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불공정행위 '진실공방'
피해대리점주협 주장, 아모레퍼시픽 불인정···대화는 계속
안용찬 기자 aura3@beautynury.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3-07-31 13:59   

지난 25일 오전. 서울 청계천로 아모레퍼시픽 임시 본사(시그니처타워) 정문 주위에는 아모레퍼시픽 직원, 보안 관계자들이 서성였다. 아모레퍼시픽 방문판매 대리점을 운영했던 백발이 성성한 노인, 피켓을 든 중년, 삭발한 청년도 모였다. 빌딩 주변에서는 뿌연 담배 연기가 피어올랐다.
 
잠시 후, 아모레퍼시픽 본사 13층 회의실. 아모레퍼시픽 권영소 부사장 등 4명의 임원진과 정의당 김제남 의원, 피해대리점주협의회 대표 등 6명이 회의 테이블을 가운데 두고 마주 앉았다. 기자들의 카메라 셔터소리만 크게 들렸다.

이날 면담은 정의당 중소상공인자영업자위원회(위원장 김제남 국회의원)가 아모레퍼시픽 본사 앞에서 ‘아모레퍼시픽 방문판매 특약점 문제 해결을 위한 기자회견’을 연 뒤 아모레퍼시픽 임원들과 처음 만난 자리다.

본회의에 앞서 김제남 의원은 “21명이 모인 피해대리점주협의회의 사례는 빙산의 일각이라고 듣고 있다. 그동안 아모레퍼시픽에서 (불공정행위, 밀어내기, 분할 등에 대해) 인정하지 않고 그런일이 없었다는 반응을 보여 실망을 금할 수 없었다. 늦게 나마 대화의 장을 열게 되었는데, 이제 시작이다. 회사가 위기를 모면하는 제스처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책임있는 답변이 되기를 바란다. 대표적 화장품기업인 아모레퍼시픽이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면 좋은 모델이 될 수 있다. 솔직하고 진정을 다하는 대화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권영소 부사장은 “오늘 이 자리가 매우 뜻깊고 의미있는 자리라고 생각한다. 잘 듣고 성실히 대화에 임하도록 하겠다”고 짧게 답했다.

이날 본회의에 앞서 기자들에게 5분 가량의 사진촬영 시간이 주어졌고, 모두 발언 이후 1시간 20분여 간 비공개로 진행됐다.


오후 1시 13분. 첫 번째 공식 회의를 마친 아모레퍼시픽 임원들의 얼굴은 굳은 표정이었다.

피해대리점주협의회, 정의당 관계자들의 표정 역시 어두웠다.

정의당이 내놓은 보도자료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 피해대리점주협의회는 아모레퍼시픽 측에 일방적 계약 해지와 불공정거래에 대한 사과 및 재발방지 약속, 상생협약 등을 담은 요구 서한을 전달하고 회사측의 답변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또 “아모레퍼시픽 측에선 이러한 사태가 벌어진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피해자 분들과의 대화를 원한다는 의례적인 답변만 했을 뿐 일방적 계약 해지 및 밀어내기 등의 불공정 거래에 대해 직접적인 인정을 하지 않았고 피해자들에 대한 사과 역시 거부했다”고 밝혔다. 

면담 직후 김제남 의원은 “아모레퍼시픽은 불공정거래, 분할, 계약해지, 밀어내기 관행을 인정하지 않았다. 임원들은 이 문제가 사회에 알려지고 국민들로부터 지탄을 받은 지 한 달이 넘어감에도 불구하고 정확한 실태 파악을 하지 않고 나왔다. 대단히 유감스럽다. 서경배 회장 직속으로 이 문제에 대한 실태 파악을 요구했고, 책임 있는 인정과 사과, 그리고 재발방지 대책을 전제로 제2, 제3의 대화를 이어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회의장 밖에서 기다리던 아모레퍼시픽의 한 관계자는 “(피해대리점주협의회 등의 주장은) 오해와 사실 왜곡”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서금성 피해대리점주협의회장은 “(대리점이) 자리를 잡으면 사원을 빼갔고, 칼질을 당했다”면서 “지금까지 알려진 사례는 10분의 1에 불과하다”고 항변했다.

이어 피해대리점주협의회는 아모레퍼시픽에 대해 △영업사원들이 불법부당하게 영업행위를 한 사실을 즉각 인정하고 억울하게 피해입은 특약점(대리점)주들에게 즉각 사과(보도) △불법부당하게 영업거래를 해지(박탈)시켜서 입힌 특약점(대리점)의 영업상 손해액을 산정하고 즉각 배상 △잘 육성된 특약점(대리점)을 회사 성장을 위하여 강제 분할 또는 합병하여 직영화하거나 매도한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 △영업사원들이 특약점(대리점)주에게 폭언, 폭설을 일삼고 감시행위로 인해 특약점주의 인권을 유린하고 모독한 사실을 인정하고 즉각 정신적인 피해를 보상 △현재 특약점(대리점)의 확실한 영업권과 생존권을 보장하고, 방판 문화개선을 시행 등 5가지 요구사항을 밝혔다.

기자 회견에는 아모레퍼시픽 피해 대리점주와 경제민주화운동본부, 전국 ‘을’살리기비대위, 전국대리점협의회(준),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단체, 상인단체 등이 참석했다.

이날 회의를 마친 후, 점심 시간을 놓친 아모레퍼시픽 임직원과 피해대리점주협의회 관계자는 서로 다른 방향으로 총총히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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