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街서 처방된 항생제 최소 20%는 “부적절”
英 보건기관, 기관지염 적정 처방률 13%..실제는 82%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8-03-08 06:25   수정 2018.03.08 13:10

영국의 개원가에서 처방된 항생제 가운데 최소한 20%는 부적절하게 처방된 사례들로 나타났다는 요지의 조사결과가 공개됐다.

이 같은 내용은 부적절한 처방건수를 절반으로 낮추려는 국가적인 목표를 달성하는 데 힘을 보태기 위해서라도 항생제 처방량을 오는 2020년까지 10%는 줄여야 할 것임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영국 보건부(DoH) 산하의 보건증진기관 ‘퍼블릭 헬스 잉글랜드’(PHE)에 따르면 이 같은 내용이 담긴 5건의 보고서들은 학술저널 ‘항균화학요법誌’(Journal of Antimicrobial Chemotherapy)에 게재됐다.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헤일리 J. 위켄스 박사 연구팀이 이 저널 2월호에 공개한 ‘영국 개원가의 항생제 처방 적정성 실태’ 보고서는 그 중 한 예이다.

특히 이번에 공개된 보고서들에 따르면 일반개원의와 상담을 거친 경우 항생제가 처방된 비율이 전문가들의 소견에 의거한 적정비율에 비해 훨씬 높은 수치를 보인 것으로 드러나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했다.

예를 들면 단순 급성기침 증상의 경우 41%에 항생제가 처방되어 전문가들이 적절하다며 지지한 10%에 비해 훨씬 높은 수치를 보인 것. 마찬가지로 기관지염의 경우 실제 항생제 처방률이 82%로 집계되어 전문가들이 언급한 적정비율 13%와는 현격한 격차를 내보였다.

이 수치는 또 인후통과 비부비동염과 관련해서도 각각 59% 및 13%, 88% 및 11%로 조사되어 유사한 양상을 내보였다. 2~18세 사이의 급성 중이염의 경우에도 실제 항생제 처방률은 92%에 달해 적정비율 17%를 크게 웃돌았다.

퍼블릭 헬스 잉글랜드의 폴 코스퍼드 의학이사는 “현대의학에서 항생제는 대단히 중요한 의약품이어서 지난 1940년대에 첫선을 보인 이래 수많은 인명을 구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필요하지 않을 때 항생제를 사용하면 장기적인 치료효과에 위협을 미치게 될 것이므로 미래에도 항생제가 우리 자신들과 가족, 공동체에 변함없이 도움을 줄 수 있으려면 각자가 제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렇게 될 때 오늘 우리의 생명을 구한 항생제들이 내일도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게 되리라는 것이다.

제레미 헌트 보건장관은 “각종  감염증이 현대의학의 최대 위협요인 가운데 하나로 자리매김되고 있는 가운데 부적절한 항생제 처방은 이러한 문제점을 악화시킬 뿐”이라고 말했다.

헌트 장관은 뒤이어 “다행히 지난 2012년 이래 영국의 항생제 처방건수가 5% 감소한 데다 국내‧외에서 연구‧개발 및 감독에 6억1,500만 파운드 이상의 투자가 단행됐다”면서도 “하지만 더 많은 조치를 더 신속하게 진행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그렇게 하지 않을 경우 매년 세계 각국에서 암 사망자 수보다 더 많은 인원이 항생제로 박별되지 않는 세균들인 ‘슈퍼버그’에 의해 사망하는 상황이 도래할 수 있는 데다 일반적인 수술조차 위험성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헌트 장관은 강조했다.

퍼블릭 헬스 잉글랜드는 항생제들이 각종 중증 세균성 감염증을 치료하는 데 매우 중요한 약물이라는 점을 짚고 넘어갔다. 그러나 항생제의 효능은 항생제 내성으로 인해 크게 위협받고 있다며 주의를 상기시켰다.

항생제는 독특한 의약품이어서 많이 사용할수록 효능이 떨어지고, 시간이 흐름에 따라 내성이 나타나게 된다는 점도 빼놓지 않았다.

이에 따라 영국 정부는 오는 2020년까지 부적절한 항생제 처방건수를 50%까지 낮추겠다는 목표를 수립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 이번에 공개된 보고서들을 보면 영국 내 개원가에서 처방된 항생제들의 대부분이 호흡기 및 비뇨기 감염증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나타난 데다 전체 처방전 중 3분의 1 가량이 아무런 임상적 사유도 없이 발급되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개별 일반개원의에 따라서도 항생제 처방률에 확연한(substantially) 격차가 눈에 띄었다.

바꿔 말하면 영국 전체적으로 볼 때 항생제 처방비율을 낮출 수 있는 여지가 다분하다는 의미라고 퍼블릭 헬스 잉글랜드는 풀이했다.

전체댓글 0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