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가장 빈도높게 처방되고 있는 데다 가격이 저렴한 항당뇨제인 메트포르민을 1형 당뇨병 예방에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인지 여부를 평가하기 위한 임상시험이 영국에서 착수됐다.
엑시터대학 의대의 테렌스 윌킨 교수 연구팀은 던디대학과 영국 국가의료제도(NHS) 테이사이드 지역 지부 등으로부터 지원을 받아 스코틀랜드 던디에 소재한 나인웰스병원에서 지난 19일 시험에 착수했다.
이 임상시험의 명칭은 ‘adAPT 시험’(The autoimmune diabetes Accelerator Prevention Trial)이다. 국제적인 1형 당뇨병 연구지원단체로 잘 알려진 미국 뉴욕 소재 JDRF(the Juvenile Diabetes Research Foundation)는 이 임상시험에 일차적으로 170만 달러의 비용을 지원했다.
임상시험은 우선 스코틀랜드에서 1형 당뇨병 환자가 있는 6,400가정 전체를 대상으로 진행한 후 영국 전체 대상가정으로 시험범위를 확대한다는 것이 윌킨 교수팀의 복안이다.
윌킨 교수팀에 따르면 시험은 형제‧자매 가운데 1형 당뇨병 환자가 있는 5~16세 사이의 소아들을 대상으로 혈액검사를 진행해 발병 위험성이 높은 것으로 판정되었을 경우 피험자로 등록시켜 메트포르민을 복용토록 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게 된다.
이 시험으로부터 성공적인 결과가 도출되었을 경우 연구팀은 대규모 후속시험을 진행해 최근 40여년 동안 1형 당뇨병 유병률이 5배나 치솟은 이유를 규명하고, 1형 당뇨병을 예방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지금까지는 많은 연구팀들이 1형 당뇨병을 면역계의 결함으로 인해 발생하는 자가면역성 질환의 일종으로 가정한 후 관련연구를 진행해 왔다. 면역계에 나타난 결함이 췌장 내부에서 인슐린을 생성하는 베타세포들을 공격해 파괴시킨다는 추정에 근거를 두었던 것.
이에 따라 그 동안 관련 임상시험 사례들은 면역계를 억제하는 약물을 복용토록 하는 방식으로 베타세포가 공격받지 않도록 하는 데 주안점이 두어져 왔지만, 지금까지 도출된 연구결과들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형편이다.
윌킨 교수팀이 제시한 가정은 결함이 나타난 베타세포들에 대한 반응으로 자가면역성이 확립된다는 요지로 정립된 것이다. 환경적인 요인들로부터 과도한 스트레스에 직면한 베타세포들이 면역계에 일종의 점등 스위치 역할을 하는 신호를 보내게 된다는 것.
‘adAPT 시험’은 베타세포들을 스트레스로부터 보호하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약물인 메트포르민이 면역계로 하여금 스스로를 파괴하지 않도록 제어할 수 있는지에 알아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윌킨 교수는 “지금까지 1형 당뇨병을 예방하는 대안이 존재하지 못했고, 이로 인해 1형 당뇨병 환자들은 연령에 상관없이 충분치 못한 인슐린으로 인한 문제들에 직면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베타세포들이 소실되더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슐린이 충분한 수준으로 생성되지만, 1형 당뇨병 환자들의 경우 이른 연령대에 베타세포들의 손실이 가속화되어 발병으로 귀결되고 있는 형편이라는 말로 윌킨 교수는 이번 시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 1형 당뇨병은 매년 세계 각국에서 80,000여명의 소아들에게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소아 1형 당뇨병을 예방할 수 있는 치료대안이 존재하지 않는 까닭에 환자들은 엄격한 식생활 조절과 함께 평생토록 매일 수 차례의 인슐린 주사를 투여받아야 하는 고통을 감수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윌킨 교수에 따르면 이번 시험의 피험자들은 무작위 분류를 거쳐 4개월 동안 각각 메트포르민 또는 플라시보를 복용토록 하면서 이 기간 중 3회에 걸쳐 대사계와 면역계가 나타내는 반응을 체크하는 검사를 받게 된다.
연구팀은 1단계 시험에서 안전성과 시험설계案의 유효성, 메트포르민 복용을 통해 베타세포들에 대한 스트레스 감소 여부 등을 평가해 다음 단계의 시험에 참여할 피험자들을 가려낸다는 방침이다. 메트포르민이 베타세포들의 스트레스를 효과적으로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고 평가되면 추려낸 피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 2상 시험에 돌입하겠다는 것.
윌킨 교수는 “환경적인 요인들이 과도한 작용과 스트레스를 통해 베타세포들의 손실을 가속화시키는 것으로 사료된다”며 “이로 인해 이른 연령대에서부터 1형 당뇨병의 유발률을 끌어올린 것이라 추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무엇보다 ‘adAPT 시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경우 메트포르민이 비용효율적일 뿐 아니라 위험성이 높은 소아들을 위한 1형 당뇨병 예방대안으로 신속하게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윌킨 교수는 기대감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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