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허리 통증, 단순 디스크 아닐 수도…척추 종양 의심 신호는?
신명훈 인천성모병원 신경외과 교수.. "조기 발견할수록 신경 기능 보존하고 치료 성적 높일 가능성 커"
이권구 기자 kwon9@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6-08-19 08:15   수정 2026.08.19 08:35

허리 통증은 누구나 한 번쯤 겪는 흔한 증상이다. 하지만 특별한 이유 없이 통증이 점점 심해지거나 밤에도 통증이 지속되고, 팔다리 저림과 근력 저하, 보행 이상까지 동반된다면 척추 종양을 비롯한 중증 질환 여부를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체중 감소나 원인을 알 수 없는 발열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에도 주의해야 한다. 척추 종양은 조기에 발견하지 못하면 신경 기능이 영구적으로 손상될 수 있어 초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척추 종양은 척추 또는 척수 주변에 발생하는 종양을 말한다. 종양이 자라면서 척추를 약하게 만들거나 신경을 압박해 통증과 신경학적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발생 위치에 따라 척추뼈에 생기는 종양과 척수 또는 이를 둘러싼 막에 생기는 종양으로 나뉜다. 

후자에는 신경초종이나 수막종처럼 양성인 경우도 적지 않다. 원래 척추에서 발생하는 원발성 종양과 다른 장기의 암이 척추로 퍼진 전이성 종양으로 나뉜다. 특히 전이성 척추 종양은 폐암, 유방암, 전립선암, 신장암, 갑상선암과 다발골수종, 림프종 등에서 전이되는 경우가 많다. 증상을 일으키는 척추 전이는 흉추에서 가장 흔하고 요추, 경추가 뒤를 잇는다.

척추 종양은 드문 질환이지만 초기에는 디스크나 단순 근육통 등 흔한 척추 질환으로 오인되기 쉽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회복이 어려운 신경 손상이 남을 수 있는 만큼 원인을 알 수 없는 통증이 지속되거나 신경학적 증상이 동반된다면 정확한 검사를 통해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원발성 척추 종양은 일부 유전적 요인과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대부분 뚜렷한 원인을 찾기 어렵다. 반면 전이성 척추 종양은 기존 암세포가 혈액이나 림프계를 통해 척추로 전이되면서 발생한다. 암을 진단받거나 치료받은 병력이 있는 환자에서 새로운 허리 통증이 나타난다면 척추 전이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대표적인 증상은 통증이다. 초기에는 허리나 목의 통증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통증이 심해지고 휴식을 취해도 호전되지 않고 야간에도 통증이 지속될 수 있다. 종양이 신경을 압박하면 팔다리 저림, 감각 이상, 근력 저하, 보행장애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병이 진행하면 대소변 기능 이상이나 마비로 이어질 수도 있다. 대소변 조절이 어려워지거나 다리 힘이 갑자기 빠지는 경우는 응급 상황으로, 지체 없이 진료를 받아야 한다. 또한 척추뼈가 약해지면 작은 충격에도 골절이 발생해 갑작스럽게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진단은 신경학적 검사와 영상검사를 통해 이뤄진다. 단순 X선 검사로 척추뼈의 변형이나 골절 여부를 확인할 수 있지만, 뼈가 상당 부분 파괴되기 전까지는 이상 소견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척추 종양이 의심되면 MRI 검사가 필수적이다. MRI를 통해 종양의 위치와 범위, 신경 압박 정도를 정확히 평가한다. CT는 뼈가 파괴된 정도와 척추의 안정성을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된다. 전이성 종양이 의심되면 PET-CT 등 전신검사를 시행해 원발암과 전이 범위를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조직검사로 종양의 종류를 확진한다.

척추 종양 치료는 종양의 종류와 위치, 신경 압박 정도, 전이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한다. 환자마다 치료 전략이 다른 만큼 정확한 진단을 바탕으로 가장 적합한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는 종양의 종류와 진행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원발성 척추 종양은 종양의 특성과 위치를 고려해 완전 절제를 목표로 수술을 시행하거나, 부분 절제 후 방사선치료를 병행한다. 양성 종양 등에서는 종양의 성장 속도를 관찰하며 경과를 지켜보기도 한다.

전이성 척추 종양은 모든 종양을 제거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신경 압박이 뚜렷하거나 척추 불안정이 동반되면 신경 압박을 해소하고 척추를 안정화하는 수술을 우선 시행한다. 이후 방사선치료나 항암치료를 병행하고, 척추가 약해진 경우에는 나사못 고정술과 척추 유합술 등을 통해 척추를 보강한다. 

최근에는 척수 주위에 최소한의 공간만 확보하는 분리수술을 시행한 뒤, 정상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종양에 고용량 방사선을 정밀하게 조사하는 정위적 방사선치료를 병행하는 방법이 널리 쓰인다. 수술 범위를 줄이면서도 종양 조절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신경 압박 없이 척추뼈의 병적 골절만 있는 경우에는 경피적으로 골시멘트를 주입해 통증을 조절하기도 한다. 척수 압박으로 신경 부종이 심한 경우에는 스테로이드 치료를 통해 신경학적 증상을 완화하기도 한다. 골전이가 있는 환자에게는 골 흡수를 억제하는 약제를 함께 사용해 병적 골절과 척수 압박 같은 골격계 합병증 위험을 낮춘다.

신체 기능 회복을 위한 재활치료도 중요하다. 악성 척추 종양 환자는 통증이나 신경 손상으로 일상생활에 제약을 겪는 경우가 많아 재활치료와 함께 환자와 가족을 위한 심리적 지지 역시 치료 과정과 삶의 질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척추 종양을 예방할 수 있는 특별한 방법은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원인을 알 수 없는 허리 통증이 수주 이상 지속되거나 야간 통증, 팔다리 저림, 근력 저하, 보행장애 같은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난다면 전문의 진료를 받아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걸을 수 있는 상태에서 치료를 시작한 환자가 마비가 진행된 뒤 치료받은 환자보다 보행 기능을 지킬 가능성이 훨씬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증상 초기에 진료를 받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 암 병력이 있는 환자에게 새로운 허리 통증이나 목 통증이 발생했다면 척추 전이 가능성을 고려해 조기에 검사를 받아야 한다.

척추 종양은 조기에 발견할수록 신경 기능을 보존하고 치료 성적을 높일 가능성이 크다. 통증을 단순한 허리 질환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이상 증상이 지속된다면 진료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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