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의대 송진원 교수팀, 시궁쥐에서 E형 간염바이러스 국내 ‘첫’ 발견
서울, 제주의 시궁쥐 4.4%, E형 간염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나
전하연 기자 hayeon@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4-02-01 11:54   
(왼쪽부터)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송진원 교수, 김지훈 교수, 박경민연구원. ©고대의료원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연구팀(미생물학교실 송진원 교수, 내과학교실 김지훈 교수, 박경민 연구원)이 국내에서 채집된 시궁쥐(Rattus norvegicus)에서 급성 간염을 일으키는 E형 간염바이러스(hepatitis E virus)를 처음으로 발견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바이러스학 분야 최상위권 저널인 ‘저널 오브 메디칼 바이롤로지(Journal of Medical Virology)‘에 ‘한국의 시궁쥐 유래 E형 간염바이러스의 첫 발견 및 특성 분석’이라는 제목으로 지난달 게재됐다.

연구책임자인 송진원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국내에서 발견된 시궁쥐 유래 E형 간염바이러스가 최근 홍콩, 스페인, 프랑스, 캐나다의 환자에서 보고된 바이러스와 같은 속(genus)에 속하는 바이러스로 확인돼 그 의미가 크다”며, “현재 E형 간염의 낮은 인지도, 표준화 되지 않은 진단법 등으로 감염자들이 지역사회 내에 상당수 있을 가능성이 있어 신·변종 E형 간염바이러스 출현에 대한 사전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2011~2021년 사이에 국내에서 채집된 시궁쥐 180마리 중, 서울과 제주의 시궁쥐 4.4%가 E형 간염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을 국내 최초로 발견했다. 또한, 차세대염기서열분석법(NGS)을 이용해 국내 시궁쥐 유래 E형 간염바이러스 전장 유전체 염기서열을 처음으로 규명했으며, 이 바이러스들이 로카헤페바이러스 속(genus)에 속하는 것을 확인했다. 

E형 간염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발열, 피로, 식욕부진, 황달, 암갈색 소변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특히 임산부가 감염되었을 시, 전격성 간염과 사망 등 중증 진행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는 2020년도부터 매년 약 400명의 E형 간염 환자가 발생했으며, 3명의 사망환자가 보고된 바 있다. 이에 질병관리청은 2020년 7월부터 E형 간염을 2급 법정감염병으로 지정해 전수 관리하고 있으나 환자 발생 신고 수는 점차 증가하는 추세이다. 또 숙주에 따라 5가지 속(genus)으로 구분되며, 기존에는 파슬라헤페바이러스(genus Paslahepevirus)만이 인간에게 감염을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었으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설치류가 매개하는 로카헤페바이러스(genus Rocahepevirus) 또한 인간에게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고 보고되고 있어 전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로카헤페바이러스에 의한 E형 간염 환자는 최근 홍콩, 스페인, 프랑스(인도 여행력), 캐나다(우간다 여행력)에서 보고됐으며 그 병원체인 시궁쥐 매개 로카헤페바이러스는 중국, 홍콩, 인도네시아, 미국, 독일 등에서 발견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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