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정보] '저탄수화물 식단' 통한 2형 당뇨 극복
저탄수화물 식단 활용한 2형 당뇨 치료·예방 연구 결과 속속 등장
대한당뇨병학회 "당뇨 환자에게 저탄수화물 식단 추천, 간헌적 단식은 추천 안해"
최윤수 기자 jjysc0229@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3-03-14 06:00   수정 2023.03.14 06:01

제2형 당뇨병 관리에 있어 ‘저탄수화물 식단’을 유지하는 것이 혈당 수치 정상화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대한당뇨병학회는 최근 ‘2023 당뇨병 진료지침 개정판’을 발표하면서 당뇨병 환자에게 저탄수화물 식사를 권장한 바 있다. 이와 더불어 영국 의학저널(BMJ) ‘영양 예방 및 건강(Nutrition Prevention & Health)’, 미국 하버드의대의 ‘하버드 헬스 퍼블리싱(Harvard Health Publishing)’, 미국당뇨병학회의 ‘당뇨병 관리(Diabetes Care)’ 등 세계적인 의학학술지들도 최근 들어 지속적으로 ‘저탄수화물 식단’의 유효성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당뇨병은 인슐린 호르몬에 이상이 생기면서 발생하는 만성질환이다. 정상인의 경우 섭취한 음식의 포도당이 체내 세포로 들어갈 수 있도록 인슐린을 생성해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게 된다. 하지만 당뇨병 환자들의 경우 대부분의 포도당이 혈류에 남아있게 된다.
 
당뇨병은 장기적인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관리 조치가 필요하다. 당뇨병 관리에 있어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식이요법’이다. 특히 포도당으로 분해되는 탄수화물 섭취에 관한 연구가 전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어떤 식단이 당뇨병 관리에 가장 적합한 지 연구하고 있다.
 
◇BMJ Nutrition Prevention & Health
영국 노우드 외과(Norwood Surgery)에서 진행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저탄수화물 식단을 택한 당뇨병 환자의 77%에서 발병 첫 해 증상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영국의 1차 진료클리닉 임사자료를 바탕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저탄수화물 식단 프로그램에 참여한 186명의 제2형 당뇨병 환자를 33개월 동안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참가자의 97%가 혈당 수치가 낮아졌다. 특히 환자의 51%가 ‘관해’ 상태를 보이며 최종적으로 당뇨병 약의 섭취를 중단할 수 있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당뇨병을 앓은 지 △1~5년 되는 환자들의 35% △15년 되는 환자들의 20%가 저탄수화물 식단을 시작한 뒤 관해 상태까지 도달했다. 또한 참여한 전체 환자들의 몸무게는 평균 10kg 감소했다.
 
다만, 전체 참여 환자 473명 중 동기가 강한 186명만이 저탄수화물 식단 연구에 참여했기 때문에 편향된 결과가 나왔을 수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 연구의 저자인 데이비드 언윈(Dr. David Unwin) 박사는 “당뇨와 비만은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체중 감량을 통해 당뇨병의 증상은 개선될 수 있다”며 “쌀 밀가루 등의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고 녹색 채소와 과일 생선 달걀 견과류 등의 섭취를 늘리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미국 의사협회지(JAMA)
미국 루이지애나주(州)에 위치한 툴란 대학(The Tulane University of Louisiana) 연구팀도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저탄수화물 식단의 효과에 대해 연구했다. 연구는 아직 치료를 시작하지 않은 제2형 당뇨병 환자와 경증 제2형 당뇨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했다. 연구팀은 150명의 환자를 탄수화물 섭취 제한 그룹(탄수화물 섭취 하루 200g 내외)과 일반식 대조군으로 나눠 연구를 진행했다. 참여한 환자들의 당화혈색소는 6.0~6.9%였다.
 
연구 결과, 저탄수화물 식단을 유지한 그룹은 대조군에 비해 당화혈색소 수치가 0.2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복 혈당의 경우 10.3 더 떨어졌고, 체중도 평균 5.9kg 감소했다.
 
연구를 담당한 전염병학자 커스틴 도란스(Kirsten S. Dorans)는 “저탄수화물 식단을 유지한 그룹의 당화혈색소 수치가 눈에 띄게 감소했다”며 “저탄수화물 식단을 유지한 환자군은 향후 3년 이내 당뇨병 발병 위험이 60% 정도 낮아졌다”고 평가했다.
 
이 연구 결과는 하버드 헬스 퍼블리싱을 통해 공개되고, 이후 미국 의사협회지 ‘JAMA’의 네트워크판 ‘당뇨병과 내분비학(Diabetes and Endocrinology)’에 발표됐다.
 
◇대한당뇨병학회 ‘2023 당뇨병 진료지침 개정판’
당뇨병학회는 올해 초 간담회를 통해 ‘2023 당뇨병 진료지침(8판)’의 주요 내용을 공개했다.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진료지침 8판에는 제2형 당뇨병 환자에 대한 식사요법이 담겼다.
 
발표를 진행한 문민경 진료지침 이사(서울대 보라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저탄수화물 식단의 경우 2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 조절 개선 및 체중 감소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해 추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단 초저탄수화물 식단(초저열량식요법 VLCD)과 간헐적 단식은 추천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초저탄수화물 식단은 당뇨병 환자의 저혈당 위험과 저밀도지질단백질-콜레스테롤(LDL-C)을 오히려 더 올릴 수 있다고 했다. 간헐적 단식도 저혈당의 위험이 있어 이득보단 위험이 더 높다고 했다.
 
문 이사의 설명에 따르면 진료지침 8판에는 식사요법(의학영양요법)을 포함해 △당뇨병 선별검사 △2형 당뇨병의 약물치료 △비만 관리 △고혈압 관리 △이상지질혈증 관리 △당뇨병 신장질환 △노인 당뇨병 △연속혈당측정과 인슐린 펌프 등 9개 챕터에서 개정이 이뤄질 예정이다.
 
한편, 2023 당뇨병 진료지침 8판은 오는 5월 광주에서 열리는 ‘대한당뇨병학회 춘계 학술대회’를 통해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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