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헬스, 코로나 속 급성장…원격진료 시대 앞당긴다
인터넷진흥원, 6개국 원격진료 지원 규모 분석…미국, 84.2조로 압도적 1위
최윤수 기자 jjysc0229@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2-03-16 06:00   수정 2022.03.16 06:04

코로나19 장기화가 전세계 디지털헬스 시장 성장에 적잖은 영향을 주는 것과 더불어 원격진료가 본격 자리매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서 최근 공개한 ‘2021 글로벌 정보보호 산업시장 동향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전 세계 사회 전반의 디지털화가 촉진되면서 디지털 헬스 시장 규모가 급성장하고 원격진료에 대한 각국의 지원이 늘어났다. 

KISA의 보고서는 크게 ▲미국 ▲중국 ▲일본 ▲독일 ▲영국 ▲싱가포르 등 6개 나라를 선진시장으로 꼽으며, 각 나라별 현황을 설명했다.

미국, 상위 60개 원격진료 업체 매출 55억 달러…전년대비 55% 증가
우선 미국의 경우 2021년 디지털 헬스 시장규모는 약 702억 달러(한화로 약 84.2조) 규모로 추산되며, 이는 전 세계 시장 2,680억 달러(한화 약 329조 원)의 32.5%를 차지하는 수준으로, 2017년 이후 5년 간 연평균 23.2%의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원격진료 시장 또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0년 미국 내 상위 60개 원격진료 서비스 업체의 매출액은 55억 달러(한화 약 6조 5,698억 원)로 집계되고 있으며, 이는 전년도 30억 달러(한화 약 3조 5,835억 원)에서 55% 증가한 수치다. 코로나19 유행 초기 안전한 의료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원격진료 서비스의 사용량이 급증했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2020년 3월과 4월, 미국내 원격진료 서비스 이용률은 각각 전년 대비 1,000%, 4,000% 증가한 것에 반해 대면 의료 서비스 이용률의 경우 각각 전년 대비 23%, 52%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병원협회(AMA)에 따르면, 2020년 3월 기준 미국 전역의 병원 중 약 76%가 원격진료를 이행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Chron Health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미국 내 원격진료 네트워크는 200개, 원격진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이트는 약 3,500개로 집계됐다.

이에 발맞춰 미국 정부 또한 성공적인 의료 인프라의 필수적인 요건으로 의료 분야의 디지털화 및 혁신을 강조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디지털 헬스 분야의 투자 확대와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2021년 상반기 미국 정부가 원격진료 및 디지털 보건에 대해 투자한 금액은 약 147억 달러(한화 약 18조 원)로, 이는 2020년 전체 투자액을 넘어선 금액이다.

중국, 디지털헬스 시장 내 원격진료 41.2% 차지
중국의 2021년 디지털 헬스 시장규모는 약 151억 510만 달러(한화 약 18.1조 원)로 전년 대비 23.2% 증가했다. 이 중 원격진료 부문이 전체 시장의 41.2%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2021년 시장규모는 전년 대비 38.1% 증가한 62억 2,342만 달러(한화 약 7.4조 원)으로 집계됐다. 스마트의료 시장의 33.6%를 차지한 온라인 약국이 전년 대비 18.1% 증가한 50억 7,664만 달러(한화 약 6조 691억 원)로 그 뒤를 이었다.
 

이러한 성장 배경에는 중국 정부의 의료서비스에 대한 온라인 접근 허용이 크게 작용했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중국 정부는 필수 의료서비스에 대한 온라인 서비스를 허용했으며, 전자 처방, 온라인 약국, 원격상담을 위한 인프라 구축을 시작했다. 이에 보고서는 중국 전역의 병원 중 42.3%가 인터넷 기반 장치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일본, 2018년 대비 300% 증가…연평균 44% 성장
일본의 2021 디지털헬스 시장규모는 약 25억 달러(한화 약 3조 원)로 이는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인 2018년 대비 63.7% 증가한 수치로 2017년 이후 5년간 연평균 18.5% 증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원격진료 부문의 시장규모는 2018년 대비 약 300% 증가한 5억 5,297만 달러(한화 약 6,615억 원)를 기록했으며, 2017년 이후 연평균 44.0%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정부 또한 코로나19로 비대면 진찰 수요가 급증하자 관련 규제를 완화하며 원격진료를 장려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의사법 20조에는 ‘의사가 직접 진찰하지 않으면 진료로 인정받을 수 없다’고 명시되어 있지만,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으로 원내 감염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자 일본 정부는 2020년 4월부터 코로나 종식까지 한시적으로 초진의 유선(전화) 및 온라인진료를 허용했다. 이후 일본 내 초진 원격진료 승인 영구화를 위한 논의가 시작되었으나 일본의사협회가 오진으로 고소당하거나 진료 영상이 유출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반대해 진척이 더딘 상황이다.

일본 정부의 장려와 원격진료 시장규모가 커진 것에 반해 정작 일본내 전국 의료기관 중 6%에 해당하는 7,000개소만이 초진 환자를 위한 원격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도쿄와 오사카 등 9개의 현의 인구 10만 명당 월평균 온라인 초진은 2.6건에 해당하는 수치이며, 온라인 초진 건수가 가장 많은 도치기현에서도 인구 10만 명당 7건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에 일본 내 대학병원은 스마트 의료 체계 구축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추진하고 있다.

독일, 원격진료 시장 6억 달러…연평균 48.3% 성장
독일의 2021년 디지털 헬스 시장규모는 약 20억 5,368만 달러(한화 약 2.5조 원)로 전년 대비 15.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온라인 약국 시장규모는 9억 5,161만 달러(한화 약 1.1조 원)로 전체 디지털 헬스 시장의 46.3%를 차지했으며, 원격진료 시장이 31.5%에 달하는 6억 4,611만 달러(한화 약 7,728억 원)로 그 뒤를 이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독일 전체 디지털 헬스 시장은 2017년부터 5년간 연평균 24.3%의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이 중 원격진료 시장 성장률이 연평균 48.3%로 가장 급격한 성장세를 보였다. 그 뒤를 이어 디지털 헬스 장비 시장이 연평균 성장률 26.0%, 디지털 헬스 애플리케이션(App) 시장이 연평균 성장률 25.9%인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 정부 또한 2020년 1월 발효된 ‘디지털 헬스케어법’을 시작으로 지속적인 디지털 보건 관련 입법 활동을 통해 혁신을 주도해 나가고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법’은 ▲전자환자기록 의무화 ▲디지털건강앱(DiGA)의 처방 및 급여에 대해 명시 등 디지털 건강 솔루션에 대한 보장 정책을 포함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1월부터 독일 공공병원은 2020년 9월 시행된 ‘병원미래법(Hospital Future Act)’에 따라, 디지털 보건, 사이버보안, IT 인프라 활성화를 위한 정부지원금 신청이 가능해 졌다. 디지털미래법은 디지털 보건 혁신을 위해 43억 유로의 예산을 배정 받았으며, 독일 연방정부는 30억 유로를 병원미래기금에 지원하고 나머지 13억 유로는 연방주와 병원 운영자가 공동 부담한다. 이에 따라 독일의 공공병원은 2025년까지 지원받은 금액을 사용해 디지털 서비스를 도입해야 하며, 이를 준수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가 부과되게 된다.

영국, 원격진료 전년대비 31.3% 증가…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의 34.9%
영국의 2021년 디지털 헬스 시장규모는 17억 8,175만 달러(한화 약 2.1조 원)로 전년 대비 16.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온라인 약국이 전체 시장의 45.3%를 차지하며 전년 대비 8.5% 증가한 8억 663만 달러(한화 약 9,647억 원)로 집계됐다. 원격진료 시장의 경우 전년 대비 31.3% 증가한 6억 2,237만 달러(한화 약 7,444억 원)로 전체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의 34.9%를 차지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영국 정부가 원격진료를 장려함에 따라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영국 내 원격진료 예약 수준은 25%에서 71%로 급격히 증가했으며, 코로나 바이러스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2020년 2월부터 영국의 국민건강보험 애플리케이션 이용자 등록은 111% 증가했다. 2020년 6월부터 11월까지 비응급 온라인 진료 상담 사이트인 NHS111의 이용률은 전년 동기 대비 25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의 따르면 영국의 원격의료 시장은 다른 유럽국가보다 규모가 크고 안정적인 것이 특징이다. 영국국민건강서비스(National Health Service)는 매년 영국 의료부문의 IT 및 디지털화를 위해 50억 파운드(한화 약 8.1조 원) 규모의 예산을 환용한다. 또한 디지털 병리학, 영상의학 및 AI 여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5천 만 파운드(한화 약 814억 원) 규모의 보조금을 운용하고 있다.

싱가포르, 원격진료 서비스 증가에 정보통신기술 도입 기류
싱가포르의 2021년 디지털 헬스 시장규모는 3억 7,800만 달러(한화 약 4,536억 원)로 집계됐으며, 2017년 이후 5년간 연평균 29.6%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의 유행으로 인한 건강 인식 제고, 원격 의료 서비스의 수요 증가 등이 시장 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했으며, 특히 싱가포르는 스마트의료를 상용화하기 위한 자금, 인프라를 보유한 국가로 기타 아시아태평양 권역 국가 대비 시장이 선진적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또한 원격의료 서비스이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대형 의료기관들은 서비스 개선을 위해 정보통신기술을 도입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싱가포르 스마트 국가 및 디지털 정부 사무소(SNDGO)는 스마트 헬스 이니셔티브를 통해 ▲의료 로봇 ▲디지털 의료 플랫폼 ▲라이프스타일 ▲원격의료 분야의 개선 등을 도모하고 있다. 해당 이니셔티브는 싱가포르의 스마트 국가 이니셔티브의 일부로, 2014년 시행되어 의료를 비롯한 ▲이동성 ▲의료 ▲공공 안전 ▲생산성 등 4개 핵심분야로의 4차산업기술 도입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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