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과 석유의 나라 아랍에미리트에서 한국의 병원 약제서비스를 실현하고 돌아온 백수정 약사는 "우리나라보다 의료수준이 낮은 해외 활동을 경험하면서 약사로서 자부심과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한다.
백수정 약사는 지난 2004년 서울대병원 약제부에 입사해 13년간 근무해 오면서 지난 2014년 10월부터 2016년 10월까지의 시간은 '잊지 못할 경험'을 한 시간이었다.
2년여 동안 서울대병원이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운영하는 셰이크칼리파전문병원(SKSH; Sheikh Khalifa Specialty Hospital)에서 파견 근무를 경험한 것이다.
SKSH은 300여병상 규모로 암, 뇌, 신경, 심장질환에 특화된 3차 의료기관으로 아랍정부가 중증의 환자들이 외국으로 나가지 않고 자국 내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설립된 병원이다.
서울대병원은 열악한 현지 의료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 국내 의료진을 파견하고, 진료와 투약 등 치료 전반과 병원경영 시스템 등을 공유하고, 현지 스텝에 대한 인력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백 약사도 SKSH 파견근무를 통해 약제부의 전산시스템 구축과 운영 정보 등을 비롯, 암과 신경계 질환 등 중증질환의 환자들을 위한 임상 약료지식을 공유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 왔다.
SKSH가 위치한 라스 알카이마 지역은 두바이, 아부다비에 비해 의료 서비스가 낙후된 지역이었으나, 지난 3년간 국내 의료진의 노력으로 이제는 대도시 주변 국가에서도 환자들이 찾아올 만큼, 명성을 얻고 있다.
백 약사는 "파견 초기에는 병원 시스템을 구축하는 기간이었기 때문에 현지 스텝들이 전산시스템에 작은 오류만 발생해도 도움을 구하곤 했다. 때문에 야근은 물론, 퇴근 후에도 전화 응대를 해야 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100% 의약품을 수입하는 나라인 만큼, 부족한 약제를 구하기 어려워 때로는 인근 지역의 다른 병원에 약제를 빌리러 직접 가기도 했고, 병원에서 거주하며 일주일만에 집에 돌아간 적도 있었을 만큼, 바쁜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약제 시스템이 점점 자리를 잡아가고,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것을 체감하면서 보람을 느꼈다고.
"현지 약사들도 기본적인 임상 지식은 갖추고 있었으나, 경험이 부족해 항암제 조제나 영양부족 환자 관리 등은 교육이 필요했다. 전산시스템 교육과 임상 노하우 등을 전했던 일은 좋은 경험이었다"고 백 약사는 말했다.
백수정 약사는 "문화와 환경은 다르지만, 환자를 돌보는 일은 이 곳과 크게 다르지 않다. 기회가 된다면 많은 약사들이 해외에 나가 새로운 경험을 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대병원은 지난 2014년 8월 13일, UAE 정부과 5년간 위탁운영 계약을 맺고 의료진을 직접 파견해 서울대병원의 의료시스템을 현지 상황에 맞춰 적용, 운영해 오고 있다.