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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이름은 정일영입니다. ‘정일영’이니까 ‘정10’으로 쓸 수 있죠. 그렇다고 ‘정일공’으로 읽으시진 마세요. 하하.”
“이름뿐이 아닙니다. 제 생일은 1월 2일이거든요. 그러니까 주민등록번호도 육이공‘일영이’(620102)입니다. 하나만 더, 제 약국이름도 십자(10자) 약국이예요.”
정일영 약사의 자기소개글을 보면 ‘맛깔나다’는 말이 떠오른다.
평소 약국을 찾는 고객에게 유머로 화답하는 정일영 약사가 최근 ‘실전약국경영’ 책을 출간했다. 그가 20년간 약국을 운영하면서 만난 수많은 고객과의 대화내용 중 100가지만 추려낸 책이다.
특히 주목할만한 것은 그동안 숱하게 나왔던 약국경영책과 달리 ‘어떻게 하면 고객과 친해질까, 인기 많은 약사가 될까’라는 고민을 털게 해주는 책이라는 점이다.
환자 : 여기도 아프고 저기도 아프고 어쩌구 저쩌구...한데 먹을 약 좀 주세요.
나 : 이걸 드세요.
환자 : 이 약 효과 좋아요?
나 : 예
환자 : 이 약이 효과가 좋은지 어떻게 아세요? 먹어보셨어요?
나 : 불고기가 맛있는지를 꼭 먹어봐야 아나요?
한마디로 말해, 이런 책이다.
이 책의 저자인 정일영 약사는 그동안 약국을 경영하면서 겪은 에피소드를 기록해 약사통신(대한약사통신KPCA)에 글을 올리기 시작하면서 큰 인기를 끌었던 약국가의 개그작가다.
무뚝뚝하고 과묵한 정 약사가 유머와 재치가 넘치는, 흔한 말로 ‘농담 잘하는 약사’가 된 이유? 20년 전 약국 실습을 했던 시절로 거슬러간다.
정 약사는 당시 약국의 대표약사에게 이것저것 배운 것 중 하나가 ‘환자들과 스스럼없이 대화하며 우스갯소리를 주고받는 약사상’이었다.
처음 환자를 대할 때는 온갖 걱정에다 심지어 전화소리조차 겁이 날 정도. 그러다 컴퓨터 통신을 이용해 각종 유머 게시판을 보며 기록하고 연습을 하면서 고객들에게 한마디씩 유머를 건네게 된 것이다.
정 약사는 유머에도 룰이 있다고 말한다.
“아무에게나 농담을 하면 큰일 나요. 사람도 가려가면서 해야 되요. 타이밍이나 분위기 파악을 못하면 농담을 농담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중년 고객이 있거든요.”
유머를 할 때 대체로 연세 드신 분들, 자주 찾아 스스럼없는 사이가 된 고객에게 하면 효과 만점이라는 것이다.
약사의 유머가 다른 약사들에게까지 소문난 이유는? 단연, 다른 약사들과의 공감대 때문.
“저는 제가 겪은 일이 단순히 저희 약국에서만 일어나는 줄 알았죠. 그런데 약사통신에 올린 사례를 본 약사님들과 얘기하다 보니 다 똑같이 겪고 있다는 거예요.”
이후에도 다른 사람들의 아이디어를 활용해 환자들과 주고받을 농담을 만들어내고, 같은 상황을 여러 번 겪으면서 때에 맞는 말들을 적절히 사용하고 있다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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