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만 합의, 세부내용 나라마다 다를 수 있어”
뷰티경영포럼 ‘나고야의정서와 화장품’
윤경미 기자 yoonkm1046@beautynury.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7-09-28 17:06   수정 2017.09.28 22:31

지난 8월 17일, 한국에 나고야의정서가 발효됐다. 생물자원을 활용하며 발생하는 이익을 ‘공유’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이 조약의 시행에 바이오 산업 전체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화장품 업계 역시 발 빠르게 대응에 나섰다.

대한화장품협회와 한국바이오협회는 공동으로 ‘나고야의정서 대응 세미나’를 개최하는 한편 ‘나고야의정서 대응 TF팀’을 출범시켰다. TF팀에는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코스맥스, 한국콜마 등 16개 기업이 참여한 가운데 업계가 함께 대응할 수 있는 협상 전략을 수립한다는 방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각의 기업들이 당장 마주하게 될 ‘나고야의정서’ 관련 실무에는 어려움이 많은 것이 사실.

9월 27일 서울 팔래스 강남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개최된 ‘2017 뷰티경영포럼’에서는 국립생물자원관 생물자원활용부 김동구 부장이 ‘나고야의정서와 화장품’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뷰티누리가 주최하고 한국콜마가 후원한 이번 포럼은 업계의 고충을 나누고 정부와 기업이 협력해 국제 대응체계를 갖추기 위한 논의의 장으로 마련됐다.

9월 현재 나고야의정서는 101개 국가가 비준했고, 11월 발효를 앞둔 짐바브웨를 제외한 100개국이 당사국으로 자리하고 있다. 의정서의 취지는 각 국가의 유전자원을 ‘공정’하고 ‘공평’하게 공유하는 데 있다.

때문에 당사국은 관할 지역 내에서 사용되는 유전자원에 대해 제공국의 절차를 따르도록 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유전자원 접근 시에는 사전통고승인(PIC, Prior Informed Consent)이 필요하며, 이용 시 발생하는 이익에 대해서는 상호합의조건(MAT, Mutually Agreed Terms)에 따라 제공자와 공유할 의무가 있다.

여기서 우리 화장품 기업은 많은 의문을 갖는다. 먼저 나고야의정서의 적용 대상이 되는 ‘유전자원’과 이와 관련된 ‘전통지식’을 어느 정도까지로 규정해야 할지부터 논의가 필요하다.

생물자원을 ‘이용하려는 자’ 역시 이해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 부분에서는 원료 수입상과 제조사, 둘 중 어느 주체에 의무가 부과되는지 여부가 달라질 수 있어 특히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외에도 로열티를 지불하고 수입한 식물을 대량 재배하는 경우, 단순 도정만 거친 원료를 제품에 사용하는 경우 등 분쟁 발생 상황이 산적해있다.

이에 대해 김동구 부장은 “나고야의정서의 당사국은 자국의 이용자가 생물자원 사용절차를 준수했는지 확인해야 할 의무가 있다. 때문에 우리나라 정부 역시 관련 법을 제정해 관리할 수 밖에 없다”면서도 “아직 각 조항이 구체화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1년의 유예기간을 설정, 정부와 기업간 충분한 논의를 통해 효과적인 가이드라인을 세우고자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앞선 질문들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생물자원을 이용하고자 하는 국가의 개별법’을 꼼꼼히 확인하는 방법이 최선이라는 답이 이어졌다. 인도는 나고야의정서 관련 구체적인 법률을 수립한 대표적인 나라다.

이용 정도에 따라 이익공유 비율을 분명히 명시했고,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의무준수 인증서 역시 75건 등록한 바 있다. 반면 중국은 일반적인 국제 규범보다 자국의 법률을 훨씬 강하게 조성한 국가 중 하나다. 점유자와 이익공유 외에도 이익의 0.5%에서 많게는 10%까지 기금에 납부할 의무가 있다.

나고야의정서와 관련해 최근의 분쟁사례로는 페루의 ‘마카’가 대표적이다. 마카는 안데스 고지대에 자생하는 약용식물이다. 지난 2013년 마카 열풍이 분 중국은 윈난성에서 이 식물을 직접 재배하기 시작했다.

값싼 중국산 마카가 시장에 유통되다보니 페루산 마카는 경쟁력을 잃게 됐고, 페루 정부는 국가 반생물해적행위 위원회를 설립해 자국의 유전자원과 관련된 특허 조사에 착수했다. 이때 우리나라 역시 여러 지자체에서 마카를 재배 및 상품화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분쟁이 비단 국가와 국가간에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브라질 과라니족이 천연 감미료로 사용해왔던 ‘스테비아 잎’은 설탕의 300배에 달하는 감미 효과를 지니고 있다.

코카콜라는 원료를 합성한 경우 이익 공유 대상에서 제외된다며 스테비아 잎을 활용해 ‘코카콜라 라이프’를 출시했다.

이후 다국적 기업의 스테비아 잎 사용이 증가했고, 과라니족의 전통 자원은 경쟁력이 낮아질 수 밖에 없었다. 이에 비영리 소비자 단체 ‘섬오브어스(Sumofus)’ 등이 코카콜라의 생물해적행위를 비판한 탄원서를 마련한 바 있다.

김동구 부장은 “이처럼 현재 국가간의 분쟁 뿐만 아니라 원주민, 부족과의 분쟁까지 발생하고 있어 접근이 더욱 까다롭다”며 “분쟁이 발생했을 경우 대부분의 기업이 소송을 1차적으로 고려하는데, FTA에서와 같이 소송이 아닌 방식으로 구제할 수 있는 다른 대안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도 국립생물자원관은 사전에 미리 분쟁을 방지할 수 있도록 ‘유전자원정보관리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해외 유전자원 이용자 지원을 담당하고 있는 만큼, 기업이 이용을 원하는 국가의 생물자원과 관련해 직접 해당국에 문의 진행까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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