 총괄했던 애리조나大 약대의 J. 라일 부트먼 학장은 "의약품이 처방되어 조제되고 복용에 이르는 전 과정에 걸쳐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노력이 강구되어야 할 것이며, 면밀한 모니터링 절차도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아울러 환자들의 안전한 약물복용과 기대에 부응하는 약효가 담보될 수 있도록 충분한 정보제공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트먼 교수의 언급은 설령 의료전문인들이 착오가 발생했음을 인지하더라도 실제로 약화사고가 발생하지 않는 한, 환자 또는 환자의 보호자들에게 이를 알리지 않는 사례가 많은 현실을 감안해 나온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보고서는 이 같은 문제점을 해소하고 안전성을 제고할 수 있는 한가지 방안으로 전자처방전의 도입이 시급함을 강조했다. 손으로 작성함에 따른 판독불가 등의 문제점 발생을 방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처방내역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도움을 받는 시스템(decision-support tools)의 역할도 기대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보고서는 "오는 2010년에 이르면 수기 처방전의 100% 퇴출이 실현되면서 전자 처방전으로 완전대체가 가능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효과적인 약화사고 예방책을 모색하기 위해 매년 1억 달러 정도가 조사·연구비로 아낌없이 투자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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