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마 카마 카마 카멜레온(Karma chameleon)♬
광대버섯은 특유의 붉은색 버섯갓(우산 모양으로 덮인 부분)으로 인해 버섯류의 다양한 색채를 대표하는 종 가운데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버섯이 다양한 색채를 나타내는 이유는 아직까지 상당부분 신비의 베일에 싸여 있는 것이 현실이다. 기껏해야 색채가 화려할수록 식용으로는 부적합할 가능성이 높다는 속설 정도가 사람들이 버섯의 색채와 관련해 알고 있는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이와 관련, 독일 뮌헨공과대학 및 바바리아주(州) 국립산림공원 공동연구팀이 과학저널 ‘네이처’誌의 자매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誌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퍼즐의 한 조각을 맞혀 눈길을 잡아끌고 있다.
지난달 28일 온라인판에 게재된 ‘한랭기후에서 짙은 색채를 나타낸 유럽의 버섯군락’이 그것이다. 이 논문은 프란쯔 크라 연구원이 박사학위 논문으로 뮌헨공대에 제출한 것이기도 했다.
뮌헨공대에 재직 중인 균류학자 클라우스 베슬러 박사의 지도로 작성된 논문에 따르면 자연에서 나타나는 특유의 색채와 무늬는 어떤 목적이 있는 것이 통례이다.
예를 들면 붉은 도롱뇽의 화려한 무늬는 자신이 독을 품고 있음을 적에게 전하기 위함이라는 것. 빨간앵두의 경우 새들에게 먹혀 씨를 퍼뜨리기 위해 돋보이는 색채를 띄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는 설명이다.
카멜레온과 같은 동물들은 포식자의 눈에 띄지 않도록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위장색을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연구팀은 기후가 색채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곤충이나 파충류들이 날씨가 추울수록 짙은 색채를 나타낸다는 팩트를 간과하지 않았던 것.
냉혈성 동물들의 경우에는 체온을 조절하기 위해 주위의 온도에 의존하는 경우이다. 짙은 색채 덕분에 주위로부터 열을 빠르게 흡수할 수 있게 한다는 의미이다.
크라 연구원과 베슬러 박사는 동일한 메커니즘이 버섯류에도 적용될 것으로 추정했다.
게다가 버섯은 생식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태양 에너지까지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연구팀은 방대한 양의 자료를 면밀하게 조사했다. 유럽 전역에 분포하는 총 3,054종의 버섯에 관한 자료를 분석했던 것.
이 과정에서 연구팀은 각종 버섯을 나타내는 색채의 명도에 따라 분류한 후 서식지의 기후와 상관관계를 따져봤다.
그 결과 연구팀은 예상했던 대로 버섯의 색채와 기후 사이에 명확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었다. 한랭기후에서 서식하는 버섯일수록 짙은 색채를 띄었다는 것.
아울러 계절에 따라 버섯의 색채에 변화가 수반되었으며, 죽은 식물을 분해하는 버섯들이 여름철보다 봄철과 가을철에 훨씬 짙은 색채를 나타낸다는 사실을 관찰할 수 있었다.
크라 연구원은 “물론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는 말로 버섯 특유의 색채에 대해 포괄적인 규명이 이루어질 수 있기 위해서는 후속연구가 뒤따라야 할 것임을 언급했다.
구체적인 예를 들면 나무에 공생하는 버섯은 계절에 따른 색채의 영향이 관찰되지 않는다거나, 버섯 또한 위장색과 무관치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버섯의 짙은 색채가 생식능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보다 많은 연구가 진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