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기부전 치료제, 누구를 위한 약인가?
건강한 젊은 남성들 수요급증, 안전성 "글쎄"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4-12-10 18:48   수정 2004.12.10 18:49
'비아그라를 파는 상인'(A pitchman for Viagra).

화이자社의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실데나필)가 처음 발매되어 나왔을 당시 광고에 모델로 등장해 "귀엽고 푸른 친구"(little blue friend)라며 이 약물의 효능을 알렸던 밥 돌 前 상원의원에게 붙여진 새로운 별명이다.

밥 돌 前 상원의원은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를 지냈던 거물 정치인.

1923년 7월 生이어서 어느덧 여든 살을 훌쩍 넘긴 이 원로 정치인이 불과 몇 년전 '비아그라'의 광고에 메시지 전달자로 등장한 것은 다름아니라 이 약물의 타깃층을 염두에 둔 간택이었다.

그런데 최근 '비아그라'의 광고에는 밥 돌 前 의원에 비한다면 구상유취(口尙乳臭) 운운하더라도 그리 과언은 아닐 영계급(?) 스타들이 화면과 지면을 메우고 있다.

그 중 한 광고는 심지어 '비아그라'가 발기부전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을 위한 약물임을 언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방영이 금지당했을 정도다. 발기부전은 통상적으로 고령층에서 나타나는 증상.

이 같은 변화는 건강한 젊은이들이 오히려 발기부전 치료제를 더 찾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결과라는 지적이다. 또 이 때문에 일부 의사들은 안전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한 저널에 따르면 '비아그라'는 지난 1998년 발매되기 시작한 이래 45세 이하의 젊은층에 처방된 건수가 무려 300배나 치솟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다시 말하면 발기부전은커녕 피끓는 젊음을 주체하지 못하는 수많은 남성들이 순전히 쾌락을 목적으로(recreationally) 발기부전 치료제를 찾고 있다는 것이다.

하버드大 의대에 비뇨기과 교수로 재직 중인 에이브러햄 모건탈러 박사는 "젊고 건강한 남성들도 자신의 파트너를 만족시켜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공유하기 마련"이라며 그 이유를 분석했다. 이른바 '섹스 앤 더 시티 신드롬'(Sex and The City syndrome)이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

현실이 이쯤에 이르자 자연히 발기부전 치료제를 장기간에 걸쳐 사용할 경우 돌출할 수 있는 안전성 문제가 제기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제각각!

뉴욕大에 몸담고 있는 임상심리학자로 이른바 섹스 테라피스트(sex therapist)로 알려진 레오노어 티퍼 박사는 "해당 제약기업들의 광고와 마케팅 전략이 폭넓은 연령대의 남성들을 겨냥하고 있지만, 분명한 것은 발기부전 치료제가 단순히 쾌락을 목적으로 복용되는 약물은 아니라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반면 캘리포니아大 로스앤젤레스분교(UCLA) 여성의학센터의 로라 버먼 소장은 "젊은 남성들을 타깃으로 '비아그라'와 같은 약물의 마케팅을 전개하는 것이 반드시 나쁜 일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발기부전이 젊은 남성들에게서도 얼마든지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기 때문이라는 것. 즉, "발기부전 증상이 나타나기엔 너무 이른 나이"라는 말은 넌센스에 불과하다는 견해이다.

버먼 소장은 "비록 발기부전 치료제들이 남용의 소지가 있기는 하지만, 임상적으로 안전성이 입증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티퍼 박사는 "보다 면밀한 검토작업이 '비아그라' 관련 임상시험 사례들에 뒤따라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며 반론을 제기한 뒤 "기존의 '비아그라' 임상시험 결과를 다른 발기부전 치료제들에 섣불리 확대적용하려 해선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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