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비질’이 우울증 환자 인지기능 이상 개선
인지기능 장애 개선에 유용하게 사용 가능 시사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7-01-17 11:34   

과도한 주간(晝間) 졸림 증상을 나타내는 기면증을 치료하는 약물인 ‘프로비질’(모다피닐)이 우울증 환자들의 기억력을 개선하는 데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을 전망이다.

우울증 환자들이 나타내는 인지기능 장애 증상 가운데 일부에 ‘프로비질’이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는 요지의 연구결과가 공개되었기 때문.

영국 캠브리지대학 의과대학의 무자퍼 카서 박사 연구팀(정신의학)은 학술저널 ‘생물학적 정신의학: 인지 신경과학 및 신경촬영’誌 17일자 최신호에 게재한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의 제목은 ‘모다피닐이 우울증에서 회복된 환자들의 일화적 기억 및 작업기억을 개선하는 데 나타낸 효과: 이중맹검법, 무작위 분류, 플라시보 대조시험’이다.

이와 관련, 대부분의 우울증 환자들은 집중력, 기억력 및 주의력 등에서 문제를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울증 환자들 가운데 적어도 절반 가량에서 객관적으로 측정이 가능한 인지기능 결함을 나타낼 정도.

더욱이 이 같은 인지기능 결함은 우울증이 회복기에 접어들었을 때도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경향이 농후한 형편이다.

이처럼 지속적인 인지기능 문제를 동반하는 환자들은 작업기능 저하 등 각종 성취도가 취약하게 나타나는 데다 증상이 재발할 위험성도 증가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우울증은 주기적으로 증상이 재발하고 수 개월 동안 지속적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우울증은 휴직 뿐 아니라 직장 내 업무효율 저하(presenteeism)를 수반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우울증을 앓은 후 직장에 복귀한 환자들은 예전과 같은 수준의 업무 성취도에 도달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가 잦은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현재 사용되고 있는 치료제들은 이처럼 우울증 환자들에게 나타나는 인지기능 결함에 대응하는 데도 별다른 효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이 통례이다.

이에 따라 인지기능 결함이 우울증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부각되고 있을 정도다.

무자퍼 카서 박사팀은 이에 ‘프로비질’이 우울증 환자들에게 수반되는 인지기능 장애를 치료하는 데 나타내는 효과를 평가하기 위한 시험을 진행했었다.

그러고 보면 ‘프로비질’은 조현병과 같은 정신질환 환자들의 인지기능을 개선하는 데 유의할 만한 효과를 나타냈음을 입증한 시험사례들이 공개되어 왔던 추세이다.

연구팀은 18~65세 사이의 성인 우울증 회복환자 총 60명을 대상으로 무작위 분류를 거쳐 각각 ‘프로비질’ 또는 플라시보를 복용토록 한 후 기억력, 주의력 및 계획수립 소임 수행능력을 평가하기 위한 전산화(電算化) 테스트를 진행했다.

그 결과 ‘프로비질’을 복용한 그룹의 기억력 기능이 플라시보 대조群에 비해 향상되었음이 눈에 띄었다.

특히 ‘프로비질’을 복용한 그룹은 일상생활을 수행하는 데 중요한 일화적(逸話的) 기억과 작업기억에서 괄목할 만한 개선이 나타나 주목됐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바바라 사하키언 교수는 “예를 들면 사람들은 집에서 어디에 열쇠를 두고 왔는지 또는 자동차를 어느 곳에 주차했는지를 기억할 때 일화적 기억을 사용하고, 작업기억의 경우 새로운 전화번호를 필기하면서 외우는 연습을 할 때 사용한다”며 차이점을 설명했다.

실제로 이번 시험에서 ‘프로비질’을 복용한 그룹은 플라시보 대조群에 비해 시행착오 횟수가 적게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한 예로 수많은 상자를 일정한 패턴으로 배열한 후 장소를 기억토록 하는 임무를 부여했을 때 ‘프로비질’을 복용한 그룹의 착오건수가 플라시보 대조群에 비해 절반 이하로 나타났을 정도라는 것이다.

카서 박사는 이 같은 연구결과가 매우 고무적인 것이라고 단언했다.

일반개원의 뿐 아니라 정신과의사들도 우울증 환자들로부터 집중력이나 기억력에 문제가 나타났다는 불평을 자주 듣곤 하는데, 지금까지 의사들은 여기에 충분히 대응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는 것.

이번에 도출된 결과를 보면 ‘프로비질’이 우울증 환자들에게서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인지기능 문제를 억제하는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카서 박사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다만 이번 연구에서 도출된 결과가 장기간에 걸쳐 이루어질 후속연구에서도 동등하게 나타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점을 샤하키언 교수는 짚고 넘어갔다.

“이 약물이 우울증 환자들의 작업기능을 성공적으로 회복시킬 수 있도록 할 것인지를 관찰하기 위한 후속 장기시험이 필요해 보입니다.”

전체댓글 0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