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은 중증 심부전 ‘좌심실 보조장치(LVAD)' 성공적 치료 사례가 권위 있는 국제학술지인 유럽심장학회지에 게재됐다고 24일 밝혔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심뇌혈관병원 순환기내과 윤종찬(교신저자)·이소영(제1저자)·영상의학과 장수연(공동 저자) 교수팀은 최근 LVAD 수술 환자에서 발생한 대동맥 근위부 혈전을 다학제 접근을 통해 효과적으로 치료했다.
LVAD 치료란 좌심실 기능이 저하된 중증 심부전 환자에게 양수기의 원리와 같이 좌심실의 기능을 돕는 펌프를 심장에 삽입해 대동맥을 통해 전신에 피를 공급하도록 도와주는 수술적 치료 방법을 말한다.
심부전은 심장이 충분한 혈액을 몸 전체에 공급하지 못하는 질환으로 심부전 진행 시 심장 기능 저하로 사망에까지 이르는 무서운 병이다. 주 증상은 호흡곤란, 부종, 피로가 나타나며, 이는 심근경색과 같은 허혈성 심근병증, 확장성 심근병증, 고혈압, 심장 판막증 등 다양한 심자 질환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교수팀이 수술한 70대 환자는 심근경색 후 허혈성 심근병증으로 인한 심부전 증상 악화로 1년에 세 차례 이상 입원 치료와 심장이식을 대체하는 근본적 치료로 LVAD 수술을 받았다.
수술 후 11일째, 대동맥 판막 바로 윗부분에 큰 혈전이 발견돼 순환기내과, 흉부외과, 영상의학과 등 다학제 협진으로 혈전 제거를 위한 재수술보다 LVAD 펌프 속도 조절 및 항응고제 치료를 먼저 조절해 보기로 했다. 그 결과 3주 후 혈전은 사라지고 환자는 호전돼 퇴원했으며, 심부전 증상 없이 일상생활이 가능해졌다.
현재 국내 심부전 환자 수는 약 75만여명이다. 식습관의 서구화, 신체활동 부족 등으로 인한 심혈관 질환 위험 요인 증가와 고령화로 유병률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심부전은 65세 이상의 노인 인구에서 입원과 사망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80세 이상 유병률은 전체 유병률의 약 15배로, 나이가 들수록 유병률이 급격히 증가한다.
심부전에 최적화된 약물 요법, 시술 치료에도 중증 심부전 환자의 증상이 조절되지 않을 경우, LVAD나 심장이식을 고려하게 된다. 심장이식까지 대기 기간이 길어질 경우 LVAD 수술을 먼저 하고 일상생활을 하다가 추후 심장이식을 하거나(심장이식 가교치료) 고령이나 동반 질환으로 인해 심장이식이 어려운 환자에게 심장이식을 대체하는 궁극적인 치료(궁극 치료)를 할 수 있다.
서울성모병원 윤종찬 교수는 “심장이식 또한 중증 심부전 환자에서 생존율은 물론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효과적인 치료법이지만 현재 뇌사 기증자 부족으로 심장이식 시행 건수에는 제한이 있다”며 “최근 연구에서 좌심실 보조장치 시행 시 2년 생존율은 84.5%이며, 심각한 뇌졸중이나 펌프 교체 등 주요 합병증이 없는 2년 생존율도 76.9%로 고위험 심장이식 환자 성적과 비슷한 수준을 보인 만큼 좌심실 보조장치 치료가 더욱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이번 치료 사례는 유럽심장학회지(European Heart Journal, IF 35.855) 온라인에 먼저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