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DS 예방기금 30~40% 급감..어쩔 수가 없다?
UNAIDS, 매일 15~24세 연령대 여성 570명 감염자 발생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5-11-28 06:00   수정 2025.11.28 06:15


 

히틀럼프 때문에..

전 세계적인 AIDS 대응태세가 지난 수 십년 만에 가장 크게 후퇴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 예로 장기지속형 AIDS 예방‧치료대안인 ‘선렌카’(Sunlenca: 레나카파비르)를 2,000만명 이상의 사람들에게 신속하게 공급하기 위한 노력이 기울여져 왔지만, 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국제연합 에이즈계획(UNAIDS)는 오는 12월 1일 ‘세계 AIDS의 날’을 앞두고 25일 공개한 ‘혼란의 극복, ADIS 대응의 변화’ 보고서에서 이 같이 꼬집었다.

국제적인 기금조성 감소와 글로벌 연대(連帶)의 결핍에 기인한 광범위한 영향이 오늘날 AIDS로 인한 여파가 가장 크게 미치고 있는 중‧저소득 국가들에게 엄청난 충격파로 다가가고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들어 나타난 국제적인 AIDS 대응 지원의 갑작스런 감소가 가뜩이나 모자란 기금부족을 한층 더 심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이와 관련, 보고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추정자료를 인용하면서 2025년의 국제적인 보건 관련 지원액이 2023년과 비교했을 때 30~40%까지 급감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중‧저소득 국가들에 대한 보건 서비스에 즉각적이고 더욱 심각한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고 환기시켰다.

국제연합 에이즈계획의 위니프레드 비아니마 사무총장(사진)은 “기금조성 위기가 그토록 우리가 도달하고자 노력해 왔던 진전의 취약성을 적나라하게 노출시키기에 이르렀다”면서 “이 보고서에 수록된 모든 자료의 이면에 존재하는 것은 다름 아닌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제 영‧유아들과 아이들이 AIDS 검사와 초기 AIDS 진단으로부터 멀어지고 있고, 젊은 여성들을 위한 예방 지원활동이 감축되고 있고, 개별 지역사회는 어느날 갑자기 서비스와 돌봄(care)이 부재한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 비아니마 사무총장은 “우리는 그들을 포기할 수 없고, 지금의 혼란을 극복해야 할 것이며, AIDS 대응태세에 전환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AIDS 예방을 위한 각종 서비스는 이미 지금의 위기가 불거지기 전부터 압박에 직면하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면 AIDS 노출 前 예방(PrEP)을 위한 의약품 접근성이 크게 감소한 데다 AIDS 예방을 위한 자발적인 남성 포경수술이 급감함에 따라 수 백만명을 위한 보호에서 간극이 벌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AIDS 예방 프로그램의 와해로 인해 다수의 국가에서 청소년 여아들과 젊은층 여성들이 AIDS 예방, 정신건강, 性 폭력 관련 지원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여지를 박탈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미 지난해부터 나타나고 있고, 확대되기에 이른 이 같은 취약성으로 인해 세계 각국의 15~24세 연령대 여성들 가운데 570명의 새로운 AIDS 감염자가 매일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내용은 이 보고서에서 각별히 눈길이 쏠리게 하기에 충분해 보였다.

이밖에도 개별 지역사회에 소재한 가운데 AIDS 대응의 근간을 이루었던 기구들이 잇따라 폐쇄되면서 여성들에 의해 주도되어 왔던 단체들의 60% 이상이 필수적인 프로그램의 진행을 유예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보고서는 “오는 2030년 도달하고자 했던 글로벌 AIDS 목표가 실패로 귀결될 경우 2025~2030년 기간 동안 총 330만명의 새로운 AIDS 감염자가 발생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 같은 도전요인들에 직면한 가운데서도 일부 국가들의 경우 신속한 대응으로 AIDS 치료용 항레트로바이러스제들의 공급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면서 나이지리아, 우간다, 코트디브와르, 남아프리카공화국 및 탄자니아 등을 열거했다.

혁신을 위한 노력에도 갈수록 탄력이 실리고 있다고 언급했다.

올들어 게이츠재단, 국제의약품구매기구(UNITAID), AIDS‧결핵‧말라리아 퇴츠를 위한 글로벌 기금, 미국 대통령 직속 AIDS 구호 비상계획 등의 활동에 힘입어 1인당 연간 40달러 선에서 생명을 구할 제네릭 의약품 공급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비아니마 사무총장은 “우리는 과학과 도구, 검증된 기술 등을 갖고 있다”면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로 하는 것은 정치적인 용기(political courage)”라고 강조했다.

개별 지역사회와 예방, 혁신, 인권보호를 위한 투자야말로 AIDS의 종식으로 가는 지름길이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한편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세계 각국의 AIDS 환자 수는 총 4,080만명에 달하는 가운데 2024년 한해 동안 130만명의 새로운 감염자가 발생했고, 920만명이 의약품 접근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아니마 사무총장은 “지난 수 십년에 걸친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제적인 AIDS 대응은 오는 2030년까지 AIDS를 종식시키겠다는 목표와는 너무나 먼 거리에 머물러 있다”면서 “지금은 선택해야 할 순간”이라고 말했다.

오늘 우리의 선택에 따라 차후 수 백만명의 생명이 좌우될 것이라는 게 비아니마 사무총장의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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