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개인별 맞춤 항우울제 선택 가능해진다”
아동기 트라우마ㆍMRI 뇌 검사 병행으로 시행착오 배제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6-10-13 13:53   

현재 우울증 환자들은 처음 선택한 약물로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을 경우 도움이 될 만한 다른 항우울제를 찾을 수 있을 때까지 평균 2~3년에 걸친 시행착오기를 거치고 있는 형편이다.

이 때문에 피고용자 1인당 연간 최대 1만4,000달러 수준의 생산성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MRI를 사용한 뇌 검사, 그리고 학대 또는 따돌림 등 성장기에 직면했던 정신적 외상(trauma) 경험을 참조해 개별환자들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항우울제가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인지를 사전에 80% 정도까지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을 것이라는 요지의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되고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학 의대의 린 M. 윌리암스 교수 및 안드레아 N. 골드스타인-피에카르스키 박사 연구팀(정신의학‧행동과학)은 ‘미국 국립과학아카데미 회보’ 온라인판에 10일 게재한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의 제목은 ‘어린 시절 직면했던 스트레스로 인해 조정된 편도체의 작용이 항우울제들의 증상 회복을 예측케 하는 생물행동학적 표적의 하나로서 행하는 역할’이다.

윌리암스 교수는 “교차검증 기술을 적용해 확고하게 검증한 만큼 이번에 도출된 결과는 매우 고무적인 것”이라고 자평했다.

현재는 약효를 사전에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는 탓에 환자별로 최적의 항우울제를 찾기까지 시행착오 과정을 거칠 수 밖에 없고, 일부 환자들의 경우 이 과정을 거치는 데 수 년의 시일이 소요되는 까닭에 우울증이 각종 장애를 수반하는 주요한 원인으로 자리매김되고 있는 형편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윌리암스 교수팀은 80명의 우울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기능성 MRI를 사용해 뇌 검사를 진행하면서 행복감에 젖은 얼굴 또는 공포감에 질린 얼굴의 이미지를 보여주고 각 이미지들이 피험자들에게서 편도체(扁桃體)를 포함한 뇌 회로의 작용을 촉발시키는 데 미친 영향을 면밀히 분석하는 방식의 연구를 진행했었다.

연구는 피험자들이 ‘졸로푸트’(설트라린), ‘렉사프로’(에스시탈로프람) 및 ‘이팩사’(벤라팍신) 등 3개 다빈도 항우울제들을 8주에 걸쳐 복용하기 전‧후의 시점에서 반복됐다. 피험자들은 아울러 학대, 따돌림, 가족 내 갈등, 질병 또는 주변인물의 사망, 자연재해 등 18세 이전에 경험했던 스트레스 내역을 파악하기 위한 19개 항목의 설문조사에 응했다.

그리고 이로부터 도출된 내용들을 분석한 결과 개별환자들이 8주 후 항우울제들에 어떤 반응을 나타낼 것인지를 상당히 정확하게 예측해 낼 수 있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즉, 예측 모델링이라 불리는 통계분석법을 사용한 결과 아동기에 심한 정신적 외상에 노출되었던 피험자들 가운데 뇌내 편도체가 행복한 얼굴 이미지에 반응한 이들의 경우 항우울제 복용을 통한 증상 회복이 괄목할 만한 수준으로 나타났다는 것.

반면 편도체가 행목한 얼굴 이미지에 나타낸 반응이 미미했던 피험자들의 경우에는 항우울제 복용에 따른 증상 회복 또한 그다지 눈에 띄지 못했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윌리암스 교수는 이 같은 연구결과가 우울증 환자 개인별로 맞춤 치료제(tailor treatment)를 선택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시험을 진행한 골드스타인-피에카르스키 박사는 “아동기에 입은 정신적 외상이 이후로 편도체의 구조와 기능에 변화를 수반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아동기에 스트레스에 노출되었던 이들의 경우 뇌내 편도체가 개별 항우울제들에 상이한 반응을 나타낼 것이라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한 예로 보호자로부터 학대를 경험했던 사람들은 미래에 같은 성격의 경험을 피하기 위해 좀 더 예민해져야 하고, 부정적‧긍정적 정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어야 한다는 점을 체득하게 된다는 것.

이에 따라 편도체가 각종 감정들에 대해 고도의 민감성을 나타내게 되는 것이라고 골드스타인-피에카르스키 박사는 단언했다.

그는 또 이번 연구가 기능성 MRI를 사용해 갖가지 감정에 반응하는 뇌 회로망을 검사해 아동기의 정신적 외상이 뇌에 미치는 영향을 계량화한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윌리암스 교수는 “기능성 MRI 검사에서 행복한 얼굴에 주목할 만한 반응을 나타낸 피험자들의 경우 항우울제 복용을 통해 증상 회복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지만,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 피험자들은 항우울제보다 심리치료 등 다른 방법을 먼저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아동기에 입은 정신적 외상을 체크하고, 5분 정도가 소요되는 MRI 뇌 검사를 진행하면 개별환자들에게 최적의 항우울제를 처방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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