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진화의 '시나리오'는 어디로 향하나?
지난달 처음 나온 오미크론, 병원성 심각 또는 미미해도 최악의 시나리오 가능성 여전
김상은 기자 kims@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1-12-16 06:00   수정 2021.12.19 10:34
오미크론 변이의 출현이 코로나19 진화의 마지막이 될까? 아니면 또다른 시작이 될까?

최근 발견된 코로나19 변이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이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달 24일 남아프리카 공화국이었다. 그 후 오미크론은 이집트, 나이지리아, 말라위, 나미비아, 스코틀랜드까지 거슬러 올라가 전 세계로 빠르게 번져 나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남아공에서 오미크론이 발견 후 이틀 만에 ‘우려 변종’으로 지정하고 오미크론(Omicron)으로 명명했다. 오미크론은 발견된 지난달 24일부터 전 세계에 들불처럼 번져가면서 곧 델타 변종을 대체하며 전 세계적으로 지배적인 변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미국의 경우 질병예방통제센터(CDC)에 의하면 오미크론 감염 환자 비율이 전체 환자 수의 0.4%에서 2.9%로 일주일 만에 7배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고, 이는 이전 델타 변이의 전파속도보다 훨씬 빠른 속도를 보이고 있다. 미국 CDC 로첼 월렌스키 국장은 “오미크론이 뉴욕이나 뉴저지 등 일부 지역에서 더 높지만 36개 주에 퍼진 상황”이라며 “미국 전체 코로나19 감염 환자의 3%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파이크 단백질 30개 넘게 변형…강력한 지역감염 우려

확산세가 거세지고 있지만 여전히 오미크론 변종의 기원은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오미크론에 대한 WHO의 최초 보고서에 따르면 오미크론은 남아공에서 확진되기 이전 지난달 9일 채취한 시료에서 B.1.1.529으로 처음 발견됐으며 코로나19 백신을 설계한 스파이크 단백질 모델에 비해 심한 구조적 변이를 보인다는 특징이 보고됐다. 

지난달 26일 네이처(Nature)지에 Flora Graham는 기고를 통해"이 변종은 30개 이상의 스파이크 단백질의 변형이 관찰되며 이는 감염성 증가와 감염 차단 항체를 피할 수 있는 능력과 연관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오미크론의 전염율이 높아진다는 것은 지금까지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은 사람들에게까지 이전 변이보다 강도 높게 감염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까지 오미크론은 델타 변종보다 25-50% 더 투과될 수 있다고 추정되고 있다. 오미크론의 높은 감염률은 두 가지 발전 가능성이 있다. 대규모 감염 상황으로 이어지지 않는 경증의 예후에서 그치거나 또는 폭발적으로 감염이 증가하는 결과로 이전보다 더 높은 중증도 이상 환자의 입원과 사망까지 몰고 올 수 있다.

코로나19 변이가 잇따라 속출하고 있지만 위협적인 상황은 아니라는 지적이 있다.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유병욱 교수는 “바이러스는 본인의 자손을 퍼트리기 위한 전략으로 증상은 조금씩 약해지고 전파력이 강해지는 방식을 취한다. 신종플루란 이름으로 한때 맹위를 떨쳤던 H1N1은 시간이 지나며 치명율이 높지 않은 대신 길게 살아 남아 지속적인 변이를 일으키며 아직까지도 일반 계절성 독감으로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오미크론 변종이 꼭 치명율이 낮아지는 방향으로 진행되리라 낙관할 수만은 없다. 홍콩대(HKUMed) LKS 의대 교수인 Michael Chan Chi-wai 박사는 오미크론이 더 많은 사람들을 감염시킴으로써 비록 바이러스 자체가 덜 치명적일지라도 더 심각한 합병증과 사망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한다.

▶오미크론 병원성 '심각' 또는 '미미'…둘다 바람직한 시나리오 아닐 수도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입원이나 사망은 의료체계에 심각한 지장을 준다. 현재 국내 코로나19 환자들의 병상 대기 중 사망 외에 각종 방역 지표도 모두 위험한 수준이다. 수도권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최근 3일간 86.4%에 이르면서 이미 과부화 수준을 넘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단계적 일상회복 이후 45일간 코로나19로 사망한 사람은 총 1627명으로 집계됐다. 최근 지속적으로 일일 국내 확진자가 7~8천명을 웃돌며 지금까지 총 17만 2789명이 일상회복 이후에 코로나19에 확진됐다. 재원중인 위중증 환자는 989명으로 1000명에 육박하고 있다. 

게다가 코로나19 발발 이후 대유행 사태가 만 3년차에 접어들면서 국민들의 인내심은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백신 접종이나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지침을 지켜야 하는 국민의 노력이 오미크론의 등장에도 예전처럼 지속될 수 있을지 확신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최악의 시나리오를 꼽아보자면 전파력이 높은 오미크론이 병원성까지 앞서 발견된 변이보다 더 심하다고 판단될 경우로 중증도나 사망률이 치솟는 결과로 전개되는 것이다. 반면 오미크론의 치명율이 낮다는 연구 결과가 뒤따른다 해도 ‘위드코로나’ 발표 때보다 더 많은 확진자가 속출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는 보건방역을 주도하고 유지해야 하는 의료계 종사자들과 보건당국 시스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백신에 희망을? 노바백스, 오미크론 위한 백신 개발 선언

현재 국내 백신 접종률은 80%를 훌쩍 넘었지만 확진자수가 오히려 높아지고 있어 정부는 3차 접종에 다시금 희망을 걸고 있다. 제약 업계에서는 기존 백신을 넘어 오미크론에 맞는 백신 개발도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달 26일 미국 제약사 "노바백스(Novavax)는 오미크론 발표 직후 성명서를 내고 “오미크론으로 알려진 유전자 염기서열 B.1.1.529에 기초한 새로운 재조합 스파이크 단백질의 개발이 시작됐다”고 알렸다. 노바백스 측은 “앞으로 몇 주 내에 시험과 제조를 시작할 준비가 될 것”이라며 "최근 발생한 오미크론과 같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지속적인 진화를 해결하기 위해 긴급하게 개발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가장 최근 발표한 노바백스의 성명서(지난 2일)에서는 "우선 코로나19 변이 알파, 베타, 델타 등 앞선 사례와 같이 오미크론 변종에 대한 백신 효능을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며 덧붙여 "이미 노바백스는 오미크론 특유의 백신구조의 개발에 착수했다"고 전해 새로운 백신이 오미크론의 변이 확산을 막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체댓글 0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