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의 희귀질환 치료제 전문 제약기업 파밍 그룹(Pharming Group N.V.)이 자사의 경구용 선택적 포스포이노시타이드 3-인산화효소 델타(PI3Kδ) 저해제 레니올리십(leniolisib)의 허가신청서를 유럽 의약품감독국(EMA)에 제출했다고 11일 공표했다.
레니올리십은 희귀 원발성 면역결핍증의 일종인 활성화 포스포이노시타이드 3-인산화효소 델타 증후군(APDS) 치료제로 승인받기 위해 허가신청서가 제출된 것이다.
허가신청이 이루어진 레니올리십의 적용대상은 12세 이상의 청소년 및 성인 환자들이다.
앞서 파밍 그룹은 지난 8월 1일 유럽 의약품감독국(EMA)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가 레니올리십을 신속심사(accelerated assessment) 대상으로 지정했다고 공표한 바 있다.
EU에서 신속심사 대상으로 지정되면 통상적으로 소요되는 210일 안팎의 심사기간이 150일 정도로 단축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레니솔립의 승인 유무에 대한 결론은 내년 상반기 중으로 도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파밍 그룹의 아누라그 렐란 최고 의학책임자는 “허가신청서가 제출되고 신속심사 대상으로 지정됨에 따라 유럽경제지역(EEA)에서 우리의 두 번째 제품이 허가를 취득하기 위해 중요한 진일보가 이루어진 것”이라면서 “이는 레니올리십을 APDS 치료제로 개발하고 선을 보이기 위해 파밍 그룹이 사세를 집중하고 있음을 방증하는 성과”라는 말로 의의를 강조했다.
렐란 최고 의학책임자는 뒤이어 “치료하지 않은 채 방치할 경우 영구적인 폐 손상과 림프종으로 진행될 수 있는 APDS 환자들에 대한 치료효과를 개선해 줄 새로운 치료제를 원하는 크게 충족되지 못한 의료상의 니즈가 존재한다”며 “레니올리십이 이 희귀질환을 적응증으로 하는 치료제로 최초로 허가를 취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에 따라 파밍 그룹은 이 새로운 치료제가 하루빨리 환자들에게 공급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파밍 그룹은 임상 2/3상 시험에서 도출된 긍정적인 자료를 근거로 이번에 레니올리십의 허가신청서를 제출한 것이다.
지난 2월 2일 공개되었던 이 자료에 따르면 시험에서 표적 환자그룹은 림프절의 크기가 감소하고 면역결핍의 교정이 이루어지는 등 일차적인 시험목표가 충족됐다.
게다가 시험에서 도출된 안전성 자료를 보면 레니올리십은 피험자들에게서 양호한 내약성을 나타냈다.
이밖에도 제출된 허가신청서에는 1건의 장기, 개방표지, 연장시험에서 확보된 자료가 동봉되어 있다.
APDS란 백혈구의 성숙을 조절하는 ‘PIK3CD’ 또는 ‘PIK3R1’ 등 2개의 유전자에 변이가 발생하면서 나타나는 희귀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두 유전자에 변이가 나타나면 포스포이노시타이드 3-인산화효소 델타의 작용경로에 활동항진(hyperactivity)이 수반된다.
포스포이노시타이드 3-인산화효소 델타의 작용경로에서 균형적인 신호전달은 생리적인 면역기능에 필수적인 요소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 같은 작용경로에 활동항진이 나타나면 면역세포들이 성숙화하지 못해 본연의 기능을 적절하게 수행하지 못하게 되고, 이로 인해 면역결핍 및 조절장애 등의 증상들이 나타나게 된다.
APDS는 중증의 재발성 동폐성(洞肺性) 감염증, 과도한 림프구 증식, 자가면역 및 장(腸) 질환 등을 특징적으로 나타낸다.
이처럼 원발성 면역결핍증을 비롯해 다양한 증상들과 관련이 있는 까닭에 APDS 환자들은 오진되는 사례가 잦고, 이로 인해 평균적으로 7년 정도 진단지연이 나타나고 있는 형편이다.
더욱이 APDS는 진행성 증상의 일종이어서 이 같은 진단지연이 장기간에 걸친 손상의 누적으로 이어지면서 영구적인 폐 손상이나 림프종 등이 나타나게 된다.
현재 APDS를 명확하게 진달할 수 있는 대안은 유전자 검사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