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社는 미국 워싱턴州 보텔에 소재한 항암제 전문 생명공학기업 시젠社(Seagen)를 한 주당 229달러, 총 430억 달러 상당의 조건에 인수키로 합의했다고 13일 공표했다.
시젠社는 舊 시애틀 제네틱스社(Seattle Genetics)에서 변경된 기업명칭이다.
양사의 이사회는 이번 합의를 전원일치로 승인했다고 이날 화이자 측은 설명했다.
화이자社의 앨버트 불라 회장은 “화이자가 암과의 전쟁을 진행하기 위해 보유한 금전적 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암은 세계 각국에서 으뜸가는 사망원인의 하나로 자리매김하면서 공공보건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형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화이자 및 시젠 양사는 항암제 분야에서 차세대 혁신을 가속화하고, 시젠 측이 보유한 항체-약물 결합체(ADCs) 기술과 화이자 측이 보유한 역량 및 전문성에 뿌리를 둔 사세(社勢)와 강점을 결합시켜 환자들에게 새로운 솔루션을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불라 회장은 설명했다.
그는 뒤이어 “항암제가 변함없이 최대의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이번에 성사된 인수합의에 힘입어 중요한 영역에서 화이자의 지위를 끌어올리고, 금전적인 측면에서 장‧단기 목표를 달성하는 데 크게 힘을 보탤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시젠은 2023 회계연도에 약 22억 달러의 매출액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생명공학사이다.
자체 보유한 4개 주요 치료제들과 로열티, 제휴 및 라이센스 합의를 통해 전년대비 12%의 매출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화이자 측은 시젠 측이 보유한 제품들을 통해 오는 2030년이면 100억 달러 이상의 실적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며 높은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시젠은 항체-약물 결합체의 개척자적인 기업이어서 FDA의 허가를 취득한 12개 제품들 가운데 4개가 항체-약물 결합체이다.
25년 전 설립된 이래 줄곧 항체-약물 결합체 분야에서 리더십 위치를 고수해 왔을 뿐 아니라 2023년 이후로도 괄목할 만한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현재 시젠 측이 보유한 포트폴리오를 보면 동종계열 최초 또는 최고의 치료제들이라 할 수 있는 ‘애드세트리스’(브렌툭시맙 베도틴), ‘패드세브’(엔포투맙 베도틴), ‘티브닥’(Tivdak: 티소투맙 베도틴) 및 ‘투키사’(Tukysa: 투카티닙) 등의 4개 제품들이 눈에 띈다.
이들 4개 제품들은 새로운 유형의 종양에 사용하거나 좀 더 앞선 단계에서 사용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적응증 추가를 염두에 두고 임상개발 프로그램이 한창 진행 중이다.
시젠 측은 이와 함께 11개의 신규조성물을 포함해 파이프라인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인수합의가 도출됨에 따라 화이자 측이 보유한 단백질 공학 및 의약화학 분야의 역량이 접목되면서 시젠 측의 항체-약물 결합체 기술이 내재되어 있는 잠재력을 100% 이끌어 내고, 차세대 생물의약품들을 선보일 수 있도록 이끌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이밖에도 시젠 측은 차세대 항체-약물 결합체용 링커/페이로드(linker/payload) 기술과 기타 혁신적인 항체 플랫폼을 포함한 여러 건의 임상시험계획(INDs) 신청서 제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중에는 면역계에 직접적으로 관여해 종양을 파괴하는 이중 특이성 항체들이 포함되어 있다.
시젠社의 데이비드 엡스타인 대표는 “화이자가 환자들을 위한 변함없는 헌신이라는 공통분모를 우리와 공유하고 있다”면서 “양사의 합의가 시젠팀이 혁신적인 항암제들의 발굴, 개발 및 상용화를 진행하기 위해 보유하고 있는 열정, 전념 및 재능이 화이자 측에 수혈될 것임을 의미하는 것”이라는 말로 의의를 강조했다.
화이자와 통합을 단행하는 것은 시젠의 전략을 심화하기 위해 가장 적절한 차기 수순이라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주주들을 위해 괄목할 만한 가치를 즉각적으로 제공해 주는 것이고, 우리의 동료들에게는 새로운 기회를 주게 될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현재 화이자 측은 지난해 총 121억 달러의 매출액을 창출한 혁신적인 24개 항암제들의 허가를 취득해 발매하면서 제약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화이자 측은 유방암. 생식비뇨기암, 혈액암 및 정밀의학 치료제 등 4개 핵심영역들에 사세를 집중하고 있다. 임상개발이 진행 중인 프로그램들만도 33개에 달할 정도.
양사의 합의에 힘입어 화이자의 초기단계 항암제 임상 파이프라인은 2배로 확대될 수 있게 됐다.
화이자社의 크리스 보쇼프 항암제‧희귀질환 치료제 담당 최고 개발책임자는 “지난 10여년 동안 화이자가 과학적인 연구성과들이 암 환자들을 위한 효과적인 치료제 개발로 이어질 수 있도록 뒷받침하고자 새로운 방법들을 과감하게 채택해 왔다”면서 “덕분에 유방암, 생식비뇨기암, 혈액암 및 정밀의학 분야에서 일부 혁신적인 성과를 올릴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시젠 측이 보유한 세계를 선도하는 항체-약물 결합체 기술을 수혈받게 됨에 따라 화이자가 혁신적인 암 치료 분야에서 최일선에 자리매김하면서 각종 고형암에서부터 악성 혈액종양에 이르기까지 기존의 포트폴리오를 강하게 보완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보쇼프 최고 개발책임자는 덧붙였다.
한편 화이자 측은 인수합의금 가운데 310억 달러를 신규 장‧단기 융자 등을 통해 조달한다는 방침이다.
통합을 위한 후속절차는 2023년 말 또는 오는 2024년 초 무렵에 마무리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