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 ‘셀프처방’ 만연 여전..혼자서도 잘해요?
친구ㆍ지인에게 받았거나 과거 사용 후 잔량 복용 다반사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6-07-13 05:17   수정 2016.07.13 06:59

항생제를 사용할 때 이른바 셀프처방(self-prescribing)이 여전히 만연해 있음이 새삼 재확인됐다.

400명의 성인 코호트 그룹을 대상으로 최근 12개월 동안 처방전 없이 항생제를 사용한 경험이 있는지를 물은 결과 5%가 “그렇다”고 답한 것으로 조사되었기 때문.

심지어 25%는 앞으로 항생제를 사용할 때 의사와 상담하지 않고 사용할 것이라고 답해 항생제 내성 문제를 감안할 때 아연실색케 했다.

미국 텍사스州 휴스턴에 소재한 베일러 의과대학의 라리사 그리고리안 박사 연구팀(가정의학‧지역의학)은 미국 미생물학회(ASM)가 발간하는 학술저널 ‘항균제와 화학요법제’ 온라인판에 11일 게재한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의 제목은 ‘미국 내 1차 의료에서 처방전 없는 항균제 사용실태: 행동증거’이다.

그리고리안 박사팀은 텍사스州 휴스턴 일대의 가정의학 의원에 내원한 사회경제적‧인종적으로 다양한 성인환자들 가운데 무작위 샘플을 확보해 설문조사를 진행했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14%의 환자들이 평소 가정 내에 각종 항생제를 구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처방전 없이 사용한 항생제들 가운데 40%가 미국 내 점포 또는 약국에서, 24%는 미국 이외의 장소에서 구입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20%의 항생제는 친구 또는 주변의 지인들로부터 건네받아 복용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예전에 처방받았다가 남은 것을 복용한 경우도 12%에 달했다. 심지어 환자들이 복용한 항생제 가운데 4%는 동물병원에서 구입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환자들이 평소 가정 내에 구비하고 있다고 밝힌 항생제 가운데 74%가 이전에 처방받아 복용한 후 남은 케이스였던 것으로 집계됐다.

그리고리안 박사는 “환자들이 항생제로 자가치료를 진행하는 경우가 가장 많은 증상들이 인후염, 콧물 또는 기침 등인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들은 항생제 없이 치료하는 것이 오히려 결과가 더 좋은 증상들”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항생제로 자가치료를 진행하는 비율은 인종이나 민족에 따라 대동소이하게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처방전 없이 항생제를 사용할 것이라고 답했던 환자들 가운데 60%가 공립 의료기관(public clinics)에 내원했다가 조사대상자로 충원된 이들이었던 데다 이들은 평소 의료수혜 소외그룹에 속하는 이들이었다고 그리고리안 박사는 문제를 언급했다.

44%가 연간수입이 20,000달러를 밑도는 것으로 분석되었을 정도라는 것이다.

이 같은 조사결과는 평소에 주로 공공의료기관을 이용하고, 교육수준이 낮으면서 젊은층에 속하는 환자들이 처방전 없이 항생제를 사용하는 주요그룹이라는 사실을 방증한다고 그리고리안 박사는 피력했다.

또한 이른바 셀프처방의 주요동기 가운데 하나가 약제비 및 본인부담금(copays) 절감임을 이번 조사결과가 시사하고 있다며 공립 의료기관의 본인부담금조차 최대 70달러 이상에 달하고 있는 현실을 상기시켰다.

그리고리안 박사는 “이번 조사결과를 보면 불법임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 전신용 항생제들의 OTC 조제(dispensation)가 만연해 있는 실태를 짐작케 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 같은 현실은 항생제가 중증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음을 상기할 때 좌시할 수 없는 것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항생제 오‧남용과 부적절한 사용이 내성을 키워 개별환자 뿐 아니라 공공건강 전체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이라는 것.

그리고리안 박사는 이 대목에서 질병관리센터(CDC)의 통계를 인용하면서 매년 최소한 200만명이 항생제 내성균에 감염되고 있는 데다 2만3,000여명이 이로 인해 사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른바 셀프진단 및 셀프처방을 거쳐 사용되는 항생제들은 많은 경우 바이러스에 의해 유발되는 상기도 감염증에 사용되고 있어 실제로는 항생제 복용이 불필요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결국 잘못된 항생제 사용으로 내성만 키우고 있는 셈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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