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익빈 부익부...약국·약사 역할 재정립 절실
약업신문, 약국경영활성화 좌담회 개최
감성균 기자 kam516@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5-08-26 10:39   수정 2005.08.29 11:07
본지는 의약분업 시행 5년을 맞으면서 갈수록 어려움이 더해가고 있는 약국가의 경영활성화를 위해 어떠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인가에 대한 비젼을 제시하고자 '약국경영 활성화 방안 모색' 좌담회를 지난 24일 개최했다.

특히 약국이 현재 처해있는 현실적 어려움에 대한 이해로부터 시작해 △일반약 등 비처방약 활성화 △약국의 효율적 경영전략 △약국고객유치 등 마케팅 방안 △ 제도 정책적 지원방안 등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를 진행했다.



이 날 좌담회에는 온누리약국체인 박종화사장(약학박사), 서울시약 박규동 의약분업 위원장, 성남 세광약국 강봉주약사, 한미약품 주외한 상무 등 각계 전문가들이 참가해 활발한 논의를 벌였다.

이날 좌담회에서 논의된 내용들을 소개한다.



△약국 빈인빅 부익부 심각…처방은 하향평준화

사회 : 의약분업 시행 5년을 맞고 있는 현재 한국의 약국들이 처해 있는 현실은 어떠한가.

강봉주 : 약국의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고 그나마 처방조제는 약국간 경쟁이 치열해지며 하향평준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약국가도 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해 분업 이전과는 달리 각종 강좌에도 관심을 기울이며 방향 모색에 적극적인 모습을 기울이고 있다.

박규동 : 분업 직후만 하더라도 사실 분업특수라는 것도 있었고 제도에 적응하느라 2∼3년 동안 정신없이 바빴다. 그러나 제도가 어느정도 안정되고 사회적으로 건강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서 환자들의 약국방문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 마케팅도 환자가 있어야 할 것 아닌가.

박종화 : 회원약국의 경영수지를 체감하는 입장에서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을 절감한다.
당장 온누리체인만 하더라도 최근 회원 경영활성화를 위한 T/F만 5개가 구성됐을 정도다.
더욱 문제는 현실의 어려움이 아니라 앞으로의 비젼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처방의존의 약국경영이 패착이다. 새로운 방향이 모색되어야 할 때다.

주외한 : 약국가의 경영을 담보해야 할 일반약 시장이 정체돼 있다. 일선 약국들이 대부분 조제위주로 운영되고 있어 일반약을 활성화할 여유가 없다는 것도 문제점이다.

△약국 역할 재정립…적극적 마인드로 고객에 부합해야

사회 : 그렇다면 비처방약을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가.

박종화 : 약국의 역할을 다시 짚어 볼 때다. GNP가 1만 5천불수준에 달하면서 생활과 건강에 대한 의식이 급격히 진보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이 같은 국민의 욕구를 충족시켜 줄 공간이 부족하다. 무조건적인 경영다각화보다 한 발 앞서 '웰빙트렌드의 허브역할'을 할 수 있는 약국을 만들고자 해야 한다. 심지어 과자까지도 고객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품목이라 판단되면 취급할 수 있어야 한다.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은 이미 Health&Beauty&Clean관련품목이 대세이며 관련용품을 약국에서 구비하고 고객의 필요를 충족시키고 있다.
HBC를 중심으로 하는 국내 건강관련 시장은 현재 1조 8천억 규모에서 앞으로 30조 이상으로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루 빨리 약국 비즈니스를 확대하는 것은 물론 국민들에게 약국을 어떻게 각인시키느냐를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

박규동 : 약국에서 흔히 푸념하는' 팔 약이 없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오히려 너무 많아 찾기가 어려울 정도다. 소극적인 마인드에서 벗어나야 한다. 글루코사민의 경우 약국에서 어영부영하는 사이 홈쇼핑에 주도권을 완전히 뺏겨버린 품목이다. 약사들이 안이하고 방관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마인드를 가지는 것은 물론 환자에게 정보제공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강봉주 : 개인적으로 처방보다 일반 매약의 비중이 3배 가까이 많다. 일선 약국에서 조금만 관심을 가진다면 비처방약의 매출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약국의 관심과 노력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화장품의 경우 약국 주력 품목으로 자리를 잡으려면 최소 6개월 이상이 소요된다. 그것도 꾸준히 노력하고 공부할 때 가능하다.
건기식도 마찬가지다. 무조건 유행만 좇을 게 아니라 환자에 대한 효과적인 약물투여를 가능하게 하는 포괄적인 연구를 통해 환자를 대해야 한다.


△OTC 판매 시스템 미비…품목개발·진열 과학화

사회 : 최근 의약품 신규허가 현황을 보면 일반약의 비중이 갈수록 줄고 있다.

주외한 : 한미약품의 경우 현실적으로 약사들이 일반약 상담을 해 줄 수 없는 점을 감안해 4년여에 걸쳐 주요품목을 출시하고 선진국형 포장형태로 제작한 데 이어 POP를 만들어 약국의 매출활성화를 돕고 있다. 소비자들이 조제대기시간동안 여러 가지 품목을 직접 보고 고를 수 있게 만든 것이다. 앞으로도 제약사들은 약사와 약국의 시공간을 절약할 수 있는 제품개발과 마케팅을 펼쳐야 할 것이다.

박종화 : OTC를 제약회사에서 개발하지 않는 것은 일반약이 약국에서 설 자리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진열 방식만 놓고 보더라도 우리나라는 대부분 약이 매대 뒷편, 약사의 등 뒤에 있다. 약사의 적극적인 노력이 없다면 팔 수가 없는 것이다. 즉 약사가 환자에게 정보전달이 용이하지 않은 현 상황이 OTC의 약국비중을 줄어들게 만드는 요인이고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현 상황으로는 약사가 일반약 판매를 위한 시간도 할애하기 어려울뿐더러 대면판매는 한계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소비자와 의약품이 직접 만날 수 있는 시공간의 개발이 필요하다.

강봉주 : 절대적으로 공감한다. 의약품 디스플레이의 효율성을 제고해 고객에게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시공간의 개발이 필요하며, 특히 약국의 특성과 규모에 맞는 기획이 절실하다.


△약사 재교육 과학화·효율화 절실…경영 교육시스템 개발도 이뤄져야

사회 : 그렇다면 약국 경영활성화를 도모하는 한편 약사의 역할을 재정립할 수 있는 최소한의 방안인 약사재교육 등의 방향은 어떻게 이뤄져야 하나.

박규동 : 한국은 약사재교육이 年 8시간에 불과하다. 대만의 경우 2년간 교육시간이 60여시간이 넘는다. 게다가 그 8시간마저 '시간 때우기' 식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허다한 것이 현실이다. 강제화된 연수교육의 필요성이 절실하다. 그리고 재교육의 강화를 단계적으로 이뤄나가 향후 4년제와 6년제 약사와의 차이도 줄여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박종화 : 강제화 된 교육도 중요하지만 효율화를 생각해야 할 듯 싶다. 미국의 경우 학술지를 우편을 통해 보내고 다시 이에 대한 시험답안을 우편을 통해 받고 있다. 또 약대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도 다양하게 제공하고 있다.
이와 함께 경영인으로서의 약사를 키워내기 위한 전문 교육시스템도 절실하다. 현재 임상교육은 많지만 제대로 된 경영교육은 전무한 실정이다. 약국경영의 중요성을 고려한다면 이에 대한 전문 교육시스템의 개발을 통해 약사의식과 약국의 모습을 바꿔나가야 한다.


△복약지도 충실은 기본…단골확보 나서야

사회 : 복약지도가 형식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강봉주 : 만성질환 상담에 대한 약사의 역할이 증대되어야 한다. 특히 병력관리를 통해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예를 들어 약국에서 당 관리는 못하지만 혈압 자가체크를 통한 약력관리, 약물부작용 체크 등의 상담은 할 수 있다. 환자와의 밀접한 관계는 특히 동네약국에서 중요하다.

박규동 : 개인적으로는 2∼3년 전에 방문했던 환자의 이름까지도 기억하고 있다. '식후 30분후에 드세요' 라는 구태한 복약지도에 앞서 환자의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약력관리를 위한 상담이 병행돼야 한다.

박종화 : 보다 많은 제품을 구비하고 효과적으로 진열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고객에게 약국이 그들의 이익을 보장하고 있고 차별화 시키고 있다는 노력을 전달해야 한다. 이름을 기억하고 환자의 DB를 활용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며 이는 개인형 약국이 활성화 될 수 있는 핵심이다.


△일반약 가격경쟁 불가피…블루오션 품목을 만들자

사회 : 약국가의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들어가보자. 최근 일반약 가격경쟁으로 인해 각 급 약사회에서 제값받기 운동을 전개하는 등 심각한 상황인데.

강봉주 : 풀 수 없는 난제다. 모두들 약사 신뢰확보를 위해 필요한 부분인 것을 공감하지만 정작 현실에 직면하면 달라진다. 자정노력이 요구될 뿐이라고 말하고 싶다.

박종화 : 시장체제하에서 특정 가격을 지키자는 제한은 의미가 없다. 현 상황도 그렇지만 시장원리 하에서 제 값지키기는 불가능하다. 차라리 경쟁이 되는 품목은 시장원리에 맡기고 소위 '블루오션', 경쟁을 피하는 자신만의 특화품목을 개발하는 마케팅이 필요할 듯 하다.


△소포장 의무화 등 재고약 해결 돼야

사회 : 약국가의 가장 큰 난제 중 하나는 재고약 문제다. 해결방안은.

박규동 : 의약분업이 낳은 가장 큰 문제점이다. 제약사와 개국가가 동시에 애로를 겪는 부분이다. 대승적인 차원에서 재고약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의 일환으로 소포장 의무화, 성분명 처방, 대체조제 활성화와 같은 제도적인 지원과 이에 대한 정부의 의지와 의사들의 도움이 절실하다.

강봉주 : 많이 개선되긴 했지만 덕용포장을 고수하는 제약사들이 여전히 있다. 제약사에서 해결의지를 보여주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주외한 : 우선 모든 의약품에 대한 바코드화가 이뤄져야 하고 약국에도 POS시스템 등 선진관리시스템이 완비되어야 할 것이다. 약국의 선진화는 경영 효율화 뿐 아니라 신뢰강화에도 일조할 것이다.


△약사감시 효율화 등 제도적인 지원 필요

사회 : 약국경영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인 지원책은 무엇이 있나.

박규동 : 앞서 얘기한 성분명 처방 등은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이와 함께 약국을 힘들게 하는 요소가 난무하는 약사감시다. 정부, 경찰, 식약청, 보건소 등 감시기관이 너무 많다.
또 자율지도를 진행해 보면 약사들이 몰라서 단속에 적발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실제로 의약품 진열, 차등수가제 등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약국의 경우 약사회 내부적인 노력을 통해 개선해 나가야 하며 이에 대한 당국의 배려도 요구된다.

박종화 : 의약품 진열만 하더라도 정부의 제제가 지나친 면이 있다. 일반약과 건기식을 왜 같이 진열하면 안되는가. 기능식품에는 그에 대한 표시가 뚜렷히 기재돼 있다. 진열돼 있는 의약품과 기능식품을 혼돈할 만큼 소비자들은 어리석지 않다. 그런 지나친 제제로 인해 그나마 인력이 부족한 동네약국의 약사들은 기본적인 업무에 지장을 받는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사회 : 여러분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오늘 좌담회를 통해 약국 활성화를 위해 앞으로 해결돼야 할 여러 과제들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었습니다. 특히 일선 약사들이 어떻게 앞으로의 변화에 대비해야 할 지 이를 위한 포괄적인 개선사항은 무엇인 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국민건강이라는 대전제를 위해 긍정적으로 경쟁하고 발전해 나가는 약업계가 될 수 있도록 모두들 함께 노력해 나갈 수 있길 바랍니다.
바쁘신 와중에도 좌담회에 참석해 좋은 말씀 전해주신 연자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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